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찐다고 쌀밥을 안먹는다?
살 찐다고 쌀밥을 안먹는다?
나는 살찐다고 쌀밥을 줄인다는 의견엔 갸우뚱이다. 그렇다면 삼겹살 소비량도 같이 줄어야하는데 오히려 꾸준히 늘고있다. 쌀밥이 비만의 주범이기 때문에 쌀 소비량이 줄어든다는 뉘앙스라면, 치킨은 많이들 먹으니까 비만에 영향없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사람들이 왜 쌀을 안먹는가? 맛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쌀은 기본적으로 품질보다는 양을 늘리는데 중점을 둬서 전체적인 쌀맛이 낮은 편이다. 우수품종이 있긴해도 유통과정 중 미곡처리장에서 혼합미로 바뀌어 버린다. 쌀 살 때보면 등급에 ‘미검사'라고 적힌걸 보신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종류로 된 '완전미'가 아니고 '혼합미'의 비율을 알 수 없는 쌀이다. 그만큼 비용은 저렴하다. 보통 한국의 소비자들은 쌀이 다 거기서 거기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대충 산다.
쌀은 단백질 함량이 낮을수록 맛이 좋다는게 정설인데 시중에 유통되는 쌀 포장지에 '단백질 함량'표기조차 없는게 천지다. 그걸 궁금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결국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질소비료를 많이 쓰게된다. 그만큼 쌀 맛은 떨어진다.
그러면 왜 쌀이 맛이 없는가? 연구개발을 안하니까 그렇다. 그럼 왜 연구개발을 안하는가? 안팔리면 정부에서 잔뜩 매수해주니까 그렇다. 농부 입장에서 쌀 퀄리티를 올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양만 늘리면 되는 것이다. 좋은 쌀에는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쌀의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은 늘고있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떨어지게 되니까 시장격리용으로 쌀을 매입해준다. 매입하는 것도 한계라는게 있는데 매년 쌀 매입량이 늘어나서 도저히 안되니까 요즘 추진중인 정책이 뭐냐면, 생산조정제라는거다. 논에 쌀 말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신청이 저조하다. 농부가 구태여 왜 그렇게 해야하나?
사람들이 치킨, 삼겹살, 케이크, 햄버거, 피자 뭐 어쩌고 저쩌고는 항상 즐기는데 쌀밥에 손이 안가는 이유는? 쌀 가공식품, 피터지는 경쟁과 쌀 맛 연구개발 없이는 쌀 소비량을 못 늘린다. 살 쪄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