요즘은 대학의 이름값 보다는 취업률이 대학 경쟁력을 좌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졸업반쯤 되면 으레적으로 취업과 관련된 과목들이 한 두개쯤은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취업캠프나 취업역량강화같은 것들이다.

당신이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취업역량이 가장 강화안되는 시간이 바로 취업역량강화 시간이다. 얼마후면 사회의 뒤안길로 물러나야하는 노땅들만 가득한 취업역량강화 캠프에서 대학생인 당신이 도대체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한다는게 고작해야 면접 리허설이나 취업역량강화 캠프에 참석한 심사위원을 만족하게 하는 방법들만 배울 뿐이다. 실제 취업을 위한 면접 상황에선 분위기가 180도 다르기에, 취업역량강화 캠프는 시간낭비다. 





당신은 청개구리가 될 필요가 있다. 시대가 그만큼 변했으며, 얼마안되는 과거에 현실이었던것이 지금은 현실적이지 않게 된 세상이다. 예를들어, 우리네 부모님들 세대에 돈이란것은 무조건 예금/적금에 퍼붓고 악착같이 절약하는것이야말로 정답이었고, 그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돈을 은행에 묻어두면 바보소리를 듣거나, 재테크에 무지한 인간취급받기 일쑤다. 모든 재화가 금융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에서는 돈이란것은 어딘가에 묻어두는것이 아니라, 약삭빠르고 확실하게 굴리는것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또 이것은 얼마후에 다른것으로 대체될 것이다.

요즘은 돈이란것을 써야만 돈을 아끼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간단한 금융지식을 조금만 이해하면 되지만, 이 글은 금융에 대한 주제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중요한것은 얼마 안되는 과거의 현실과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은 당신에게 과거의 진실을 강요한다는 사실을 꿰뚫어야만 한다.



▶ 취업역량강화캠프를 하는 이유

다시 취업역량강화캠프로 돌아가보자.
이 취업역량강화캠프라는것이 얼마나 쓸모가 없냐면, 취업역량강화캠프라는 단어 자체부터 이상하다. 취업역량강화캠프. 즉 취업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캠프다. 근데 이것을 왜 대학에서 배워야 할지에 대해 의심해 본 적은 없는가?

대학에서 취업역량강화캠프를 주최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대학 수업만 받아서는 취업 할만한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는것을 대학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것이다. 둘째,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졸업생인 당신이 취업을 하지 못할것이고, 그렇다면 대학 자체의 스펙(대학의 스펙은 취업률이나 장학금 지원 따위들)이 하락함으로써,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학은 당신의 값비싼 등록금을 받아먹으면서도, 당신에게 실생활에 도움이 될 무언가를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이 두가지 사실로 미루어볼 때, 대학은 학생인 당신을 믿지 않는다. 학교 정규 수업을 착실히 받는다고 할지라도(대학 수업을 착실히 받지 않았다면 졸업하지 못할것이고) 당신은 취업에 실패할것이라는 가정하에, 당신에게 취업역량강화캠프를 권고하고 있으니까. 그럼 당신은 왜 대학을 다녀야 하는것인가? 당신이 대학을 간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자. 요즘 세상에 정말 진지한 학문의 성취를 위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있을까? 물론 있을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것이다. 청춘들은 좀 더 나은 미래, 확실한 능력과 기술과 지식을 갖추어 사회인으로서 당당히 출발하기 위해 대학을 간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되돌려주는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이상을 다녔지만, 당신의 기억에 남은것은 MT때 술먹은 기억 정도 뿐일 것이다.

대학에서 취업역량강화캠프를 자랑스럽게 떠드는 꼴을 보면, 정말 눈살이 지푸려지지 않을 수가 없다. 취업역량강화캠프를 단 한번이라도 진행했거나 단 한번이라도 떠든 대학은 이렇게 말하는것과도 같다.
"우리 대학에서는 열심히 공부해도 취업하기 힘듭니다. 우리 대학은 몇 년동안 당신의 피같은 돈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빨아 먹었지만, 당신을 취업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이군요. 한 건당 100원도 채 들지 않는 졸업장 도장은 확실히 찍어드리죠. 아! 물론 발급비용으로 1000원을 받고요. 그러니 당신이 정말 취업하고 싶다면, 대학을 다니면서 따로 스펙을 쌓거나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가하시기 바랍니다."



▶ 취업역량강화캠프의 비밀

하지만 이것은 약과다. 진짜 취업역량강화캠프의 함정은 이제부터다. 진짜 함정을 지금부터 살펴보자.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석하는 참가자말고, 심사위원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꼬집어보면 이것이 왜 함정인지 이해할 수 있다.

취업역량강화캠프에는 심사위원이라는 명찰을 목에다가 주렁주렁 매달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몇명 있다. 이들은 당신에게 면접 리허설의 상대방으로서, 그리고 당신에게 해주는 조언이나 강연자로서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가한다. 그리고 당신은 그들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그들의 강연 내용을 메모지에다가 빼곡하게 적는다. 마치 그들의 말이 신의 명령이라도 되는것처럼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거기에서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교주처럼 당신들 위에 군림하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재능이나 가능성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1박2일 정도되는 캠프의 시간 때우기를 한다. 그들은 대개 어디어디 기업의 인사담당자 직함을 갖고 있거나 CEO거나, 이름을 들으면 얼핏 기억날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취업역량강화캠프의 함정 포인트는 바로 여기다. 가령, A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고 해보자. 참가자인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의 강연 내용을 메모지에 적는다. 그는 자신의 기업에는 인재들이 정말 많으며, 자신의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스펙이 있어야 하고, '이런저런'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큰소리로 떠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꿈, 창의, 열정같은 A기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인재상에 대한 모순되는 말을 늘어놓곤 하는데, 이들은 스피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서, 언어의 마술을 잘 부리기 때문에 막상 들을때는 정말 맞는말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흐른 뒤, 당신이 A기업 인사담당자가 심사위원으로 있는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 괜찮은 점수를 얻었다고 해보자. 거기에서 용기를 얻어, 그가 말하는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가 말하는 스펙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A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입사지원을 했을 때, 결과는 어떨까? 100%는 아니지만, 높은 확률로 취업에 실패할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오는 심사위원들의 말에는 전혀 현실성이 없으며, 정작 그들의 말대로 따라해도 취업역량은 강화되지 않는다는것을 뜻한다.

웃기는 소리지 않는가?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 A기업 인사담당자가 하라는대로 모두 했는데, 정작 A기업 인사담당자는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취업역량강화캠프에는 함정들로만 가득하다는것을 증명한다.
만약, 정말로 만약에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 취업역량이 강화된다면, 지금처럼 미취업한 취업준비생들이 이렇게나 많지 않을것이다. 그들이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업에 실패한것인가? 아니면 취업역량강화캠프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취업에 실패해 있는 현실을 마주한것인가?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취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취업 성공담이나 취업 성공 후기를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취업역량강화캠프에 대한 단어를 볼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멋지게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취업역량강화캠프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진짜 멋지게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라면,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가했든 참가하지 않았든 취업에 성공했을것이다.



▶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없는 것

취업역량강화캠프는 일종의 유행처럼 거침없이 번지고 있다. 바이러스처럼 모든 학생들을 좀 먹는데도 정작 캠프를 유치하는 담당자는 그것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 왜? 자신이 취업하는게 아니기 때문이고, 취업역량강화캠프의 함정같은건 생각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취업역량강화캠프를 개최해서 대학에서 지원되는 캠프 운용비(실제로는 당신의 등록금)를 모두 소비해야하고, 행정처리를 해야하며, 사적으로 알고있는 괜찮은 인맥들(이들은 대게 심사위원으로 참석)과의 교류를 통해, 상부상조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이런것들은 사실 공공연히 행해지는, 어쩌면 당연하다싶을 정도로 인정되는 것이기에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이런것은 전문 뉴스기자들에게 맡기고,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 어디에도 '당신의 취업역량을 강화시켜 줄 목적'이 없다는것이다.

결론은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는 결코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없다.
당신이 면접 리허설을 수천번 했다한들, 그것을 실제 사용할 때 써먹을 수 있는가?
당신이 A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얼마나 많은 멘토링을 받았든, 그것이 B기업이나 C기업에서도 통할거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정말 취업역량강화를 하고싶다면,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가하지 마라.
차라리 그 시간에 진짜 기업(당신이 생각하고 있거나 지원해볼만하다고 생각하는)의 본사를 찾아가서 구경하거나, 용기를 내어 인사담당자와 1분동안 면담해보는것이 훨씬 더 지름길이다. 그것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불가능하다면, 말끔한 정장 차림(이것은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의 복장과도 비슷하지만)으로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 100명에게 자신의 첫인상이 어떤지 물어보는것이 낫다. 그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게 좋아보인다.

정말로 취업역량강화캠프에 한번 쯤 참가해보고 싶다면, 커리큘럼을 꼭 확인하라.
보여지는대로 멋지다면, 함정이 많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포기하라.
뭔가 허술해보이고, 강연자나 심사위원들도 별 거 없다는 생각이 들면 한번쯤 참가해보라. 특히 젊은 층의 강사나 조언자가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그들이야말로 당신에게 그나마 도움이 되고, 현실적인 내용을 전수할것이다.

어쩌면 모래속의 흑진주처럼 아주 좋은 강연자나 멘토를 취업역량강화캠프에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률은 진짜 모래속에 흑진주를 발견하는것만큼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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