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 소설을 쓰려면 이 책을.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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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소설을 쓰려면 이 책을.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205)

시나 소설을 쓰려면 이 책을 보라는 말이 있다. 소설가 김형수 작가가 30년 글쓰기, 15년의 문학강의를 정리한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작가수업 1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총 3편의 작가수업을 선언했는데 현재 2편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까지 나와있고 3편은 제작 중이거나 준비 중으로 보인다.

문학 강의를 모으고 엮어 펴낸 책인만큼 책 내용도 강의 형식으로 풀어져있다. '문학관'에 대한 교육과정을 듣는 것마냥 책이 술술 읽힌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문학에 대해 보다 깊숙히 알고자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 많다. 주로 소설과 시를 인용하며 해당 내용을 해석하고 분석하면서 이야기를 한다. 문학관의 가치관을 통해 기성 이론을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문학이 시작되는 지점은 ‘살아 있는 실존의 현상’에 대해 어떠한 과학도, 또 어떠한 종교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이라는 것이 출현해서 발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인간문제를 다룬다는 것,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한다는 거예요."

작가수업인만큼 작가관에 대한 이야기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작가는 문학의 탄생 배경을 설명할 수 없는 '인간 삶에 대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모두 이론의 대가가 되고 문학사의 대가가 되고 비평의 대가가 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세계관의 한계 창작조건의 한계 창작방법의 한계를 끝없이 극복해가는 것, 한 마디로 말해서 문학을 배우는 게 아니라 문학을 사는 것, 이것이 문학수업의 왕도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학을 하고자한다면 문학을 배우는게 아니라 문학을 살아라. 인상깊은 말이다. 글쓰기 책들에게 이야기하는 '글을 쓰려면 재미있게 살아라'와 일맥상통한다. 글이 콘텐츠라면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 보통 작가라고하면 책상이나 컴퓨터 앞에 몇 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머리를 쥐어짜내며 글만 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산책이나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볼 때 좋은 시와 소설의 꼭지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길거리에 흐드러지게 핀 꽃 한송이도 경우에 따라선 멋진 소재가 된다. 따라서 '문학가'라면 행동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창조해야한다.

"살아있는 개구리 심장을 봐야하는데, 배를 가르면 살아있는 심장이 아니고, 배를 가르지 않으면 심장을 볼 수 없습니다."

"마약 못지않고, 아편 못지않게 중독이 되고 또 그로 인해 변화된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겁니다. 문학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단계, 이 단계가 바로 문학적인(곧바로 창조적인) 삶이 살아지는 단계이겠죠."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은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사람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책 단어의 활용이 다소 고차원적이다. 초보 작가가 읽기에는 살짝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책과 글쓰기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얇은 책이지만 내용이 풍성하고 알차다. 핵심요약집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문학에 관심있는 독자, 그리고 작가 입장에서 좋은 책임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현재 나와있는 작가수업2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8점
김형수 지음/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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