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가 참 잘한 일, 자전거 배우기
[에세이] 내가 참 잘한 일, 자전거 배우기
나는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자전거를 배웠다. 그런데 아버지는 항상 일로 바쁘셨기 때문에 처음에만 조금 잡아주고 그 다음부터는 거의 방생하듯 알아서 타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집 앞 다리 밑에서 빙빙 돌면서 두 발 자전거를 누구의 도움도 없이 타는게 당시 내 소원이었다. 운동신경도 없고 겁도 많아서 두 발 자전거를 처음 탈 때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 갈라치면 발이 땅에 닿고, 또 앞으로 갈려고 하면 발이 땅에 닿고… 도저히 자전거라는걸 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사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땐 넘어질 각오를 해야하는 것이었다. 나는 넘어지는게 두려워서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래서 실제로 여러차례 넘어지긴 했지만 오래도록 연습한 끝에 스스로 두 발 자전거를 무리없이 타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었다. 중학교 다닐 때에도 매일 자전거로 등교하교 했었다. 다리에 약간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다.
자전거는 한 번 배우면 영원히 까먹지 않는 습관이다. 예전에 어떤 실험 영상에서 자전거 타는법을 까먹게 만드는게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실험한 영상이 있었는데 결국엔 성공했지만 매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까먹게 만든다는건, 예를들어 자전거를 왼쪽으로 비틀면 오른쪽으로 가게 만드는 실험용 자전거를 만들어서 타보게 하는 것이었다. 참 재미있는 실험이었다.
요즘에 운동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참 재미있다. 나는 어릴때 자전거를 배운게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는 자전거를 못타는분들이 많다. 여성분들은 잘 모르겠는데, 실제 남자들도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나는 깜짝 놀랐다. 사실 자전거를 못탄다기 보다는 자전거를 배우지 않았던 까닭에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았을 뿐,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탈 수 있고 요즘에는 헬맷이나 무릎보호대 등 안전장비들이 많이 나와있어서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다.
성인이 되어서 자전거를 배우는 일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어릴때 안배웠으면 성인이 되어서 배우면 그만이다. 실제로 내가 다니는 자전거 도로에서 아이들 또는 연인들끼리 서로 자전거를 가르쳐주면서 배우고 연습하는 성인분들도 많이 계시다. 부끄러워할건 타고 싶은데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안배우고 포기하는 일이지, 늦게 시작하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다.
내가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혼자 타고 나 스스로 밟아서 앞으로 나갈 때의 희열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내가 자전거를 못 탈 땐 지나가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신기했고 부러웠다.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탈 수 있지?’ 그런데 내가 타게 되고 나서는 ‘이렇게 쉬운거였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생이나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언제나 넘어질 각오와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