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장어, '마'블링의 안동 산약마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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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장어, '마'블링의 안동 산약마를 알아보자

이 글은 2015년, 약 1년동안 안동 농특산물에 대한 권역 조사와 농장 취재, 농장주 인터뷰, 농산물 연구조사를 거치면서 2015년 안동시청 유통특작과 안동농특산물 SNS 홍보 프로젝트 '안동농부이야기'에 기고한 글입니다.

안동의 마는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될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안동 산약마는 겨울철 으뜸가는 보양식이자 먹거리다. 안동에서는 약 800농가가 500ha에서 8000톤 가량의 산약마를 생산하고 있다. 적당한 기후와 사양토를 가진 지역에서 강우량과 기온, 긴 일조시간이라는 환경을 먹고 자라 건강한 마로 태어난다. 사양토는 배수가 잘되고 토심이 깊은 흙인데, 마가 자라기에 아주 적합한 조건이다. 덕분에 마는 안동을 대표하는 품종이자 ‘마=안동’이라는 공식을 만들 수 있었다.

산약마는 안동 사과와 안동 고추 다음으로 생산액이 높은 품목으로 전체 농작물 중 약 9%를 차지하는 인기 상품이다. 그만큼 마의 효능이 널리 알려져있고 또 많은 고객이 찾는 작물. 아울러 안동딸기 다음으로 토지효율도 좋아서 토지 대비 생산액이 높아, 고객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안동 산약마를 맛볼 수 있다.

경북 안동은 전국에서 유일한 마 특구로 지정된 독특한 고장이다. 그만큼 많은 양의 마를 생산하며 또 유통한다. 전체에서 넉넉잡아도 3개 중에 2개는 안동이 키운 마라고 볼 수 있을만큼 비중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람들은 마를 안동에서만 나는 특산물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마의 원래 이름이 ‘안동 마’로 알고있는 사람도 다수다.

마 특구의 운명을 짊어진 안동 마는 작물 보급에서부터 생산지원, 품질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어가고 있다. 이제는 브랜드 자체가 되어버린 안동 마. 마는 커다란 막대 3개를 지주로 만들고 그 지주를 따라 담쟁이 덩굴처럼 자라는 식물이다. 예로부터 장어처럼 힘을 돋운다하여 ‘산의 장어’라 불리기도하고, 산에서 나는 약이라는 의미로 ‘산약’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산약(마)’형태로 표기하는 추세이며 안동의 경우에도 ‘안동 산약(마)’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남재봉씨 농장에선 청정 자연에서 마를 재배하며 전통 건강식품으로 우리 몸에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마 농사만 20년이 넘는 남재봉씨의 농장은 3월 중순 경에 파종하여 8월 말 또는 9월 초중부터 수확에 들어간다. 빨리 심어 빨리 수확하는 전략이다. 마는 어쨌거나 여물면 그만이기 때문에 수확시기가 조금 차이난다고해서 문제가 생기는건 아니다.


안동은 농림부 고시 산약마 주산단지다. 전국 생산비중의 70%를 차지할만큼 많은 양을 생산하는 곳이며 집중화가 되어있다. 그래서 안동마 자체가 브랜드이자 메이커가 됐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안동산약(마)’라는 이름을 보더라도 놀랄 필요는 없다. 안동산약(마)는 안동산약(마)연합회의 통합브랜드다.

안동 마는 토종 농작물이다. 외래종은 종자를 수입하거나 사와야하지만 마는 토종이라 그냥 심어도 잘 자란다. 우리 땅에, 그리고 우리 몸에 잘 맞는 기특한 녀석이다. 마는 식용으로 가능한 마와 그렇지 않은 뭉퉁한 마로 나뉘어지는데 뭉퉁한 녀석들은 가공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는 장어처럼 힘을 돋게하는 효능이 있어서 ‘산의 장어’라고 불린다. 동의보감에는 마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허한 기력을 보충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소화가 잘되면 먹는 대로 피와 살이 되기 때문에 기력이 좋아지는건 당연지사다. 제철인 산약마는 한 채 보약과 다르지 않다.

마에는 정말 많은 성분이 들어있다. 대표적인 약용성분으론 사포닌, 뮤신 아르기닌, 콜린, 아마로스, 칼륨 등이 있고, 영양성분으로는 풍부한 비타민과 단백질을 지닌 알칼리성 건강 식품이다. 마가 남자에게 특히 좋은 것은 정력을 강화하고 원기 회복을 하는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위 기능을 개선하고 폐기능 개선 효과, 혈액순환을 도우면서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주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하다고 알려져있다.


안동 마는 73%의 수분을 갖고 있다. 그 속에 전분과 단백질을 품었는데 끈끈한 점액인 뮤신(mucin)은 탄수화물로 코팅 되어있는 당단백질로 점액에 점성을 주는 물질이다. 연근 등 뿌리채소에서 나오는 뮤신은 피로회복, 간 기능 강화, 해독 등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의 대표 성분인 끈적끈적한 뮤신은 소화기 계통에 효과가 좋아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안동 산약마의 뮤신은 특히 그 점성이 뛰어나서 ‘마블링’이라고도 불린다. 고기에만 있는게 아닌 마블링. '마'블링이다. 고기만큼 몸에 좋다는 의미를 내포한 듯 보인다.


마의 수확 작업은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땅을 파는 것으로 시작한다. 워낙 깊숙한 곳에서 자라는 데다가 땅이 딱딱해서 사람 손으로는 수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실제로 땅을 팔 때 포크레인이 들썩거릴만큼 땅의 힘이 강하다.

겨우 땅이 뒤집어지면 그 속에서 마를 수확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땅을 메워야하는데 이때도 포크레인을 활용해야만 한다. 간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마 자체가 무겁고 굵은데다 크기까지 커서 수고가 많이 들어가는 편.

마 수확 작업을 하다보면 큰 녀석들이 아닌 애기같은 작은 녀석들이 많이 튀어나온다. 이 작은 녀석들은 내년에 씨로 활용한다. 한 뿌리에 하나가 나는 산약마 특성상 작은 녀석들도 잘 보관해주어야한다. 나중에 엄청 커질 수 있는 까닭이다. 작은 마를 심어놓으면 수확할 때 엄청 굵은 모습으로 재탄생하므로 마의 씨를 심어 종자를 키운 다음 그 종자로 다시 마를 키우는건 다 이유가 있는 법!


마를 수확할 땐 마의 씨도 많이 주울 수 있다. 이 씨를 주워 파종을 해놓으면 종자를 키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씨를 모두 줍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만 줍고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하는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남재봉씨 농가에선 개인판매와 공판장 거래를 겸하여 마를 납품하고 있다. 대부분 10kg 박스에 담겨 나가지만 가끔 5kg 박스를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보니 5kg, 10kg 박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동마연합회에서도 이 농장에 주문을 넣어 마를 구입해간다고.


마는 대부분 10월부터 수확에 들어간다. 일기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해 4월까지도 출하가 가능한 안동마는 500ha에서 연간 8000여톤이 생산된다.

마는 다양한 안동의 농산물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뉴스에서 다채로운 소식들로 전해지고 각종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사니까. 특히 최근에는 마 가공사업의 활발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마 한과와 도너츠 등 마의 효능과 간식이 결합된 파생상품도 많아 꾸준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이러한 행보에 발맞추어 2013년엔 안동마융복합사업단이 출범했는데, 마를 이용한 국수, 초콜릿, 엑기스, 분말 등 다양한 가공제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안동 마 역시 불철주야 변신 중인 상황이다. 마를 이용한 가공제품만 80여종으로 음료, 가루, 누룽지, 젤리 등 없는게 없을 정도. 웰빙 시대를 맞아 안동 마는 새로운 시각으로 사랑을 받는 중이다. 기존에 마가 보약 형태의 건강식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100g당 135kcal로 지방함량이 적고 단백질은 많아 인기다. 과거 먼 길을 떠날 때 식사대용으로 봇짐 속에 싸다니던 마가 이제는 다이어트인들의 배를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마는 제철에 구매하여 먹으면 가장 좋다. 마 보관방법으로는 껍질을 벗기지 않아 흙이 묻은 상태에서 신문지에 싼 다음 냉장보관하면 된다. 보관법을 이용하면 좀 더 신선하게 보관을 할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빨리 먹는게 최고다.

마의 식감은 아삭한 편으로 무 같기도 하고 고구마 같기도 하다. 마에는 약 20%의 전분이 들어있으므로 음료와 조합하여 갈거나 죽을 끓일 때에는 걸쭉해질 수 있다. 이땐 물을 약간 부어주면 된다.

마는 생으로 먹는게 좋지만 다소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유나 요구르트와 함께 믹서기에 갈아서 먹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하면 아이들도 거부감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인기가 워낙 좋다보니 2015년에는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의 영예까지 거머쥐었다.(경제전문매거진 한경비즈니스 주최, 안동사과, 안동한우와 함께)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는 소비자의 충성도와 인지도, 이미지, 만족도, 신뢰도 등을 나타내는 지수로서 소비자가 직접 평가해 시상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상이다.

찬 바람이 살랑 불어올 때 수확이 시작되는 마는 겨울철 으뜸가는 에너지원으로 마와 함께라면 힘이 ‘불끈’나서 동장군 조차 얼씬 못한다. 특히 흡연인과 애주가라면 필히 마를 드셔보시기 바란다. 목을 개운하게 해주고 불편한 속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마이지만 마 자체의 맛은 거의 없는 편이다. 마치 악어새 같다. 마는 마와 함께 넣어 먹는 음식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껍질을 깎은 후 우유나 요구르트와 함께 믹서기에 갈아 음료처럼 먹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과일이나 야채와 함께 믹서해서 먹어도 좋다. 탕이나 찌개, 국류에 감자 대신 넣어 먹어도 되고, 밥을 지을 때 넣어 먹거나 마 죽, 마 전, 마 구이 등으로 먹을 수도 있다.

단, 마는 알러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연근이나 장어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에도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 좋은 산약마. 산지에서 제철에 난 마를 먹는건 건강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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