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노만 픽쳐스타일 바나나+ 두번째 솔직 후기
저는 사진을 보정할 때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에는 RAW 촬영보다는 가벼운 JPG 촬영을 선호합니다. 사진작가님들 중에서는 정말 장인정신으로 RAW 촬영 후 보정을 엄청 열심히 + 엄청 오래도록해서 만드시는분들도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하기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한 번 더 찍는게 더 낫다는 마인드이긴 합니다. 저는 광고 촬영의 경우처럼 특수한 경우에만 RAW+JPG를 쓰고 있습니다.
JPG로 촬영하게된다면, 캐논에서는 픽쳐스타일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미 무료로 풀려있는 많은 픽쳐스타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료 상품들도 있는데 지난번에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노만님의 픽쳐스타일인 바나나+(바나나 플러스)를 요즘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글 올렸을 때 실제로 노만님께서 본인 블로그에 링크도 해주시고 인스타도 팔로우해주시고 하셔가지고 감사했는데요. 활동하면서 이야기 듣기로는 사진 촬영에 관심있으신분들 중에서 많은분들이 이 후기를 봐주셨다고 하면서 제 블로그 글을 본적이 있다고 말씀해주신적이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아무튼 지난번 글은 위 블로그 링크를 참고해주시면 되겠고, 오늘 글은 노만님의 픽쳐스타일 바나나+에 대한 2차 후기입니다. 내돈내산이므로 솔직 후기이며, 100% 객관적인게 아니고 주관적인 내용들이므로 앞으로의 사진 활동과 노만 픽쳐스타일에 대해 참고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에는 노만님의 픽쳐스타일 중에서 바나나+만 사용하고 있고, 기타 나머지 기존에 무료로 배포중인 피치 등은 요즘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나나+와 피치를 동시에 찍어본 결과 큰 차이가 있지 않고 아주 미세하게 차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바나나+쪽이 좀 더 상위호환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만 픽쳐스타일 장점과 단점
제가 생각하는 노만님의 픽쳐스타일의 장점과 단점은 분명하다고 보이는데 직접 야외+실내 스냅 촬영 환경에서 겪은 경험담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 장점 : 모델의 피부톤 살리기 + 피부톤 정리 확실함
- 단점 : 종종 피부가 과도하게 붉게 나오는 현상 있음, 자연환경에서 초록색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나타남
정도입니다.
노만 픽쳐스타일도 다른것들이 그런것처럼,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는데 사실 100% 완벽한 픽쳐스타일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진 촬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장점과 단점을 양쪽으로 펼쳐놓고 계산기를 가운데에 놓고 잘 판단해야하는 부분인데요. 일단 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몇 가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만 픽쳐스타일은 모델의 피부톤 살리는게 정말 좋기 때문에 단점을 뛰어넘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실제로 촬영할 때 많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위 샘플 사진은 보정 없는 원본 JPG입니다. 이 모델분은 실제로 피부가 굉장히 좋은 분이십니다.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 + RF 28-70 F2렌즈로 촬영하였으며 조명은 총 2개인데 1개는 지속광으로, 1개는 순간광 환경이며 밝은 실내입니다.
색감 표현을 보시게 되면, 왼쪽의 경우 표준 픽쳐스타일로서 자동모드로 촬영하거나 다른 모드에서 표준 픽쳐스타일을 선택했을 때 볼 수 있는 색감 정도입니다. 대비가 적절하고 밝기도 적당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어둡고 모델의 피부 표현이 꽤 적나라하게 나오는데다가 전체적으로 '예쁜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캐논 픽처스타일에서 바나나+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색감 표현을 보게되면 피부톤이 밝으면서도 화사한 느낌으로 살아난걸 볼 수 있고 입술의 립 색상 역시 예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모델의 얼굴이 아니라 옷 색깔을 보더라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노만 픽쳐스타일 바나나+ 자체가 밝은 인물사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픽쳐스타일이므로 전체적으로 밝으면서도 화사하게 나오기 때문에 사진을 딱 봤을 때 '예쁜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노만 픽쳐스타일 분류표와 초기값 비교
노만님 블로그에 있는 픽쳐스타일 분류표를 확인해보면, 바나나+의 경우 하이퍼 코랄로 가장 밝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밝게 사진이 나옵니다. 무상으로 배포중인 피치+의 경우에는 밝은 인물 사진의 기준 정도가 되는 위치인데, 실제로 촬영을 하게되면 바나나+와 피치+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어느정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코랄의 경우에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값에 대한 설명을 확인해보면, 피치+보다 바나나+쪽이 콘트라스트가 -1로 더 낮게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1차이라서 그런지 실제로 눈으로 볼 땐 거의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고 콘트라스트 같은 기술적인 숫자보다는 실제로 촬영을 했을 때 사진 전체에서 오는 감각적인 느낌에서 바나나+쪽이 조금 더 예쁘게 나온다고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초록색 계열이 부자연스러운 현상
노만 픽쳐스타일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초록색 계열이 제 눈에는 조금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전체적으로 색감을 살리고 피부톤에 집중해서 색감 조절이 되면서 자동으로 초록색 계열이 함께 밝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야외 스냅사진 촬영, 특히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스냅사진, 예를들어 꽃 스냅이라던가 자연환경와 어우러지는 스냅사진 촬영 환경에서는 특성상 초록색 계열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제 눈으로 볼 땐 초록색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매번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특정 상황에서만 초록색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나타나곤 합니다. 종종, 실제 초록색보다 과하게 연두색 빛이 올라오거나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보정으로 초록색을 HSL 같은걸로 잡아주거나 하면 해결이 가능하고요. 그렇지 않고 단순 LUT이나 템플릿 같은걸로 보정하시는분들이라면 초록색을 잘 다룰 수 있어야할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보정을 하는 프로그램에 따라서도 약간씩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어피니티포토2의 경우 초록색 HSL이 이상하게도 잘 안먹혀서 라이트룸이나 픽셀메이터 프로 같은 앱으로 초록색을 잡아주면 잘 잡히더라고요.
https://www.instagram.com/i8870/
노만스타일 인스타그램에 방문해보시면 노만님이 촬영하신 예쁜 사진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요. 노만님의 경우에는 충분히 예쁘게 보정이 가능하신것 같습니다만, 저같은 경우 그정도 내공이 있는건 아니라서 초록색 표현에 조금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노만님이 찍으신 위 사진의 경우에도 초록색만 보면 가끔씩 약간 부자연스러운 초록색이 있는 경우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사람마다 보는게 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연두색이 강화된 초록계열이 더 예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실제 작업 환경에서는 쨍한 날씨의 환경에서는 초록색도 큰 문제 없고요. 보정으로 어느정도 색감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단점보다 모델의 피부톤이나 색감의 장점이 더 뛰어납니다.
피부톤이 과하게 붉게 나오는 현상
이 부분은 과거 피치+에서는 종종 나타났던 현상이었는데 바나나+에서는 피치+때보다 그런 경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촬영 자리나 환경, 조명 여부에 따라서 어느정도 쉽게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부분도 마찬가지로 사람에 따라서는 피부가 핑크톤~붉은톤으로 표현되는걸 더 선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다는 뜻이었습니다.
노만 픽쳐스타일 실내에서 쓰기에도 좋다
이런 글의 핵심 내용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실내 촬영에서도 픽처스타일을 사용하기가 좋습니다. 일반인 스냅모델 촬영에서는 피부톤만 정리를 하고 살릴 수가 있어도 보정이 50% 이상 쉬워지는데다가 시간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실내 촬영에서도 잘 쓸 수 있다는걸 이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실내보다는 야외 스냅사진 촬영 환경에서 노만 픽처스타일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조명 등이 갖춰져 있는 각잡힌 환경에서의 촬영에서는 픽처스타일 사용여부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번에 실내 촬영에서 노만 픽처스타일을 사용해본 결과 굉장히 결과물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노만 픽쳐스타일, 다른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 바나나+의 경우에는 실내 촬영에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실제로 모델분들도 사진에 굉장히 만족해하셨었습니다.
일반인 모델 스냅사진 촬영에서 카메라에 집착할 필요 없는 이유
캐논 DSLR이나 미러리스에서 사용하는 픽쳐스타일이 이 글의 주제입니다만, 마무리로 저의 오래된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많은 초보 사진작가분들께서 카메라 자체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메라가 좋으면... 렌즈가 좋으면 무조건 사진이 잘 나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도 카메라나 렌즈가 좋으면 사진이 조금 더 잘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이 차이는 크지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100만원짜리 렌즈와 400만원짜리 렌즈의 차이는 300만원만큼 크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오는 차이는 미세하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 차이를 느끼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풀프레임 카메라의 차이는 꽤 납니다. 센서 크기 자체가 다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블로그에 새로운 글로 정리해서 글 쓸 예정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그렇고, 제 주변에서 일반인분들 인물 스냅사진 모델 촬영하시는분들도 봐도 그렇고, 정확하진 않지만 노만님의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봐도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모델분과 촬영을 했을 때 그게 단발성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한 명의 모델분과 오래도록 촬영을 이어가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델 A라는분과 장기간 오래도록 촬영을 이어가는분들이 계십니다. 일반인 모델분 입장에서는 이런분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다면, 사진을 사진답게 촬영하고 좋은 결과물 뿐만 아니라 그 사진 촬영을 하는 과정의 즐거움이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델 섭외 연락을 받으신분이라면, 사진 작가의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를 볼 때 똑같은 인물모델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를 보고 유추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싫은 경험을 덜 하시게 될겁니다.)
제 블로그에도 스냅사진 결과물 포스팅 기록이 있습니다만, 노만님의 경우에도 보면, 똑같은 모델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사진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초보 사진작가분들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놓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똑같은 모델분이 반복적으로 사진에 등장한다는건 바꿔 얘기하면, 모델분이 이 사진 작가와의 활동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상호무페이 환경에서 일반인 모델분과 인물스냅사진을 촬영한다고 할 때, 사진을 잘 찍는것보다 더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는겁니다. 어쨌든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진 결과물보다도 사진을 촬영하고 시간을 보내는 그 과정이 즐겁지 않다면,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일반인모델분들과 상호무페이 촬영을할 때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델 섭외 과정과 모델분과의 의사소통(매우 중요!)
- 촬영 장소에 대한 배경지식
-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물에 대한 감각
- 예쁘면서도 유니크한 사진 결과물
- 사진 촬영 과정을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요소들(초보작가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
등등입니다.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보 작가분들의 실패 사례를 저는 자주 듣는데, 보통 어떻게든 모델이 구해지게되면 그 모델분을 너무 힘들게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모델분을 놓치게 되면 다음에 모델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악순환이 발생하는건데요. 예를들어 사진 촬영을 7시간 넘게 해버리는 상황 등입니다. 모델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델 역시도 사진작가 못지 않게 에너지가 많이 들고 체력 소진이 심하며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가 활발해지면서 스냅시장도 많이 커지고 사진 활동을 하는분들도 엄청나게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느낍니다. 요즘에는 실제로 카메라 성능이 워낙 좋아가지고 가장 저렴한 초보자용 미러리스와 50mm 단렌즈 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고 보정 없이 원본만으로도 가능하며 AI 기술 등을 이용하면 보정도 과거만큼 어렵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물 촬영 역시 사람 대 사람으로하는 활동이므로 카메라에 집착하기보다는 사진 촬영을 하는 그 과정이 즐거워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것이 모델분에게도 좋고, 그러면 사진도 결과적으로는 더 잘나올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기도 하고요.
제가 예전에 출간한 블로그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적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글쓰기 실력이 아니라 용기다." 모델 섭외해서 일반인 모델 촬영하는분들에게도 똑같은 내용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최고 좋은 카메라가 아니라 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