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로 연초 끊기 성공적, 그리고 장단점
- 일기
- 2015. 2. 16.
전자담배로 연초 끊기 성공적, 그리고 장단점
전자담배로 연초 끊기에 도전 중이다. 현재로선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거의 성공적이라도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보건소 등에서 제공하는 금연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금연패치나 껌으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직접 찾아가고 상담받아야하는 것도 귀찮거니와 시간도 잘 안나서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하루에 한 값 ~ 한 갑 반 정도를 태우는... 좋은말로 애연가고 나쁜말로 골초 수준이었던 내게 갑작스런 금연은 도무지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희박한 게임이었다. 사실 담배값 오르기 전부터 몇 번 금연 시도를 했으나 채 몇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실패했기 때문에 과연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지난 2014년 10월 13일에 블로그에 올린 전자담배 구매 후기 ↩글의 날짜를 보니 전자담배를 피운지 약 4개월 정도 지났다. 물론 담배값이 2015년에 올랐기 때문에 그전까지 연초를 조금씩 피우기도 했다. 며칠간 전자담배를 끊고 연초를 피울 때도 있었고, 평소엔 전자담배를 이용하다가 술 먹을 때만 연초를 피울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2015년 1월 15일 기준으로 완전히 연초에게 안녕을 고하고 전자담배로 정착했다. 그전까지는 전자담배와 연초를 동시에 피우는 등 엉망진창의 금연시도를 했었는데, 큰 마음먹고 의도적으로 참은 결과 연초는 피우지 않게 되었고, 지금은 연초를 피울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전자담배지만 연초 만큼의 파워풀한 느낌은 없기에 의도적인 노력은 뒷받침되어야했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되어야한다. 대신에 전자담배를 피우는 양은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처음 연초를 끊었을 때 계속 목이 칼칼하면서 가래가 나오고 했었는데 이건 금연했을 때 대다수가 겪는 현상이라고 한다. 지금은 흡연자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쾌적함이 있는게 사실이다.
마샤 정품의 전자담배를 이용 중이다. 기기에 아무런 이상도 없고 무화량도 좋아 만족스럽다. 게다가 안동점 사장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다. 덕분에 목줄이나 파우치, 기타 자잘한 제품들을 얻어 써보기도 하는 중. 요즘에는 저렴한 전자담배 기기도 많다고 들었다. 그 중에서는 정품이 아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결합이 안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위험도는 다소 높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고.
얼마전까지만해도 전자담배의 모양새나 색상이 다들 거기서 거기였다. 무화기는 검은색이나 흰색 또는 회색이고 연필처럼 생긴 모양이라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예쁜 색상의 디자인과 무화기 디자인이 있어 애용하는데 하나의 재미가 된다.
워낙 애연가 였던데다 작가나 블로거로서 PC 앞에서 장시간 스트레스를 겸한 작업률이 높다보니 전자담배를 많이 태우는 편이긴 하다. 마샤 사장님 말로는 안동점 액상 구매 TOP 2 정도 된다고한다. 액상 소비가 빠르다는 건데,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전자담배를 많이 태운다는 뜻이된다. 여전히 그리운건 모닝커피 한잔과 구수한 담배 한 까치. 이건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란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창조적 예술가를 표방하는 작가에게, 그것도 텍스트를 쓰는 흡연자 작가에게 담배를 끊으라는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담배 한대 피우면서 이런저런 상상력을 발휘하고,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씹었고, 빠트렸던 논픽션과 경험들을 되새김질해서 지금껏 3권을 책을 낸 작가가 바로 나. 실제로 연초를 피우지 않기 시작할 때부터 연재 에세이나 칼럼을 쓰지 못하고 있는건 사실이다. 이것을 꼭 담배의 영향으로 보기엔 어렵지만(전자담배를 피우는 중이기 때문에), 아예 영향이 없다고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래나 저래나 연초를 완벽하게 한 달 이상 끊은건 처음이다. 연초를 이틀이나 삼일만 피우지 않더라도 연초 피는 사람들 근처만 가면 역한 담배냄새 때문에 치를 떨어야했다. 흡연자에겐 구수하고 달콤한, 그러나 비흡연자에겐 너무나도 독한 그 담배냄새가 이제는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담뱃내
가 이제는 역겨운 수준까지 도달한 듯하다.
참 오랜기간 피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별 직전인 연초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전자담배를 몇 개월간 피우면서 느꼈었던 전자담배의 장점과 전자담배의 단점을 정리해본다.
전자담배의 장점
냄새에서 자유롭다.
연초를 끊었을 때 가장 유용한건 바로 냄새와 관련한 부분이다. 냄새로 피우는 담배인데 냄새 없는 담배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래서 연초의 냄새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흡연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만은 못했던게 사실. 게다가 옷이나 몸, 머리카락 등에 냄새가 장시간 남아있는 특성상 담배냄새에서 자유롭다는건 전자담배 최대의 장점이라 하겠다. 전자담배에 포함된 소량의 향 같은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담배냄새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독하지 않아서 너무 기분좋은 경험을 하고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피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면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전자담배는 얼마든지 피울 수 있다. 일단 재떨이가 필요없고 꽁초를 처리해야하는 일도 없다. 그래서 주변이 깨끗하다. 혼자사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연초를 피워도 되겠지만 그 매캐한 연기가 방 안에 가득차는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연초를 피울 때에도 방 안에서는 절대로 피우지 않았었는데 사실 컴퓨터 앞에서 담배 한대 피우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전자담배는 어느정도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전자담배 몇 번 빨면서 쓰는 중. 화재의 위험성과 라이터가 필요없다는건 덤이다.
양을 조절해가며 피울 수 있다.
연초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 번 불을 붙여버리면 어지간해서는 한 까치를 다 피우게된다. 상황에 따라 장초를 버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한 모금빨고 끝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전자담배로는 한모금만 딱 빨고 그만두는 것도 가능하다. 흡연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신에 연초 기준 한 까치 이상의 니코틴을 순간적으로 흡수하게 된다는 단점도 동시에 존재한다. 어쨌거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건 장점에 가깝다.
가격적 메리트
담배값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건강보다는 돈 때문에 담배를 끊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 중 1명인데, 연초 기준으로 하루에 1갑으로 계산해보면 한달에 약 135,000원(4500*30) 정도가 담배값으로만 소비된다. 전자담배의 경우 양을 조절해가면서 피울 수 있기 때문에 측정 기준이 애매한게 사실이지만 꽤 많이 피우는 나의 기준으로볼 때 한달에 약 112,000원(28000원짜리 액상 1개가 일주일만에 소비된다고 가정)으로 조금은 저렴한 수준이다. 물론 액상 통째 하나를 일주일만에 다 피우는건 엄청 피워대야하는 수준이고, 일반적으로는 액상 하나에 2주일 정도 간다는 평가다. 결국, 개인적으로는 가격적 메리트가 크진 않고 소소하며, 보통의 흡연량을 가진 사람에겐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 하겠다.
전자담배의 단점
그렇다면 전자담배는 장점만 있느냐? 꼭 그렇지는 않다. 연초에 비해 귀찮고 번거롭고 다양한 단점들도 있었다.
부지런해져야한다.
일단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연초를 피우는 흡연자에 비해 부지런해야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코어(core)를 태울 수가 없어 연기가 나지 않으므로 배터리는 항상 있어야한다. 배터리 관리는 스마트폰 배터리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까지 올라올 수 있다.
두번째로 액상을 주기적으로 집어넣어 줘야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 중 한개다. 그래서 술자리나 장시간 출타를 할 때엔 전자담배기기 뿐만 아니라 액상까지 함께 들고다녀야한다. 이것은 페어(pair)다. 마치 연초와 라이터를 함께 들고다니듯 그렇게 들고다녀야한다.
액상 구매가 번거롭다. 연초는 근처 슈퍼나 편의점 등 그 어디에서나 돈만 주면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비해 전자담배 액상은 자주 이용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치 담배가 떨어져갈 때의 압박감을 액상이 떨어져갈 때 똑같이 느끼게된다. 특히 장거리 출장이나 여행에서 액상이 고갈될 경우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된다. 액상을 구매하자니 생소한 곳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연초를 피우자니 이제껏 금연한게 아깝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액상을 미리 구매해놔야하는 것도 작은 부담이다.
주기적으로 기기를 청소해야한다. 어쨌거나 연초처럼 깨끗한 필터가 제공되는게 아니고 계속 입으로 가져가는 기기이다보니 보다 청결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줘야한다. 보통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청소 기기가 있어서 청소를 맡기면되는데, 장시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일 땐 직접 청소해야하거나 청소를 안하게된다. 이래도 저래도 귀찮은 일이다.
가습현상
전자담배의 악재 중 한가지는 가습현상이다. 이게 뭐냐면, 똑같은 향을 가진 주력 상품(뭐 레몬맛, 딸기맛 등)을 한동안 피우게되면 나중에는 그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준까지 오르게되는데, 이게 바로 가습현상이다. 이럴땐 다른 맛으로 바꿔주면 되지만 마땅히 원하는 맛이 없을 땐 난감하다. 나 같은 경우에도 주력으로 블루베리 맛을 선호하는데 계속 블루베리 맛을 피우다보면 나중엔 블루베리 향도 안나고 맛도 안나고 그냥 가습기 흡입하는 느낌밖에 남지 않는다. 결국 2~3가지의 주력 상품을 정해야한다는 소리고, 이것은 곧 이런 저런 담배 맛들을 몇 번 체험해보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맛을 찾아나가야하는 경험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소리. 특히 어떤 맛을 잘못 고르면 목도 엄청 아프고 머리도 아픈 경우가 있다. 연초의 경우 주력 담배 하나를 계속 피우는 것에 비교할 땐 단점이 아닐 수 없다.
니코틴 흡입 상승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건 양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액상에 니코틴 농도를 얼마나 할지에 따라 흡입량이 다르고, 흡연 습관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만약 나처럼 하루종일 줄줄 빨고 사는 사람에겐 연초보다 더 많은 니코틴을 흡입하게 되는 셈이된다. 그래서 니코틴 농도를 차차 줄여나가면서 연착륙 시키는 전략은 결국 실패했다. 최종적으로 이것은 연초는 끊었지만 전자담배는 못 끊는다는걸 암시한다. 여기에서부터 머리가 아파진다. 니코틴 농도를 낮추자니 흡입량은 더 늘어날거고, 니코틴 농도를 높이자니 전자담배를 못 끊게되는 악순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략 이정도가 전자담배를 몇 개월간 피우면서 느꼈던 장단점 들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건 연초도 끊고 전자담배도 완전히 끊는 것임은 변함이 없다.
* 관련글 :감동의 전자담배 구매 후기(안동 전자담배 마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