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99, 면회 - 짧은만큼 치열한 20살의 면회외박 이야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김태곤 감독의 작품 <1999, 면회>다. 이 빈티지한 독립영화는 제목 그대로 1999년 겨울, 군대 입대 후 갓 일병을 달게 된 친구를 면회가서 벌어지는 씁쓸하지만 공감가는 이야기다. 영화 제목에서처럼 1999년이라는 시간적 요소가 영화 전체에 녹아들어있다. 여자가수그룹 SES로 대표되는 90년대 인기가요, 내비게이션 없는 차, 카세트 테잎, IMF, 당시 유행하던 갈색 코드와 남색 체크무늬 목도리 패션 등 90년대 후반, 정확하게는 1999년에 체험해봤을법한 문화적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들어 관객으로 하여금 타임머신을 타고 1999년으로 향해볼 수 있도록 연출해준다.

영화 1999, 면회


민욱(김창환 역)은 보증을 잘못 선 아버지가 교도소에 가버리는 바람에 급작스럽게 군입대를 선택했다. 상원(심희섭 역)은 3명의 친구 중 유일한 대학생이고, 승준(안재홍 역)은 사진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고있는 재수생이지만 좋아하는 일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 청년이다. 하지만 승준은 현실적인 이유로 가수의 꿈을 가슴속에만 담아두고 사진학을 전공하기 위해 재수 중이다. 꼴에 포트폴리오랍시고 면회가는 길에 펼쳐진 강원도의 멋진 풍경을 사진기로 담아보지만, 사진의 품질은 그저그렇다. 이 3명의 20살 남자들은 상원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어쩔 수 없는 현실에 타협하여 살아가는 슬픈 청년들이기도 하다. 군대에 갔고, 노래를 좋아하지만 가수가 아닌 사진을 찍어댄다. 하지만 억지로 하는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 3명의 남자들은 1박 2일의 면회외박을 함께하며 좌충우돌하는데, 이 외박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하다싶은 어떤 것을 잃게된다. 군복무 중인 민욱은 사랑했던 여자친구 에스더를 잃게되고, 승준은 사진기를, 상원은 사랑하는 감정에 배신당하면서 세상이라는 악마의 손같은 변칙에 첫사랑의 순수함을 잃게된다. 잃음으로서 얻게 된다는 사실은 얼마나 경이로운가!

이것은 20살에 맞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인생에 있어서는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몰래 암시한다. 20살의 공기란 그런 것이다. 가능성이 열려있는, 도전할 수 있는,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나가볼 수 있는, 말하자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면회'를 해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시기인 것이다.

1999, 면회
감독 김태곤 (2012 / 한국)
출연 심희섭,안재홍,김창환,김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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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표』,『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1인분 청춘』의 저자, 작가, 강사, 글쟁이, 블로거, 문화 콘텐츠 매니저, skatl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