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32) 경북!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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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경상북도. 국보급 유물과 유적이 잔뜩 있고 우리의 전통문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곳. 경상북도는 한마디로 문화유산의 보물기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상북도를 좀 더 쉽게 안내하고 유적과 유물에 얽힌 전설과 이야기를 풀어내어 만화화 한 책이 있다. 바로 <경북!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다. <경북!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는 총 3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책은 3권이다. 




이 책은 경상북도 스토리텔링 관광콘텐츠 개발을 위해 경상북도와 경북TP(테크노파크)가 공동 기획 출간한 도서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그림, 캐릭터의 설정, 빠른 스토리의 진행 방식이 느껴진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은 어렵고 복잡한 내용보다는 쉽고 간단한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거기에 잘 부합하는 것 같다.



경상북도는 23개 시-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도시에 비해 산업시대 발전이 늦어, 상대적으로 최신식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반면, 전통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들이 살아 숨쉬기도 하는 곳이다. 근래들어 옛 문화, 전통, 유적, 유물 등의 관광 시장이 활성화되고, 보유한 문화를 콘텐츠화 시켜 상품화하는 문화콘텐츠 사업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단점이 장점이 되는 특이한 케이스라고 볼 수도 있다.


책은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나 추리 기법을 통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쉽게 설명해주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경북의 문화에 얽힌 설화나 전설을 암시하는 어떤 지도와 암호문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면서, 힌트를 추리하여 정답을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속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아마도 재미있는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3권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화 봉화 진사의 의리
2화 잊혀진 왕국, 조문국의 비밀을 찾아라!
3화 불과 물의 사랑
4회 울소의 구렁이 이시미 이야기
5화 왜적을 물리친 한 장군의 누이
[부록1] 경북에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
[부록2] 경북 여행에 도움을 주는 인터넷 사이트

3권에서는 봉화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봉화는 청량산을 비롯하여 ‘닭실한과’로 꽤나 알려진 닭실마을 등이 유명하다. 최근에는 봉화 은어축제가 조금의 명성을 얻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가장 중요한 ‘은어의 맛’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 아쉽다. 어쨋거나 이 책은 경북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과도 비슷하다. 경상북도에는 우리들이 잘 모르고 있는 재미있는 설화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사실 만화 몇 권에 모두 담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이고 재미있는 설화를 요약하여 꼭지별로 구성하고 만화화 시킨것으로 보인다.




책 소개를 살펴보면 ‘경북의 다양한 유물.유적을 생생하게 보여 줌으로써 어린이 독자들이 “나도 그곳게 가서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끔 했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 독자가 가족과 함께 언제라도 여행에 나설 수 있도록 각 화 맨 앞에 정보 페이지를 수록하고 책속 부록을 통해 관광문화유적지, 숙박시설, 토속 음식점 등 갖가지 여행 정보를 충실하게 담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어떻게보면 참 좋은 말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의아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일단 어린이들은 과거 문화니, 전통이니, 예의니 따위보다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훨씬 더 선호한다. 전통문화유적지 보다는 놀이동산을 선호하고, 지역의 특산물과 맛집보다는 햄버거나 돈까스를 더 먹고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 독자들을 경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뭔가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아무리 재미있게 만화로 설명을 하여도, 그것은 그때 뿐. 게임이나 놀이동산보다 더 큰 재미를 선사할 수 없다면, 그리고 햄버거와 돈까스 보다 더 어린이 입맛에 맞는 음식이 없다면… 그들은 이곳으로 관광오지 않는다. 경북으로 여행을 떠나자며 부모님에게 조르지 않는다. 단지 학구열에 불타는 부모님이 싫증내는 어린아이 손을 잡고 강제로 경북으로 놀러올 뿐이다.




책의 후미에는 각 시/도의 관광 코스와 일정, 전화번호, 맛집 및 숙박장소 등이 간략하게 안내되어 있다. 여행시에 참고하면 좋을것이다. 그러나 스마트시대에 요즘은 대부분 검색을 활용하여 관광코스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성은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요즘에는 잘 정리되어 있는 온라인 콘텐츠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오프라인 콘텐츠(책 등)는 그저 링크 형식으로 대체하거나 소개 정도만 하는게 트렌드다. 이런 방식이 실제로 효율도 더 높다. 더 이상 무거운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이 책의 최종목적이 관광상품 연계 및 관광 활성화였다면, 온라인 콘텐츠가 없다는것으로 인해 많은 약점을 가지게 된다. 책은 나쁘지 않지만, 정작 목표로 한 관광상품 연계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경북을 소개해주는 이런 만화는 입 아프게 말해도 부족할 정도로 좋은 책이다. 교육용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관광상품을 소개하고, 우리 선조들의 옛 전통과 멋, 숨겨진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사라지지 않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분명 가치가 있는 만화다.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보았다.

어린이들도 좋아할 정도로 책의 이야기 전개가 빠르며, 캐릭터도 잘 만들어져 있다. 아이들에게 스토리라는 선물을 해주고 싶다면, <경북!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시리즈가 해결해 줄 것이다.


경북!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라 3 - 8점
손지훈 글, 해밀 그림/삼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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