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세이

[에세이] 유튜브 동기부여 동영상 보지마라

작가 남시언 2020. 9. 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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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동기부여 동영상 보지마라

동기부여는 기본적으로 셀프다. 자기 내부에서 동기가 생기지 않으면 외부에서 동기를 주입해도 효과가 없다. 동기부여라는 이름의 주사기는 예방주사가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는 불법 주사와도 같다. 

만약, 정말로 동기부여 동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조회수나 댓글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으니까) 동기를 부여받고 정말 자신의 삶에 큰 깨우침을 얻어서 열심히 살아간다면, 동기부여 동영상 제작자는 몇 년 안에 망해야 정상이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필요없으니까.

유튜브에서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기부여를 받았는지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런데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그 사람은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그러다가 또 우연하게 동기부여 동영상을 보고... 다음날 또 원점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동영상이라는 콘텐츠는 아주 빠르게 시청자를 자극한다. 시각과 청각으로 동시에 자극하는 콘텐츠이니 버틸 재간이 없는게 당연하다. 빠르게 자극하는만큼 그 자극은 더욱 빠르게 사라진다. 빨리 뜨거워지는 냄비는 빨리 식는 법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일은, 동기부여 동영상 몇 편 시청했다고 자기위로하면서 자기 삶과 인생에 만족해버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 나는 이대로도 멋져. 나는 문제없어. 동기부여 동영상 두 편 봤으니까 30분 책 읽은 효과는 있겠지? 인스타그램이나 좀 보다가 자야겠다' 

팩트는, 해당 영상의 시청자들은 동기부여를 유튜브 동영상 같은걸로 받아야할만큼 특정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원인은 경제적, 인간관계  등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동영상을 찾아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문제가 가득한 삶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이해해야한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연사의 인터뷰를 유튜브에서 보는 것보다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과의 1시간짜리 진지한 식사 시간이 여러분을 훨씬 더 오래도록 자극하고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할 것이다. 

까놓고 말해서, 워렌 버핏이나 빌게이츠 연설 동영상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부인이나 여자친구, 혹은 친한 친구의 잔소리가 여러분을 더 확실하게 변하게 한다.

유튜브에는 동기부여 동영상이 넘치다 못해 너무 많아서 문제일 지경이다. 몇 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용은 다 거기서 거기이고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인터뷰 영상을 침대에 누워서 속옷 차림으로 볼 수 있다는건 아주 훌륭하고 효과적인 일이지만, 라이브로 보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사람은, 인간은, 우리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자,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올해에는 한 두 번쯤 어딘가에서 동기부여 동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본 대사들 중 기억나는게 몇 개나 있는지 생각해보자.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동영상은 볼 때는 '와 맞어!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잠깐, 아주 잠깐 느껴지는게 있을 수도 있지만, 바로 이어서 유튜브 예능 영상을 보게되면 잊혀지는, 아주 가볍고도 인스턴트같은 하나의 시간때우기일 뿐이다. 

동기를 부여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님들은 자식들과 얼굴 마주하고 같이 밥먹고 같이 자는 사이인데, 근 20년간 공부하라고 얘기해도 자식을 공부하도록 만드는게 어렵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동기를 부여받는건 더욱 어렵다. 제일 앞에서도 말했지만, 동기는 셀프이므로 스스로 부여해야한다. 왜 남에게 의지하나? 자기 마음 하나 컨트롤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꿈꿀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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