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31) 글쓰기 로드맵 101

반응형

학창시절. 공부를 좀 한 사람은 물론이고, 나 처럼 공부와 친하지 않던 사람도 한번쯤 들어 본 책 이름이 있다.
일명 <빨간 책>이라고 하는, 기본영어 책이 그것이다.
이 책은 당시만 해도 거의 전설적인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었으며, 영어 공부에 있어서는 꼭 거쳐가야 할 베이직 중의 베이직이라 할만했다. 인기가 대단했다. 물론 나는 그 책을 한번도 구경해 본 적은 없고, 소문만 익히 들었을 뿐이었지만.




이번 책 <글쓰기 로드맵 101>은 마치 예전의 <빨간 책>을 연상케 한다.
주제가 영어에서 글쓰기로 바뀌었다는 점만 빼면, 기초를 탄탄히 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아주 닮아있다. 이 책도 '글쓰기' 주제에 관해서는 <빨간 책>으로 통하는 것 같다. 벌써 수 년동안 6쇄까지 진행되었으니까.



이 책은 소지하기 쉽도록 포켓북의 크기다.

주제는 당연히 글쓰기이며, 제목처럼 101개의 룰을 가지고 짤막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저술되어 있다.

본문을 읽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이모티콘과 삽화들이 편집자의 꼼꼼함을 생각해보게 한다.


글쓰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글을 쓰면 쓸 수록 더더욱 어려워지는 느낌이 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잘 모를 땐 거침없이 써내려가던 주제도, 이제는 몇번이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자신을 발견하고선, 기초부터 다시금 글쓰기를 익혀야 할 것 같다는 일념하에 이 책을 구매했다.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글쓰기는 스토리텔링'이다.

이 책은 2007년에 초판 발행되었는데, 당시에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는 매우 생소했을 것이다.

지금은 아주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원초적인 스토리텔링은 글쓰기와 다름 아니다.

작가는 글로써 말을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글쟁이는 스토리텔러다.




글쓰기 룰 101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글쓰기를 배우고자 한다면, 한번쯤 탐독해 볼 좋은 내용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포켓북 크기라서 휴대하기가 쉽고, 각각의 꼭지가 짤막 짤막하게 이루어져 있어, 짬나는 시간에 읽어보기에도 좋다.


책의 크기만큼 무게도 가벼워 좋다.

그러나 내용은 그다지 가볍지 않다.

처음에는 조금 쉬워보였으나 중반을 넘어 끝으로 갈 수록 깊고 심오한 주제들이 나온다.

한마디로 이 책 <글쓰기 로드맵 101>은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를 아우르는 독자층을 겨냥한 듯 싶다.




책의 꼭지가 짧은 만큼, 본문 내용은 거의 핵심주제들로만 이루어져있다.

한마디로 매우 깔끔하게 편집되어 있고, 저술되어 있다.

단 한 문장도 불필요한 게 없어 보일 정도로 꽉꽉 들어찬 느낌이다.

저자(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가 주장하는것처럼, 글은 최대한 간결해야 하고 명료해야 한다.


긴 글이 좋은게 아니다라는 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울 수 있었다.

1명의 블로거, 저자,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지금껏 긴 글이야말로 정보를 전달하고 파괴력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글은 짧으면 짧을 수록 좋다. 물론 전하고자 하는 내용 모두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는 점점 더 심오하고 어려워진다.


이 책은 나처럼 글쓰기 초심자, 그리고 글을 잘 쓰고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라 할만하다.

책 소개에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수 많은 작가들의 사례를 분석하여 글쓰기 비결을 공개한다고 나와있는데, 이것이 스토리텔링 기법인지 아닌지는 분명치 않다. 어쨋거나 많은 도움이 되는것이 사실이다.



가장 마지막 부록에는 '자신의 글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이 나와있다.
어쩌면 이 책 <글쓰기 로드맵 101>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많은 반성을 했고, 지난 나의 글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비유법, 반어법 등이 섞여 있어서 그런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문장은 나중에 글쓰기라는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하고나서야 비로소 이해가 될 듯 싶다.

아쉬운점도 있다.
책의 중반~후반부 (책의 분류에서는 3부)중 대부분이 소설과 각본 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나처럼 실용문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겐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같은 글쓰기라는 맥락에서보면 도움이 되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어쨋거나 소설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다른게 없다.
계속 배우고, 읽고, 쓰는 방법 뿐이다. 무조건 쓰는 방법 외엔 방도가 없다.

글쓰기라는 것 자체가 창작이라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글은 예술이다.
어떤 글이든 글을 쓰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이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것이다.
누군가가 글쓰기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엔 얼핏 이해가 될랑 말랑 한다.
지속적으로 글을 쓰다가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할 때,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강제로 술을 끊어야되는 상황을 맞은것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미친듯이 든다. 개인적으로 요즘에 항상 그렇다. 막상 써보면 또 잘 풀리진 않지만...

이 책에서 한가지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글쓰기는 즐거움이다."
"칠판에 글을 써서 발표해보자. 선생님이 좋아할지도 모르고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것에 개의치 말고 지속적으로 글을 써서 발표해보라. 당신의 목적은 반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있다.(중략) 글쓰기는 서핑과 같다. 먼저 물에 빠지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글쓰기 로드맵 101 - 10점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 지음, 남경태 옮김/들녘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