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번째 글,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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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번째 글,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의 특징

내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난다. 나는 내가 이렇게 오래도록 블로그를 할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무작정 시작했던거지 어떤 목표가 있었던건 아니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고 이건 현재 진행형이다.

잠깐 독서에 대해 얘기해보려고한다. 무식한 사람들은 책 읽는걸 죽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것 같다. 나는 그들이 한 자리에서 3장 이상 읽는걸 본적이 없다. 도무지 대화하지 못할 수준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책 좀 보라고 이야기하면 보통은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책 읽으면 취업이 되나? 돈이 되나?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책 읽을 시간에 건설적인 뭔가를 하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하는거라곤 취업사이트 뒤적거리거나 게임하거나 야동보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의 습관 50가지’ 이런거 읽으면서 혼자 판타지 소설 속 주인공이 되거나. 이정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전문지식을 쌓는 측면도 있지만, 싫어하고 재미없는 일을 꾸준히 하는 참을성 훈련이라는 측면도 있다. 정신적 인내력과 집중력. 이 기술은 어떤 분야에서건 다 통한다. 다방면의 지식을 쌓은 사람은 어떤 일에서건 능률을 발휘한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과 끈덕지게 뭔가를 할 수 있는 훈련이 돼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적어도 내 주변인들은 블로그로 어떤걸 할 수 있는지 몰랐다. 나도 몰랐고. 그동안 블로그를 해오면서 대단한 성과를 이룬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는 소소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고싶다. 책을 읽는 것처럼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도 매일이 지루하고 귀찮은 일이다. 재미있을 때만 했다면 한달에 1개를 겨우 썼을 것이다. 그토록 지루하고 재미없는, 짜증나고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블로그를 그럼 나는 왜 지금까지 하고 있는가? 4,000번째 글은 여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 4,000이란 카운트는 오로지 블로그에 대한 것이지 그외에 여기저기에 기고한 글이나 원고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심지어 브런치에 쓴 글도 제외다. 예전에는 글 숫자가 지금보다는 적어서 어느정도 체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체크하는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어서 그냥 블로그 숫자만 카운트한다.

온라인 콘텐츠의 핵심은 단순하다.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인스타그램이든 유튜브든 매체에 따라 스타일은 조금씩 바뀌겠지만 그 중심에 있는 핵은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에서 성공한 사람은 SNS에서도, 그리고 유튜브에서도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를 만든다는것. 이게 핵심이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도전하는 일마다 번번히 실패하는 사람은 새로운걸 도전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학교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이 사회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건 그 사람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깊게 알려고하지 않고 조금만 지루하고 어려워져도 포기해버리는 습성 때문이다. 쉬운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꼭 당신이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어렵고 힘든건 남들이 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쉽고 재미있는 단계에서 지루하고 어려운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면, 여기저기를 계속 겉 핥기만 할 뿐이다. 1년동안 책 한 권 안 읽을만큼 참을성도 없는 사람이 블로그에 글 100개 이상을 적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거 복사붙여넣기라면 모를까.

일을 대충하는 사람은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 블로그를 하는것만 봐도 대충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출하는 원고 기사의 맞춤법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 당연히 저작권이나 초상권, 표시광고법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지침 등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다. 패배주의에 찌든 사람과 같이 일을 하는건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이다. 그들은 합당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을 뿐더러 해결책을 찾는게 아니라 못하는 이유부터 찾는다. 변명은 태산같지만 결과물은 없다. 결국 말만 번지르르하고 시기질투와 열등감으로 얼룩진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욕하고 조소하는데 인생을 낭비한다.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아이디어적인 측면에서 좀 더 쉬운 방법을 찾는건 권장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일에서건 인내하고 참을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깊게 공부해야만하는, 그러니까 지지부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포인트가 반드시 있다. 이걸 참고 견디느냐 아니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을 한 번 살펴보면, 블로그에 손댔다가 한 달도 안되서 때려치운 사람은 흔하다. 페이스북이든 인스타그램이든 유튜브든 비즈니스적으로 시도했다가 그만둔 사람도 부지기수다. 요즘에는 유튜브가 대세라서 회사를 때려치고 전업으로 유튜브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콘텐츠 만들기에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전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몹시 낮은 확률이라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아무리 블로그를 창의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라도 블로그에 글 쓰는 시간을 줄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필수불가결적으로 블로그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괴물이다. 그리고 글쓰기는 아주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 중 하나다. 집중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쉽게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더 좋은, 더 쉬운 방법을 찾아봐도 그런게 있을리 만무한 작업이라는게 반드시 존재한다. 패배자들은 자기의 블로그가 방문자수 1,000명이 되는걸 꿈꾸면서도 그에 합당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기방어기제와 자기 위로를 위해서 ‘내가 안해서 그렇지, 나도 하면 1,000명 쯤이야…'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사실, 그럴일은 거의 없지만, 그냥 상상력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일부 발췌하고 복사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100개 쓴다고 해보자. 어느정도 주제가 괜찮다면 500명 정도는 방문자 숫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500명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나? 자신의 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 글도 아닌, 이것저것 짬뽕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를 자기 블로그에 올려두고 방문자들을 낚시한다고해서 그걸 누가 인정해주냔말이다. 그런 블로그 글들로 유의미한 어떤 결과, 예를들어 돈이나 명성, 아니면 적어도 자기 만족조차 얻을 수 없는 일이라면, 그런 행위를 왜 시간을 써가면서 하느냔말이다.

콘텐츠를 만들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재미를 줄만한 포인트를 알아야한다. 이건 오래도록 훈련하고 연습해야하는 분야다. 전문가들은 어떤걸 보는 것만으로도 이게 성공할지 실패할지 판단할 수 있고 그 판단은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예를들어 우리가 지금 다룰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어떤걸 골라야할까?

나는 지역에서 오래도록 음식과 음식점, 여행지와 각종 스팟들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이 경험치는 나에게 하나의 무기같은 것인데, 어떤 음식점의 메뉴를 보면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에서 어떤걸 골라서 올렸을 때 가장 효과적일지를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그냥 보인다. 내가 체험한 것과 무관하게 실제 블로그나 아니면 SNS 매체에 올리는 콘텐츠는 한정적이다. 가장 인기있을법한 것만 올리고, 거의 대부분은 들어 맞는다. 예를들어, 메뉴를 3개를 먹었는데도 2개만 올리식이다. 여행지 뿐만 아니라 특정 스팟도 마찬가지다. 실제 내용이 어떻든 관계없이 홍보성으로 게시할 때 인기를 끌 수 있는게 있고 없는게 있다. 주최자들은 이걸 모르므로 홍보에 실패한다. 콘텐츠 전문가는 감각적으로 이런 포커스를 캐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쉽게 생각해서 그 사람이 제일 관심있고 좋아하는 명확한 주제, 예를들어 음식 A,B,C가 있다면, '다른 사람이 뭘 좋아할까?'가 아니라 '내가 어떤 것에 관심갈까?'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 팀 매체와 내 블로그를 구독하고 자주 찾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내 입맛과 흡사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인기있는 음식에 맞춰서 내 입맛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게 닭발이다. 닭발은 항상 인기가 좋아서 콘텐츠 만들려고 먹기 시작했는데 먹다보니 좋아졌다. 이런 예외적인 것들을 빼면, 대부분은 내가 좋아하는걸 구독자들도 좋아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건 불가능하고, 그럴 생각도 없으며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나는 내가 즐기는걸 독자들도 함께 즐기길 원하고, 이런 취향이 연결될 때 비로소 꾸준한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진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 그 주제에 대해 흥미가 있지 않으면 곤란하다. 제대로된 콘텐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분야에 흥미가 있을려면 그 분야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문지식을 쌓아야한다. 그래야 흥미가 생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만한 유용함을 가질 수 있다. 당신에게 아무것도 배울점이 없다면, 내가 당신을 만나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자기를 안 만나준다고? 그전에 자신이 남들에게 뭘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자신만의 세상이 없는 사람은 매력도 없기 마련이다. 내가 당신을 만나고 싶은 이유 → 독자가 당신의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 → 독자가 당신의 블로그 또는 특정 매체에 방문해야하는 이유다.

자기가 쓰고 싶을 때 글을 쓰는 사람과 매일 같이 루틴으로 글을 쓰는 사람의 문장은 확연히 다르다. 꾸준함은 시간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건 없다. 뭔가를 오래도록, 꾸준히, 열심히, 제대로 한 사람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 내가 썼던 글 중에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블로그는 할 것이다'라는게 있는데 이건 지금도 똑같다. 지금 찾아보니 3,000번째 글이 2016년 9월 20일이다. 2년하고도 3개월 정도가 흘렀다. 이제 5천번째 글까지 또 달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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