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0% 이상의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바로 프레젠테이션 템플릿을 찾거나 제작하는 일이다.
대다수의 발표자가 템플릿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프레젠테이션 템플릿이란 말 그대로 프레젠테이션의 배경 혹은 골격이 되는 형태를 뜻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템플릿의 화려함과 추상적인 패턴으로 뒤범벅된 템플릿을 사용하는것이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의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진다. 아주 유명한 기업들 중 몇 곳도 템플릿에 의존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것을 나는 본 적이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가?
1) 왜 프레젠테이션의 모든 슬라이드에 기업 이름이 워터마크로 들어가야 하는가?
2) 왜 프레젠테이션의 모든 슬라이드 배경이 동일하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3) 왜 프레젠테이션의 모든 슬라이드 혹은 대부분의 슬라이드에 추상적인 패턴을 뒤범벅해야 하는가?
4)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에 쪽 번호는 왜 있어야 하는가?
5) 왜 모든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에 머릿글, 본문, 내용 같은 단락을 구성해야 하는가?


지금껏 전형적인 패턴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실패를 경험한 사례가 없다면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는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이 그만큼 중요하다면, 그리고 당신의 회사나 당신이라는 사람 그 자체가 정말 창의적이고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하다면, 그것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에서부터 그것이 드러나야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매우 진부한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화면에 투사하면서 정작 말과 내용은 '창의, 열정, 크리에이티브, 상상, 프로정신, 혁신'등을 외치고 있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 상황인가?


사례 1)



위의 슬라이드를 한번 살펴보자. 이것은 내가 프레젠테이션 템플릿을 활용하여 제작한 슬라이드다. 템플릿을 찾거나 만들고, 내용을 삽입하고, 화살표 도형을 그리고 투명도를 조절하고, 색깔을 이리저리 끼워맞추는 등의 작업을 통해 이 슬라이드 1장을 제작하는데만 무려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다가 각각의 도형에 맞는 애니메이션을 삽입하고 좀 더 꾸미는 작업을 하다보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 슬라이드의 내용은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기 위한,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있다. 즉, 이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인 것이다. 그런데 이 슬라이드에서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감정적으로 전해지는 어떤 감동이나 느낌, 그것도 아니라면 떠오르는 인사이트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가?

프레젠테이션마다 약간씩은 다르지만, 대체로 이런 전형적인 패턴을 가진 슬라이드가 너무나도 많이 있다. 약간 더 손을 보고 다듬는다면 조금은 더 깔끔한 슬라이드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어쨋거나 이런 화살표 및 도형과 표시 형태는 매우 자주 보이는 케이스 중 하나다. 당신이 기업 소개나 프로젝트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해 본 적이 있다면, 이런 슬라이드는 이제 너무 지긋지긋해서 쳐다보기도 싫을것이다.



사례 2)


위 슬라이드는 사례 1번과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단 10분만에 만들어낸 슬라이드다. 고작해봐야 이미지 2장, 텍스트 4줄이 전부다. 템플릿은 없다. 그냥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흰색 배경일 뿐이다. 포함하고 있는 내용이나 콘텐츠는 사례 1번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관심은 어떤가? 내 예상이 맞다면, 사례 1번에 비해 사례 2번에서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낼것이며 집중을 할 것이다. 그리고 발표자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이 내용이 무엇을 전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고,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다.

자, 사례 1번과 사례 2번을 살펴보고 나서, 만약 당신이 심사위원이라면 과연 어디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인가?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가거나 시간이 지난 뒤에 더 많이 기억에 남는 슬라이드는 어떤것이 될 것 같은가?



▶ 템플릿은 허황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 템플릿은 그저 도움을 주는 어떤 도구로 생각하고, 휘발성인 자료로 바라봐야한다. 템플릿에 맞추어 주제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템플릿에 메시지를 끼워맞추는 행위는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의 아주 전형적인 패턴이다.

하나의 프레젠테이션 내에서 여러개의 템플릿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아예 템플릿 없이 제작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템플릿은 쉽게 생각하면 프레젠테이션을 좀 더 쉽게 제작하고, 좀 더 멋지게 꾸며주는 역할을 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프레젠테이션의 직관력을 가로막고 진부하고 고전적인 패턴에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템플릿에 의존하는 프레젠테이션은 대부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한답시고 템플릿을 만들거나 템플릿을 다운로드 하기 위하여 검색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로 뜯어 말리고 싶다. 이것은 전혀 생산성이 없으면서도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하는 시간과 스트레스만 늘리기 때문이다.

예전에 나도 템플릿을 기초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했었다. 언제든지 사용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템플릿만도 수십개 이상을 보관해두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그 템플릿들도 약간의 색상이나 느낌만 달랐을 뿐, 거의 다 비슷비슷한 모양새였다. 때문에 나는 아무리 프레젠테이션을 열심히 만들고, 청산유수적인 말을 늘어놓고, 세계 최고의 발표자인냥 이야기를 했어도 남들을 뛰어넘을 수도,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도 없었다. 이 모든게 내가 사용했던 템플릿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템플릿을 과감히 거부하고 프레젠테이션의 주제, 그리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을 생각하며 프레젠테이션을 자유롭게 제작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하는 시간과 템플릿을 만들거나 제작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프레젠테이션이 남들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템플릿에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템플릿에서부터 출발하는 프레젠테이션은 높은 확률로 실패하는 길을 따라가게 된다.
한번 들어가면 되돌아 나오기가 무척 힘든 고속도로 IC처럼, 프레젠테이션이 템플릿부터 시작되면 거기에서 헤어나오기가 무척이나 힘들어진다.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싶다면 템플릿에 의존하면 된다.
실패하지 않는 프레젠테이션을 원한다면 템플릿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정보 이미지
『아름다운 사표』,『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1인분 청춘』의 저자, 작가, 강사, 글쟁이, 블로거, 문화 콘텐츠 매니저, me@namsi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