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자신이 하고싶은 것은 뒤로하고 현실에 맞춰 살아가길 반복한다. 때때로 가슴 한 복판에서 올라오는 욕망을 억누르며, 상상이나 꿈으로 그것을 달래가며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평범한 삶에서 특별한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우리들의 현재를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월터 마티는 매거진 회사에서 16년간 포토 에디터로 일하는 직장인이지만 평생토록 특별한 것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사나이다.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한 그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자신의 욕망을 달래기 위해 잠깐의 멍 때리는 시간으로 상상하는것이 유일한 취미다. 상상 속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직장 상사와 대판 싸우기도 하고,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의 벤자민처럼 로맨틱한 사랑으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위험에 빠진 누군가를 구해주는 것도, 짝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키스타임도 오로지 상상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현실에서는 그 무엇도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 자체가 결여되어 있는 월터 마티. 월터 마티의 일상은 우리내 삶과 거의 다를바 없다는 사실로 인해 답답하면서도 시종일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당신의 프로필에 넣을 특별한 경험은 무엇입니까?"
인터넷 윙크 사이트 E-하모니 담당자의 질문에 우리는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 월터 마티는 특별히 해본 것도, 가본 곳도, 재미있는 일도 없기 때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명대사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this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That this is the purpose of Life(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다). 이 문장은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월터 마티는 스크린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메시지를 던진다. 당신 인생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세상을 보지도 않고, 장애물을 마주할 생각도 없고, 인생의 목적도 없는 그런 인생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겠냐고.

월터 마티가 전설적인 사진작가 숀을 찾기 위해 air greenland 비행기에 올라탈 때, 활주로에 That this is the purpose of Life가 나타난다. 가만히 앉아서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두 발로 직접 뛸 때,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었을 때, 월터 마티의 상상은 현실이 되기 시작했고 결국엔 상상보다 더 멋진 현실이 눈 앞에 나타났다.

영화와 아주 잘 어울리는 OST와 틈틈히 나오는 멋진 풍경들은 일에 찌들고, 사회에 찌든 어른 아닌 어른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월터 마티는 시종일관 나 같았고, 배낭을 메고 히말라야로 도전할 때는 존경스러운 모험가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현실이다. 우리들은 현실에서조차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역시 쉽지가 않은 시대를 살고있다. 모두가 꿈꾸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들. 때로는 망설이게 되고 고민하다가 시간에 의해 잊혀버리는 나날들.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는 삶을 살고있는 건 아닐까.

영화는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를 연상시킨다. 사진작가 숀은 조르바 같았고, 월터 마티는 카잔차키스 같았다. 눈표범처럼 동물적으로 살아가는 삶과 흑백사진처럼 현실에 적응될대로 적응되어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삶. 그리고 그 둘의 만남. 마지막 라이프 매거진의 표지 사진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본 월터 마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영원히 살 것처럼 차갑게, 당장 죽을 것처럼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동경한다. 대부분의 삶이 미지근하다 못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할만큼 심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확실히 우리들의 삶에는 강렬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심심한 국에 마법의 스프가 필요한 것이다.

현실 전체가 아니라 현실의 일부분 만이라도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위해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둔다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듯, 우리의 상상 역시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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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표』,『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1인분 청춘』의 저자, 작가, 강사, 글쟁이, 블로거, 문화 콘텐츠 매니저, me@namsi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