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글이 그렇지만 블로그 글 또한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이 모여 만들어진다. 마치 조각모음이나 퍼즐 맞추기, 장난감 조립처럼 하나하나의 요소가 삽입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쓴 모든 글을 공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글쟁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쓴 모든 글을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줄이고 줄이는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지금까지 썻던 모든 단어나 문장이 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그리고 그 글을 블로그에서 공개한다면) 마치 씨앗 100개를 뿌려도 새싹 100개가 올라오지 않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 버릴까? 말까?

초보 블로거들은 대개 자신이 쓴 글을 한마디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글이 중구난방이 되어버린다. 좋은 문장은 많은데 한 편의 글로 판단해 볼 때, 그다지 좋지 않은 글로 전락한다. 좋지 않은 글이란 무엇인가? 글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핵심 부분이 혼란스러운 글이다. 블로그 글에는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적절한 이미지와 동영상, 인용구, 자료들이 들어갈 수 있다. 원한다면 음악이나 플래시같은 멀티미디어를 첨가할 수도 있다. 이런것들을 포함한 텍스트는 당신이 쓴 글을  정의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것은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적절한 이미지와 동영상, 음악을 첨가한다고 하여도 당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 모든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블로그 글을 쓸 때에도 선택의 딜레마는 여전히 존재한다. 당신이 쓴 모든 문장이 블로그 포스트에 반영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당신이 쓴 수많은 단어들과 문장들 중 대부분은 버려진다. 그 중에서 획기적이고 핵심적인 부분만이 살아남는다. 노트 위 혹은 HTML 에디터 위는 단어들이 치열하게 다투는 전쟁터인 셈이다. 무언가는 버려지고 무언가는 살아남는다. 글을 쓸 때에는 단어를 입력하는 키보드 타이핑 숫자 만큼이나 DELETE 혹은 BACKSPACE 키가 많이 입력되어야 한다.

진정한 선택은 글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핵심 부분을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블로그 글쓰기의 목표이자 최종 도달점이다.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를 첨가한다고 하여도 평범한 일반 독자에게 그것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면, 당신의 블로그는 생명을 잃는다.



▶ 글쓰기 휴지통

당신의 마음에 드는 문장과 단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글을 최종적으로 정의하는것은 독자임을 기억해야한다. 당신의 마음에 드는 문장과 단어는 얼마든지 삭제할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것이 적절하지 않을때의 이야기다. 적절하지 않은 문장을 과감하게 쳐내는 작업은 좋은 글로 향하는 지름길이자, 블로그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블라이트>의 중요한 요소다.

펀치라인처럼 매우 중요해보이는 어떤 문장이 떠오를 수 있다. 실제로 글을 쓰다가보면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재미있는 표현이 나올때가 종종있다. 그리고 주제에 어울리는 문장 뿐만 아니라 주제와 동떨어진 표현이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관리할 수 없다면 당신의 글쓰기는 독자들에게 메시지 대신 혼란만 줄 뿐이다. 한 편의 글에 모든것을 담을 수는 없다. 블로그 글은 멀티미디어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특성상 일반적인 칼럼보다 호흡이 짧다. 따라서 당신이 이야기하고싶은 내용은 잘 전달된다면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만약 할 이야기가 많다면 거침없이 분할해야 한다.

힘들게 쓴 문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실제로 이것을 그냥 지워버린다는 건 소모적인 작업이다. 무의식을 통해 무심코 튀어나온 어떤 문장이 나중에 책의 제목이 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여기에서부터 딜레마가 시작된다. 지우기엔 아깝고 그냥 두자니 적절하지 않은 상황. ‘글쓰기 휴지통’은 이럴 때 큰 도움이 된다.

컴퓨터 파일이나 폴더를 생성하여 ‘글쓰기 휴지통’이라고 이름을 지어줄 수 있다. 더 예쁜 이름이 있다면 그것으로 해도 좋다. 이를테면 ‘캔디’라든가 ‘이쁜이’라든가 ‘팩토리’라든지 스포츠처럼 ‘문장 2군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TXT파일이든 HWP파일이든 여러개의 DB든 간에 버려야할 문장을 보관할 공간을 미리 구성한다면 문장들이 아까워서 지우지 못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저장된 자료(문장이나 단어, 아이디어 등)는 언제든지 살려낼 수 있다.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버려야할 자료를 살릴 방법을 찾음으로써 좀 더 명확한 글을 쓰기 위함이다. 그리고 ‘글쓰기 휴지통’에 차곡차곡 쌓인 자료는 나중에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꼭 컴퓨터 파일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만의 노트에 단어장을 만들수도 있다. 실제로 직업 작가들은 자신의 단어 노트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전을 갖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전이란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같은 일반적인 사전이 아니라, 글쓰기에 최적화 된 사전을 말한다. 이것이 블로그 글쓰기에 필요할지는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

노트의 특정 페이지를 할애하거나 자신만의 어떤 공간에 글쓰기 휴지통을 마련하라. 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둔다면 당신의 모든 문장들은 언젠가는 살아 움직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MAC OS X용 글쓰기 프로그램(실제론 논문 작업이나 소설을 쓰기에 더 적합해 보이지만)인 Scrivener에 글쓰기 휴지통을 만들어 사용중이다. 때때로 이런 휴지통에 있는 단어나 문장에서 힌트를 얻어 한 편의 글을 완성할 때도 있다. 생각나지 않는 단어나 혹시나 결합할 수 있는 문장이 있다면 추가하기도 한다. 여러벌의 수정본과 백업 시스템을 갖춘 ‘글쓰기 휴지통’은 시간을 절약하고 좀 더 좋은 글을 쓰는데 도움을 준다. 꼭 특정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나는 단지 글을 쓰는 프로그램이 Scrivener일 뿐이며, 자신이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스나 에버노트 같은 클라우드 노트 시스템을 얼마든지 활용해도 좋다. 문제는 ‘어떤 프로그램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글을 어떻게 글쓰기 휴지통에 넣고 관리할 것인가?’다.



▶ 자유로운 글

글쓰기 휴지통을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그저 생각나는대로 적어나가면 된다. 특정 주제를 선택하고 거기에 맞춰 글을 쓴다. 계속해서 쓴다. 마음껏 쓴다. 수정은 나중에 하면 되니 우선 쓰는데 집중하라. 당신의 신경을 한 곳에 맞추고 주제를 계속 상기하면서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써보라.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라. 당신이 선택한 장르는 칼럼이 될 수도 있고 소설이 될 수도 있고 시가 될 수도 있으며 그냥 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쨋거나 계속해서 써나가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는다고 해서 그 글을 정해진 시간안에 완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매우 급한 전략기획 보고서나 정산서류를 제출하려는 것이 아니다. [블라이트:Blog+Write]에서 누누이 말하는 것처럼 블로그에서 자유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당신은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의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다. 당신만이 당신의 생각을 당신의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공개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글이라고 해서 그냥 지워버리거나 저장하지 않고 종료를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초안이나 대략적인 구성안이라고 할지라도 언제 어떤 도움을 줄 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할 말을 어느정도 했다는 느낌이 들면 글쓰기를 멈추고 자신의 글을 천천히 읽어본다. 만약 해당 주제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문장들이 있다면 ‘글쓰기 휴지통’으로 이동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된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예전에 비슷한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면(실제로 이런 경험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글쓰기 휴지통’에서 찾거나 검색해보라. 당신이 지금 쓴 문장보다 몇 배는 더 아름다운 문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자마자 수정도 없이 끝까지 써내려갈 수 있는 힘을 가진 글쟁이라고 할지라도 ‘글쓰기 휴지통’은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어쨋거나 지워야 할 문장이나 단어들이 있고 오타도  있을테니까. (실제로 Google이라는 명칭도 오타에서 출발했다.)
아까운 문장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건 정말 좋은 습관이다. 멋진 문장을 찾느라 여러번 다시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일이 많은 사람일수록 ‘글쓰기 휴지통’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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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표』,『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1인분 청춘』의 저자, 작가, 강사, 글쟁이, 블로거, 문화 콘텐츠 매니저, me@namsi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