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29살에 책 3권의 저자, 정부기관 일반직 4급 경력, 파워블로거 2회, 수차례의 대외 강연, 스타트업 위켄드 서울 2nd 최우수상 등... 굳이 나를 소개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나의 겉모습만을 보고서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를 치켜올린다. 결과만이 중시되는 세상이기에 그동안 어떤 피땀어린 노력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내 블로그랑 페이스북만 보면 거의 '백수 중 가장 잘먹고 잘노는 최후의 1인'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하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오는데는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나는 한 때 너무나도 가난하여 고추장과 밥, 김치만으로 수개월을 버텨야만했다. 실외보다 더 추운 방 안에서 양 손에 두꺼운 장갑을 끼고 그것도 모자라 호호 불어대면서도 글을 썼다. 보일러는 고장난지 오래였으나 고칠 생각도 없었고, 고친다 하더라도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나는 살아남아야했고 글을 쓰고싶었다. 내 눈엔 단 하나의 목표. 그러니까 책 출간만이 중요했다. 이 글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지긋지긋한 이 추위는 언제 끝맺음할 수 있을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글쓰는 것 뿐이었으니 그것만 했다. 꽝꽝 얼어버린 열개의 손가락을 힘껏 움직이며 썼던 글들은 블로그, SNS, 책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었다.

눈보라 휘몰아치던 1월, 보라색으로 변해 아무리 녹여도 살색이 되돌아오지 않는 양손을 보면서 내 친구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책 한 권에 손가락 하나를 포기할 각오도 되어있었다. 손가락의 말초신경과 세포들은 추위에 죽어나갔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내가 이겨내야할 장애물이었다. 동상에 걸릴대로 걸려버린 손가락은 마취된 듯 퉁퉁 부어올랐고 시도때도없이 간지러웠다. 나는 한 때 작두를 구해와서 손가락 하나를 잘라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했다. 다행스럽게 작두는 없었고 손가락은 건재하다. 내 책 한 권 한 권은 비록 부족한 도서이지만 손가락을 포기하면서까지 시도하고 도전해서 낳은 하나의 자식같다. 아무리 못생겨도 내 새끼가 가장 예쁘듯 내 책 역시 나에겐 그렇다.

컵라면만 먹으면서 버텼던 대학생 시절도 있었다. 점심은 집에서 싸온 차갑게 식은 도시락이었고, 저녁은 컵라면이었다. 학교내 식당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을 단 한명도 보지못했지만, 나는 별로 부끄럽다거나 민망하진 않았다. 부끄럽고 민망함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절이다. 부끄러움도 어느정도 비교가 가능할때야 할 수 있는 법이다. 당시의 나는 내 위치를 잘 알고 있었고, 내 사정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버스를 탈 수 없다는 사실, 장학금을 받지 않으면 휴학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금요일에는 수업이 오전에 모두 끝났다. 어김없이 사람들은 집 또는 약속 장소를 향해 즐거운 표정으로 향했다. 나는 아르바이트 장소로 홀로 걸어갔다. 그런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있기에 학교를 왕복할 차비라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고마웠다. 금요일 오후의 학교는 학생들이 모두 빠져나가 조용했다. 당시에 용돈 두둑한 지갑을 들고다니면서 흥청망청 써대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어리석어 보였는데, 지금의 그 친구들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참 다른길로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공과금 한 번 납부 안해보고 집에서 형광등 한 번 안 갈아본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나는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인생이기에 상상조차 어려운 까닭이다. 편리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얼마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눈 한 동생은 나에게 닮고싶은 사람이 누구인가를 물었다. 최근 몇 년동안 이런 날카로운 질문이 없었기에 나는 살짝 당황하면서도 천천히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마땅히 누군가를 닮고싶다거나 누구처럼 되고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크게 놀랐다. 나는 나대로 살았다. 한적한 산 길에 길을 내듯 나만의 길을 걸었다. 닥치는대로 살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길 기도했다. 아주 작은 사소한 기회 앞에서도 성호를 긋고 주문을 10번 이상 외운 다음 임했다. 이때부터 나만의 주문은 습관화되었는데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주변이든 책에서든 나같은 사람을 도통 본적이 없었기에 누군가를 따라할 수도 없었고, 따라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조차 자만심일 수 있다. 당시의 주변 사람들 중 95% 이상이 나에게 실패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당장 취업하지 않을 경우 인간쓰레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 따윈 보기좋게 모조리 빗나갔다. 심지어 내가 생각했던 미래의 나에 대한 예상도 맞지 않았으니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말 같은건 애당초 필요 자체가 없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1년에 책 한 권 안 읽는 편이다. 모든 사람이 책을 읽어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독서라는 관점에서보면 일단은 그렇다. 그러면서 무슨 취업을 하고, 진급을 하고, 많은 돈을 벌어서 집을 사고 외제차를 끌겠다는 것인지 내 관점에선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문장을 매우 좋아하고 또 종교처럼 믿었는데, 사실상 믿든 안믿든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안 믿을 이유도 없었다. 누군가 나에게 1년 후의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유구무언(有口無言)할 수 밖에 없다. '계획없이 사는게' 내 계획이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이다.

나는 당신이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신은 꿈을 이룰 수 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You can live your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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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표』,『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1인분 청춘』의 저자, 작가, 강사, 글쟁이, 블로거, 문화 콘텐츠 매니저, skatl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