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모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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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행이라는 재미있는 여가생활을 알고있다.
대부분의 여행은 자연과 함께한다. 멋진 산, 강, 바다, 물, 나무, 꽃, 바람, 구름, 하늘, 땅, 풍경, 4계절 등등.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여행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에는 답답한 성냥갑같은 빌딩 숲이나 직사각형 모양으로 점철된 건물 혹은 자동차 안에서 일주일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니까.





모순.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 여행’을 가지만 실제로는 여행을 가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가령, 멋진 바다를 보기 위해 장시간동안 자동차를 타고 가며 매연을 내뿜는다. 멋진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산을 깍아 도로를 만들고 다이너마이트를 활용하여 산의 심장에 터널을 뚫어버린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향한다. 제철 과일을 공급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현지 음식을 공급보다 훨씬 더 많이 먹어치운다.

우리는 자연을 파괴하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다보니 우리 주변에서 제대로 된 자연을 구경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주변을 객관적으로 한번 살펴보라. ‘진짜 자연’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자연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환경단체가 워크숍을 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매연으로 지구를 숨막히게 했을까?

오늘날의 문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연과 함께 하기 위해 더 많은 자연을 파괴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점점 더 자연을 보기가 힘들어지고, 우리는 멀리, 더 멀리 떠나야한다. 더 멀리 떠나면 당연히 더 많은 자연을 파괴하게 된다.

나중에는 단지 나무에서 피는 꽃을 구경하기 위해 개인 전용선을 타고 지구반대편까지 12시간을 비행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한 장미꽃 한송이에 한달 월급을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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