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가 의무적인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놈의 빌어먹을 의무 아닌 ‘의무’는 도대체 어디에서 탄생한 것일까?





▶ 1일 1포스팅 법칙의 늪

일반적으로 우리가 글쓰기를 배울 때엔 많은 제약사항을 가진 상태라 할 수 있다. 예를들면 ‘사과’라는 단어를 배우기 위해 ‘사과’를 100번 써야한다든지 선생님이 방학숙제로 내어 준 30페이지 분량의 일기를 써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들은 이렇게 글쓰기를 배운다.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에서는(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식 교육문화 전반적으로)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제대로 가르쳐 줄 현명한 교사가 많지 않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법칙 아래에서만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부모님이 있어야 아이가 있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부모님이 아예 없었던 아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글쓰기에도 어떤 인과의 법칙이 있어야만 수긍한다. 당장의 이득이나 불이익이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글을 쓰지 않는다. 아니 쓰지 못하는것에 가깝다. 왜? 오늘날까지의 교육시스템에서  ‘어떤 법칙이나 명령’같은게 있어야만 글을 쓰도록 가르치기 때문이다.

블로그 스피어에서는 풍문으로 떠돌아다니는(그리고 실제로 많은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지기도 했던) ‘1일 1포스팅의 법칙’이 있다. 물론 유용한 말이긴 하다. 그러나 이 문장이 정말 많은 블로거들에게 글쓰는 즐거움을 빼앗았으며, 그놈의 빌어먹을 의무를 부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사실 1일 1포스팅의 법칙의 그림자에는 ‘가능하다면 하는 게 좋다’의 전제가 깔려있다. 마치 ‘이왕이면 돈이 많으면 좋다’, ‘이왕이면 오래 살면 좋다’처럼 ‘이왕이면’을 가정하고 설정된 법칙이다. 많은 블로거들이 이것을 간과한다. 이왕이라면 당연히 1일 1포스팅을 하면 좋다. 이것은 두말하면 입아픈 너무나도 당연한게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가능하다면 1일 100포스팅도 문제될 게 뭔가? 1일 1,000포스팅은?

이쯤되면 또 튀어나오는 통계수치나 분석자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루에 너무 많은 글을 발행할 경우 스팸처리가 될 확률이 높고, 중복문서로 처리될 수도 있다. 결국 방문자 수가 줄어들며, 이에따라 광고수입도 줄것이고 당신 블로그의 인기는 폭락할 것이다.’ 정말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말이다. 아니, 나는 분명 서로 다른 글을 하루에 2개 발행했을 뿐인데 그것이 왜 중복문서로 처리된단 말인가? 나는 스팸블로거가 아니고 스팸처럼 지저분한 글을 무한정 발행한것도 아닌데 내 글이 왜 스팸처리 되어야 한단 말인가?
이런것들은 쉽게 말해서 ‘말도 안되는’ 소리다. 특정 포털의 검색 시스템에 안주하는것은 글쓴이의 기본정신을 위배한다. 특정 포털의 검색 시스템에 맞춘다고 할 때, 당신이 쓸 수 있는 글은 ‘독자를 위한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한’글이 아니라, 단순히 ‘검색 로봇을 위한’글일 뿐이다. 감정도 없는 기계나 소프트웨어를 만족시키기 위해 글을 쓴다고 상상해보라.

현 시점에서 일반 독자들이 블로그로 접속할 수 있는 경로는 엄청나게 많이 있다.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는 검색상위 1위 글보다는 검색결과 10페이지 이후에 있지만 정말 좋은 글이 항상 공유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한다. 계속해서 공유되고 전파된다. 소통의 통로가 된다. 글쓴이의 피땀어린 포스트가 포털이라는 커튼에 가려진 장막을 걷어내고 독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이 된다. SNS뿐만 아니라 블로그로 접속할 수 있는 수십개 이상의 경로가 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검색 포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검색포털보다 더 정확하고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많은 루트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원하는 글, 좋은 글, 감동적인 글, 재미있는 글, 로맨틱한 스토리, 공유할 가치가 있어 보이는 글을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낸다.



▶ 블로거는 시시포스?

결국 당신이 써야하는 글은 10일동안 1,000명이 읽는 글이 아니라 하루에 1명씩일지라도 10년 이상동안 읽힐 수 있는 글이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 10일동안 1,000명이 당신의 글을 읽는다한들 당신이 얻을 수 있는건 고작해봐야 방문자 수 카운터와 약간의 광고수입과 금방 식어버릴 허황된 잠깐의 인기뿐이다. 당신은 이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써야한다. 그전과 비슷하거나 그전처럼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밤새도록 찾아나서야 한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단란한 외식을 하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메뉴판을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 이것이 진짜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 블로그에서 ‘의무’는 당신의 일상생활 자체를 갉아먹는 바이러스다.

쓸데없는 인기, 조금 높은 방문자 카운터, 약간의 광고수입 등. 이런것들로 당신이 위대한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쓰레기 먹는 자동차가 먼저 나오지는 않을지? 하루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글을 써야한다면 당신은 블로거가 아니라, 계속해서 산 꼭대기에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시시포스와 다를게 무엇인가?

의무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면 진정으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에 쓸 수 있다. 그러면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고 즐거움의 참맛을 알게 된다. 당신은 당연히 좋은 글을 쓰고 싶을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니까. 그러면 당신은 계속 글쓰기를 훈련하고 연마해야 한다. 블로그와 글쓰기가 만나면 당신이 평소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기회들이 당신을 찾아간다. 당신이 진정으로 지켜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기회들이지, 잠깐의 인기나 방문자 수, 글 갯수 따위가 아니다.



▶ 당신의 블로그는 당신 것인가?

<메인 스트리트>, <피의 선언>, <베델의 결혼>, <서쪽의 폭풍> 등 주옥같은 명저를 남겼으며 미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싱클레어 루이스는 대학교에서 글쓰기에 관해 강연을 해달라는 초청을 받고 술에 취한 상태로 갔다. 연단에 오른 그는 학생들에게 소리쳤다.
“작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손을 드시오!”
물론 모두가 손을 들었다.
“그럼 어서 집에 가서 글을 쓸 일이지 왜 여기들 있나?”
그는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강연은 이렇게 끝났다.

당신은 블로그에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당장 좋은 글을 쓰는 훈련을 하고 계속해서 자기 자신과 대면하며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작업을 할 일이지, 1일 1포스팅이 어떻고 방문자 수가 어떻고를 따질때가 아니다.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글을 쓰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 중 별로 쓸모없어 보이고 투박하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글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모두가 그놈의 빌어먹을 ‘의무’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의무적인 글쓰기는 내용이 부실할 수 밖에 없으며, 그것으로 위대한 무언가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일주일에 3번도 좋고 2번도 좋고 1번도 좋다. 스케쥴은 당신 마음껏 선택하라. 대신 꾸준히 하라. 이말은 절대로 블로그에서 완전하게 손을 떼지 말라는 것이다. 이웃들과 소통하던 그대로 진행하라. 하지만 스케쥴은 당신이 선택하라.

당신은 지금 두 눈으로 이 글을 읽고 있다. 당신의 두 눈이 정말로 당신 것일까? 여기에 그것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실험이 있다.
자 이 문장을 읽고 눈을 감고 3초를 센 뒤 다시 떠보라.
어떤가?

당신의 두 눈은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즉, 당신 것이다.
당신의 블로그는 당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 것인가?
당신의 블로그를 절대로 남의 손에 맡겨두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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