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 작가 김주영의 마지막 불후의 명강과 GBCKL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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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작가 김주영의 마지막 불후의 명강과 GBCKL에 대하여

3월 22일 화요일 저녁.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과 경북콘텐츠코리아랩에서 드디어 마지막 불후의 명강이 열렸다. 연사는 '객주'의 작가인 소설가 김주영. KBS에서 '장사의 신 객주'라는 이름의 드라마로 방영된 바 있는 이 소설은 상인 중에서도 특히 보부상을 집중조명하며 문학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기승전결과 희로애락이 적절하게 녹아있다. 최근에는 실제로 보부상 길이 새롭게 열렸고(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2014년에는 경북 청송에서 폐교된 고등학교 건물을 활용하여 소설 객주를 주제로한 복합 문화공간인 '객주 문학관'이 개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청송은 그의 고향이다.

객주라는 소설과 김주영이라는 사람의 팬으로서 과거에 그의 SNS를 찾아본 적이 있다. 하지만 SNS를 하지 않으시는지 정보가 없고 페이스북에서 김주영 팬 페이지를 찾아 팔로우 중이다.

아무튼 그가 불후의 명강을 통해 우리에게 찾아왔다. 경북콘텐츠코리아랩 1차년도의 정점을 찍는 마지막 불후의 명강 시간이었다.


마지막 불후의 명강인데 사람이 많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역대급으로 많은 청중이 모여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60명 이상. 드라마의 영향인지 연세있는 중장년층분들이 많았다. 창작과 창직을 지원하는 경북콘텐츠코리아랩 강의 사업에서 젊은이들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


여러 시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경북콘텐츠코리아랩에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 바닥 이정표가 새롭게 붙었다. 색깔별로 나뉘어져있고 텍스트도 선명하게 잘 디자인 된 것 같다. 고속도로처럼 유도선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간인 창조아트리움에는 불후의 명강을 찾는 청중을 위해 항상 다과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먹었으면 다른 사람을 위해 치우고 가야지, 인간들이 그대로 두고 간다. 바로 밑에 휴지통이 있는데도. 이런 사람들한테는 물 한 잔 주면 안된다. 먹는 사람 따로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가보다. 그럼 이걸 누가 치우느냐? 나중에 여기 직원들이 치운다. 사정이 이런데 무슨 놈의 정신문화의 수도고 전통문화니 양반이니 떠들어대는지 모르겠다. 시민의식은 아직 한참 멀었다.

연사였던 김주영 소설가는 1시간 정도의 강연을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했다. 귀감이 되는 이야기와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반면에, 유감스럽게도 또 강연 자료가 없었다. 만약 사진 몇 장만 있었어도 강연 만족도가 2배는 늘었을 것이다. 100세 시대인데 모르면 배워야지, 그걸 계속 고수하는 것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상상력과 호기심, 관찰력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본인의 강연 준비가 미흡할 때, 우리는 어떤걸 믿어야하나? 대통령이 오든 빌게이츠가 오든, 심지어 외계인이 무대에 서더라도 그것이 강연이라면 자료는 필히 있어야한다. 솔직함이 장점이겠지만, 전날 오후부터 술을 드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았다. 그 시간이면 강연자료 만들고도 남을 시간이다. 소설가로서는 위대하고 존경하지만 연사로서는 50점밖에 줄 수 없다.

그는 말을 참 맛깔나게 했다. 억양은 익숙했고 인상은 친숙했다. 글을 잘 쓰는, 특히 소설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야하는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 그런지 강연은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다웠고 수려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도 잘한다는 이야기가 틀린건 아닌가보다. 사실 글이나 말이나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다르지않다. 단지 말은 주워담을 수 없고 글은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다. 그래서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글을 써야한다. 글을 쓰려면 읽어야한다. 김주영 소설가의 마지막 조언 역시 책을 읽어라였다.


강연을 끝마친 후 싸인 받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이는 객주 소설 책을 들고와서 거기에다 싸인을 받았는데, 최고였을 것이다. 선약이 있어 바삐 가야함에도 시간을 내어 싸인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이제 불후의 명강은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6번의 강연이었다. 불후의 명강이 있는 날이면 밥도 거른채 달려가 강연을 듣곤 했지만 참 좋은 경험이었다. 유명인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보다는 '오늘은 어떤걸 새롭게 배울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 때문이었다.

경북콘텐츠코리아랩의 다음번 강의부터는(그것이 무슨 강의든) 젊은이들에게 롤모델과 멘토가 될 젊은 연사들이 무대에 서면 좋겠다. 직장인 100명보다 20대 예비창업자 10명이 듣는 실속있는 강의가 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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