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80)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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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

서점의 자기계발코너나 온라인서점의 한 켠에는 <시크릿>처럼 영적 영감을 통해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 정말 많다. 대체로 그런 책들은(시크릿을 비롯해 R=VD 공식으로 대표되는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도 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적처럼 읽기 쉽고 이해가 쉬운, 어떻게보면 꽤 가벼운 책이라 할 수 있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나는 디팩 초프라의 이번 책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도 그와 비슷한 류의 책이거니 싶어 집어들었다. 하지만 본문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책은 자기계발서적이 아니라 양자물리학이나 과학책이었다! 가령, <시크릿>에서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어떤 능력과 자신의 바램이 매칭되어 자연스럽게 그 일이 이루어지게된다. 이런저런 사례가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반면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에서는 '이런걸 바라면 이런게 이루어진다. 그 근거로 분자, 소립자의 특성과 양자학의 이런 이론이 있다. 예를들어, 이렇게 되면 이렇게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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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이자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적 스승인 디팩 초프라가 날마다 일어나는 '동시성 운명'(synchrodestiny)의 기적을 통해 인생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자인 디팩 초프라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는데, 그의 글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팩트를 중시하는, 말하자면 근거를 바탕으로 한 주장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초프라가 말하는 기적이 실제한다면 내가 책을 통해 그를 만난 것도 기적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가장 중심이 되는 단어는 '동시성 운명'인데, 사실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다. 이 책은 책 전체를 통해 '동시성 운명'을 설명하고 있고,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겠지만 어느정도의 감을 잡을 수 있을만큼의 이해도는 갖출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사례가 함께 녹아있으므로 겁먹을 필요까진 없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들을 많이한다. 누구는 그것을 '우연'이라 부르고, 누구는 '우연의 일치'라고 부른다. 또 다른 누구는 그냥 '재수'라고 부르기도하고,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도 있을터다. 그것을 뭐라고 명명하던 '동시성 운명'에서 중요한 건, 자신에게 나타난 그 '우연'이 전혀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우연'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며, 그런 일들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된다고 저자는 강력하게 어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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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의미 없는 우연의 일치는 없다고 나는 믿는다. 모든 우연의 일치에는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삶의 특별한 측면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드는 단서가 들어 있다. 당신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이 있는가? 어떤 사물이나 누군가를 보면서 ‘육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런 작은 목소리와 육감은 하나의 의사전달 방식이며, 훗날 그 목소리가 귀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우연 또한 이런 종류의 메시지다. 삶에서 일어나는 우연의 일치에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당신은 그 메시지에 더욱 분명히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우연을 만들어내는 힘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당신은 그 힘에 영향을 미치고, 의미 있는 자신만의 우연의 일치를 창조할 수 있다.

우연의 일치가 일어날 때, 그것을 무시하지 말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것은 도대체 무슨 메시지일까? 이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답을 얻기 위해 끝없이 파고들 필요는 없다. 그저 질문을 던지라. 그러면 대답이 떠오를 것이다. 갑자기 어떤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창조적인 경험이다. 또는 매우 다른 어떤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당신은 자신에게 일어난 우연의 일치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된 사람과 만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만남과 관계, 우연한 모임, 상황 등이 순식간에 그 일의 의미에 단서를 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맞아, 그게 그런 뜻이었어!”

모든 것의 시작은 생각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눈을 깜빡이고 숨을 쉬고 심장을 펌프질하는 것도 모두 일련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터다. 모든건 두뇌에 여러가지 전기신호를 보내서 그것을 해석하여 빠르게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이미 두뇌에는 삶에 필수적인 것들(숨쉬기 등)이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전기신호를 보낼 수 있다. 모든 것의 출발이 생각이라... 그렇다면 과연 '생각'이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다이몬'이라는 한 인간의 뮤즈를 실체화시킨바 있다. 다이몬이 하는 일은 단순하다. 한 인간의 타고난 재능이나 '꼭 되어야만 하는 어떤 직업'에 대해 그 주인에게 계속해서 안내해주는 역할이다. 예를들어 화가의 재능을 타고난 사람의 다이몬은 그 주인에게 계속해서 '화가'가 되는것과 관련된 여러가지 사건들을 발생시킨다. 자신도 모르게 미술관에 방문하게 된다든지, 문구점에서 붓이나 물감을 보고 흥분을 하게되거나 우연한 기회에 그림을 그렸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일 등이 그런 것들이다.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는 플라톤의 다이몬을 과학적 접근으로 해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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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의도와 함께 시작된다. 내가 발가락을 움직이고, 아내의 생일 선물을 사고, 커피를 마시고,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을 때 그 모든 일은 의도와 함께 시작된다. 이런 의도는 언제나 비국소적 영역, 곧 보편적인 마음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마음이라는 한곳에 제한된다. 그렇게 한곳에 제한되면서 의도는 물질적 실재가 된다.

사실 의도가 없다면 물질적 실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의도는 뇌에서 비국소적으로 연관된 일들을 동시에 발생시킨다. 물질적 실재에 대한 인식이 있을 때마다 본질적으로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그곳에 고유한 주파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주파수는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단위의 점화 패턴과 맞물려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있어 보이지만 상당히 알찬 내용을 품고있다. 꽉 들어찬 느낌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들이 있어서 이해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반면 '동시성 운명', '국소적', '비국소적'등의 난해한 단어들은 원문이 그런것인지 번역 과정에서 새로 탄생한 단어인지 모르겠으나(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역자의 필력은 괜찮은 것으로 보이지만) 독자의 이해를 방해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에 만났던 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 압권이었다. 좋은 의미에서. 덕분에 관련 분야에 관심이 좀 생겼다. 비슷한 책들을 찾아봤더니 아니 글쎄! 심리학, 과학, 양자학, 양자물리학 등을 혼합한 비슷한 류의 책이 엄청 많고, 이미 국내에서 번역서로 많이 나와있는게 아닌가! 일례로 나는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를 모두 읽고 나서 지금 제임스 힐먼 작가의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읽고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개념과 사상이 나오는걸 보고는 소름이 돋았다.

자신은 절대 성공할 수 없고, 평범하게 살다가 죽을거라는 패배의식에 휩싸인 사람에게 이 책은 그다지 영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자신은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용기'를 품은 사람에게 이 책은 많은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 8점
디팩 초프라 지음, 도솔 옮김/황금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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