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51) 청춘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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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소매상 유시민씨의 책 <청춘의 독서>다. 고전 독서와 관련된 책. 이 책은 저자가 청춘시절에 읽었었던 책들, 그리고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책 여행을 최근에 다시금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 저자 유시민씨가 젊었을 때 읽고 느꼈던 감정과 최근에 다시 한번 읽고 느꼈던 감정들이 교차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두 가지의 감정을 교묘하게 섞어 놓은 생각에 대한 고찰이며, 청춘시절의 독서와 현 시점의 독서가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 제목처럼 <청춘의 독서>는 청춘일 때 읽어야 할 독서력을 말하는걸까? 아니면 반대로 고전 독서를 행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청춘이라는 뜻일까? 정답을 알수는 없지만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로 이루어진 책 14개를 저자의 시각으로 다시 한번 재해석하고 있다. 때로는 고전의 저자보다 더 뛰어난 통찰로, 때로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잘못된 생각을 품었던 젊은시절의 추억용으로, 그리고 <세상이 두려울 때 마다 그들에게 길을 물었다>는 말처럼 무언가 정답을 찾고자 할 때의 과정을 조용하면서도 의미있게 나타냈다는 평을 하고 싶다.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로부터 시작한다.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멜서스의 <인구론>, 푸시킨의 <대위의 딸>, 맹자의 <맹자>, 최인훈의 <광장>, 사마천의 <사기>,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다윈의 <종의 기원>,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조지의 <진보와 빈곤>,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계에 몸 담고 녹을 먹었던 저자의 경력을 고려해볼 때, 이번 책의 구성은 확실히 정치적/사회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책들이 눈에 띈다. 더불어 국내, 아시아권, 해외권 등의 유명하거나 유명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책들로 골고루 분포하여 편집된 점은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부분이며, 독자에게도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우리들은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서 살아간다. 지금 당장 눈을 깜빡일지 말지, 숨을 쉴지 말지부터 시작해서, 누구와 만나서 어떤 음식을 먹을지, 누구에게 전화통화를 할지, 어떤 메시지를 누구에게 보내야 하는지까지 한 순간도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선택의 중요성에서 조금 더 나아가고 생각을 확장하게 되면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구를 본받고 무엇을 본받고 무엇은 본받지 말아야 하는가?', '돈은 왜 벌어야 할까?', '선택지가 여러개인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것인가? 그것의 기준이 무엇인가?'처럼 인생을 전환점이 될 문제들도 수두룩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정답도 해답도 없는 질문들을 머릿속에 두고 이리저리 방황할 때가 있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해답에 조금이라도 근접하기 위해서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품고 거기에 동조할지 말지를 또 다시 선택해야할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아무튼, 특정한 선택을 위해서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생각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만약, 중요한 선택을 확실하게 해 줄 만한 근거, 그러니까 마치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지도가 있다면 어떨까? 저자 유시민이 말하는 인생지도는 <청춘의 독서>다. 바로 이 책에 나와 있는 14개의 책들과 그것에 대한 생각이 바로 지도인 것이다.




이번 책 <청춘의 독서>에 나온 14개의 명저들이 가지는 공통점있다면, 바로 사회적 보편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예전이든 지금이든 미래든 관계없이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 언제나 해당하는 인생에 대한 문제들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또 특정한 행동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부가가치들에 대한 것들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누구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은 왜 벌어야 할까? 우리는 진짜 돈 자체를 쓰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그 비교우위를 점령하고 싶어서 더 많은 돈을 벌고싶어 하는건 아닐까?

죄는 어떻게 성립될까? 죄가 있기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일까 아니면 벌을 받았기 때문에 죄가 성립되는 것일까?

세상은 엄청나게 발전했는데도 왜 굶어 죽는 사람이 여전히 있고, 빈익빈부익부는 여전한가? 문명의 발전은 정말 올바른가? 등...


생각의 결과물이 어떻든 본인 스스로의 선택지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위험하고 위대한 질문들은 바로 그런것들이다.


책 제목만을 보면 마치 저자가 지금의 청춘들에게 이야기하는 독서에 대한 내용같지만 실상은 명저들에 숨겨진 위험하고 위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헷갈리면 안된다.


같은 책을 두 번 읽는게 가능할까? 유시민 저자의 말에 따르면 불가능하다. 같은 책을 또 읽더라도 주변 환경, 생각, 시간, 공간, 느끼는 감정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책을 두 번 읽는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뭐 어떤 책을 여러번 읽는 사람도 있고, 딱 한번만 보고 더 이상 보지 않는 스타일도 있겠지만, 그런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질문을 해야한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


이 책을 꼭 청춘때 읽을 필요는 없다. 청춘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정의하기도 힘든 추상적인 단어 때문에 자신의 독서에 장애물이 생긴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원대한 꿈에 자신의 인생을 한번쯤 던져볼 <위험하고 위대한>생각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청춘의 독서 - 10점
유시민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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