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만나는 구미 푸드트럭 꼴통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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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만나는 구미 푸드트럭 꼴통버거

경상북도 안동이 고향인 안동사람으로서 나는 안동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이 지역에는 고향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많은 위인들이 있다. 안동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안동의 모든것을 칭찬하고싶진 않다. 잘못된점을 꼬집고 이야기하고 목소리낼 수 있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란다. 그래야 발전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동에서 어떤 사항에 대해 잘못된점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소비자가 계속 억울하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잦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 단점을 이야기하자니 그 대상이 되는 이면에 ‘지인'이 있다. 비즈니스와 사람간의 관계는 혼용될 수 없고 별개의 객체로 보는게 정상적이지만 안동 지역사회는 오히려 그 반대인 '끼리문화'가 너무나도 강해서 그 누구도 잘못된점을 이야기하지 않는, 말하자면 보이는 곳에서는 만장일치로 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뒤에서 서로 욕하고 다니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낭비에 가까운 일이다. 모두가 알고있는 잘못된점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 벙어리 사회. 그게 안동이다. 용기를 갖고 이야기했다가는 몰매를 맞고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지인들과의 관계까지 망치기 일쑤다. 안동에서 수년째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들만봐도 알 수 있다. 몇 년동안 바뀐게 하나도 없는 그런 축제들. 관계자가 아니면 사람도 별로 없는 정체된 행사에서 중장기적인 수익을 도모하는건 불가능한 일이다.

두번째 문제는 서비스 산업 측면이다. 안동은 진짜 희한하게 2017년에도 배짱 장사를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당최 익숙해지질 않는다. 이번에 열린 웅부 도깨비 잔치 10% 할인 쿠폰 업체들 중 일부는 현장에서 할인을 거절했다.(해봤자 고작 몇 백원~ 천원 정도의 금액이다) 저녁 8시 밖에 안됐는데 재료가 다 떨어져서 장사가 종료되는가하면, 기다리는 웨이팅 줄이 뻔히 있는데도 단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새치기를 허용하기도한다. 사람은 많고 앉을 자리는 부족하다. 돈이 있어도 쓸 데가 없다. 5천원짜리 푸드트럭 음식을 50분 웨이팅해서 겨우 먹고, 주문을 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음식이 안나와서 나중에 물어보면 주문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서비스 정신이 배제된 곳이 많다. 장사가 안되는걸 서비스나 품질 탓으로 돌리지 않고, 정치인 탓, 지역사회 탓, 안동 탓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시간날 때 마다 쫓아다니는건 식품대전이나 박람회, 강연, 마케팅 미팅, 서비스 품질 향상 부문이 아니라 정치인 토크쇼, 모 정치인 출판기념회 따위다. 장사가 잘 될리 만무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동 사람들 중에서는(특히 내가) 최소한의 품질과 서비스 평균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프렌차이즈 업소나 타 지역에서 넘어온 가게를 선호하게 된다. 신토불이? 지역민 살려줘서 서로 돕고살기? 다 공염불이다. 소비자는 굉장히 까다롭고 똑똑한 존재이므로 맛과 서비스 모두 형편없는 식당을 단지 안동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전문용어로)빨아줄 의무는 없다.


꼴통버거를 소개하는 글에서 장황하게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꼴통버거가 안동에 상주하는 다른 음식점이나 푸드트럭보다 훨씬 나은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꼴통버거는 구미에서 영업중인 푸드트럭인데 행사가 있을 때 종종 안동으로 온다. 안동에 상주해서 장사하는 푸드트럭을 이용하다가 타 지역 푸드트럭을 이용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꼴통버거는 가격 경쟁력이 있고 주문이 정확하며 두 명이서 요리를 하기에 비교적 음식이 빨리 나오는게 인상적이었다. 가장 좋았던점은 웨이팅 라인을 관리해주는 (직원인지 알바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30분 이상 기다렸는데 재료 다 떨어져서 음식이 없다고할 때의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 알 것이다. 미리미리 알려주면 나쁜 이미지도 방지하고 소비자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음식 맛도 아주 맛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가성비가 좋은 푸드트럭이다.


여기는 카드도 된다. 그리고 카드가 된다고 앞에 적어뒀다. 이 사소한 차이는 장사꾼의 솔직함을 드러내는 가장 쉬운 전략 중 하나다. 다른 푸드트럭들도 어지간하면 다 카드된다. 단지 카드 된다는 말을 안할 뿐이지. 음식 주문해놓고 음식 다 만들어진 다음 받아들고 현금없고 카드 뿐이라면서 카드 들이밀면 다들 결제해줄거다.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현금을 내도록 강요받는 안동 시민들이 안타깝다.


꼴통버거는 딱 맞는 사이즈의 상자에 각각 담겨나온다. 뚜껑이 있는 종이상자이므로 보다 위생적으로 운반하는게 가능하다. 길거리 음식이라는 장점을 이용해서 대체로 뚜껑없이 대충 종이 상자에 담겨나오는 꼴만 보다가 이런걸 보면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꼴통버거의 이름이 '버거'라서 햄버거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햄버거 보다는 핫도그에 가깝다. 어감은 꼴통도그 보다는 꼴통버거가 더 나은듯. 


종이 상자 위에 어떤 메뉴인지 적혀있으므로 헷갈리지 않게 먹으면 된다. (심지어 상자에는 '핫도그'라고 떡하니 적혀있다.) 음식은 꼴통버거에서 샀는데 왜 상자에는 그냥 핫도그라고만 적혀있을까? 내가 만약 꼴통버거를 운영하는 입장이었다면, 당장 이 상자부터 꼴통버거 디자인으로 바꿀 것이다.


꼴통버거의 핫도그는 메뉴가 다양하다. 사실 재료는 비슷하고 들어가는 소스에서 크게 갈리는 모양이다. 치즈버거와 꼴통버거라는 메뉴가 가장 맛있었다.

이 메뉴만큼은 얕잡아보면 큰 코 다친다. 상당히 맵다.


내 생각엔 안동에 상주해서 팔아도 상당히 잘 팔릴만한 아이템인 것 같다. 2,500원이면 크게 부담되는 금액도 아니고 무엇보다 핫도그의 맛이 뛰어나고 간편하다. 먹기에도 좋고.


안동에서 꼴통버거를 자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안동에서 배짱장사하는 사람들이랑 비교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퀄리티가 괜찮은 푸드트럭이었다. 다른 푸드트럭보다 여길 먼저가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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