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하소연

반응형
단지 하소연 하고 싶었을 뿐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슬픔을, 
자신의 억울함을, 
힘듦을, 
자신에게 피해를 준 나쁜 사람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를 단지 하소연 하고 싶었을 뿐이다.




우리들이 각박한 세상에, 그리고 감정이 매말라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하소연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하소연하고, 무작정 걱정없이 토해내고 싶을 때, 그것을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가? 만약 자신에게 가깝게 지내는 친구, 가족, 애인, 동반자, 자식, 친척 등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 줄 사람이 없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즐긴다.
커피타임을 즐긴다.
그들은 술이 좋아서, 커피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싶기 때문에 만남에 적극 응하는 것이다. 만약 매우 불편한 자리였다면, 그렇게 홀가분한 느낌을 받기가 힘이 들 것이다.

하소연한다고 현실이 바뀌거나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가령, 자신의 소심함을 아무리 한탄한다고 한들 소심함이 대범함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그토록 하소연을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잠깐이나마, 이야기를 토해내는 그 순간이나마 현실을 잊고 싶어서다. 몇 초 ~ 몇 분간의 짧은 행복을 맛보기 위해 우리는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현실이 바뀌든 바뀌지않든 관계없다. 단지 하소연하고 싶을 뿐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터져버릴 것 같은 머리와 가슴을 잠시나마 식혀 줄 오아시스를 찾고 있을 뿐이다.

다른 것을 바라는건 아니다.
문제점을 해결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나 대신 스트레스를 받아달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말하고 싶을 뿐이다.
단지 하소연하고 싶을 뿐이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