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39) 황토 - 작가 조정래가 말못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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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냄' 출판사에서 유익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다.
한국 근현대사 스토리텔링의 달인. 저자 조정래는 이미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같은 문학적인 기념비를 세운 인물.
지금까지 현대사 소설을 줄기차게 고집하던 그가 시대적인 상황 때문에 미처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장편소설 <황토> 에서 부활한다.





37년만에 중편에서 다시 장편으로


이미 <황토> 라는 소설은 중편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 소설이다.
작가 조정래가 직접말하는 것은 '장편으로 써야할 내용을
중편 <황토> 로 내었던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이제 다시 장편으로 개작했다' 는 것.
그것도 무려 37년만에!!




쉽게 읽히지만 여운이 남는 필력


책 자체의 구성이 매우 매끈하면서도 스토리 전개가 부드럽다.
공신력있는 작가의 필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영어, 일본어 등 세계 곳곳으로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와 만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독자를 사로잡는 흡입력이 있는 작품을 만들줄 아는 저자로 인정할 수 있다.
폰트도 큰편이지만 자꾸 뒷내용을 읽고 싶게 만드는 기분때문에
정신없이 읽다가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남을만큼 집중했던것 같다.


비극적인 역사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황토> 는 일제 말기부터 해방 전 후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기 까지
어느 한 여인의 인생을 담은 소설이다.
그 치열하고 격변하던 시대에 한명의 여자, 누구의 아내, 또 누구의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가진 주인공은, 비참하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들 모두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실제 있을법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그 역사는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다.


시대의 희생량 주인공 점예.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인 점예라는 한 여자에 포커스를 두고있다.
그녀는 시대의 희생량이었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어머니인 동시에 연약한 한명의 여자였다.
일본순사의 첩, 공산주의 사상의 남편, 미군에 의한 겁탈에 따라
점예는 원해서가 아니라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피 다른 아이 셋을 키우게 된다.
단순히 시대의 희생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저자는 '식민시대' '한국전쟁' '미군유입' 등의 사건을 빗대어
무능한 소수 지도층 남자들을 우회적으로 꼬집고 싶어했던것 같다.


해결되지 못한 숙제


무능한 소수 지도층 남자들이라… 웃기는 일이다.
여전히 권력가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것처럼 떠들어대지만
본질적으로는 예나 지금이나 바뀐것이 하나도 없는것 같다.
이와같은 좌우 이데올로기는
제2, 제3의 점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긴 세월이 지낫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한 숙제는 누구의 탓일까.


시대는 과거, 그러나 느낌은 현재


이 소설에서 노골적으로 폭로하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이 소설은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해지는 느낌은 현재였다.
아마도 과거와 현재가 사람만 바뀌었을 뿐,
근본적인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고 계속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국가와 역사, 개인과 인생, 비극적인 인생을 살지 모를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누구도 말해주지 않던 어두운 골목의 슬픈 스토리.
이 역설적인 아이러니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황토> 장편 소설은 마련해 줄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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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 10점
조정래 지음/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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