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참외, 달콤한 황금빛 과일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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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참외, 달콤한 황금빛 과일을 '알아보자'
안동 도양참외, 풍천참외작목반연합회

이 글은 2015년, 약 1년동안 안동 농특산물에 대한 권역 조사와 농장 취재, 농장주 인터뷰, 농산물 연구조사를 거치면서 2015년 안동시청 유통특작과 안동농특산물 SNS 홍보 프로젝트 '안동농부이야기'에 기고한 글입니다.

안동시 풍천면 도양리.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엔 조용하게 자란 황금빛 참외가 있다. 이 친구의 이름은 안동참외. 얼굴도 예쁘고 맛과 당도도 좋은 녀석이다. 이 친구 없이 어떻게 여름을 시작할 수 있을까? 참외는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름 과일이다.

맛과 당도가 절정에 오른 과일계의 백미 안동참외는 맑은 공기, 조용한 분위기, 고즈넉한 마을에 울려퍼지는 웃음 소리, 그보다 더 아름다운 농부의 마음이 물든 6월에 달콤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6월 초의 안동 풍천면 도양리는 말 그대로 노란 참외 세상이다.


여름이 찾아옴을 질투하듯 금계국이 활짝 핀 원도양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도양리 마을과 다수의 참외 하우스가 나온다. 안동 풍천면(도양리, 광덕리)에는 113농가가 46.8ha의 땅에서 안동참외를 경작하고 있다. 이 곳은 2013년 기준으로 2,190톤을 생산하며 4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금계국의 색이 마치 참외와 닮아보였다.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할 때, 이 날 마침 단비가 내려 촉촉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도양리 마을회관 정자는 참 정겨운 풍경이었다. 마을 정자에 올라 참외 하우스를 구경해보니 꽤 거리가 있는데도 참외의 향기가 느껴졌다. 여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 곳에서 모르는 어르신과 함께 장기 한 판이라도 두면 좋겠다 싶었지만 한창 수확 중인 도양참외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 풍경처럼 이 곳의 농부들의 인심도 참 아름다웠다.

참외는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여름 과일로 수박과 함께 여름과일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피로회복과 숙취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술 안주로도 손색없다. 애주가들이 특히 좋아하는 과일이다. 여름 과일이 대개 그렇듯 몸을 차게해주는 성질이 있어서 무더운 여름엔 이만한게 없다.

아름다운 마을을 쏙 빼닮아 예쁘게 자라고 있는 안동참외들은 친환경 거름을 먹고 황토 바닥의 기운을 받아 청정지하수를 마시면서 커가고 있었다. 수확이 한창이었던 안동참외는 동글동글 예쁜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참외 꽃은 금계국 못지 않은 자태를 뽐낸다. 참외, 참외 꽃, 금계국까지... 노란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안동 풍천면 도양리였다.


날씨가 무더운 6월인 까닭에 참외 수확은 이미 새벽 시간 때 한차례 이루어졌다. 아침 일찍 찾아간 덕분에 마무리 수확작업의 현장을 볼 수 있는게 다행인 상황.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대의 참외 하우스는 무척이나 덥기 때문에 작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래서 참외 수확은 보통 시원한 새벽에 이뤄진다. 일교차가 안동 큰 지역인만큼 뜨거웠다가 차가워지길 반복하는 날씨가 안동 참외의 육질과 당도를 만드는 효자인 셈이다.


농장에선 하루치 마무리 수확과 마지막 정리정돈이 끝나가고 있었다. 작목반의 권윤현씨는 이른 새벽부터 참외를 수확하고 정리하기에 바빠보였다. 한시라도 빨리 출하하여 싱싱한 참외를 고객에게 주고싶다는 마음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그. 이 농장의 주인은 풍천 도양리에서 참외 농사를 짓는 권윤현 부부다. 순박한 웃음을 가득 갖고 살아가는 분들이다.

초등학생이 보물찾기를 하며 보물을 줍듯 황금알을 줍는건 재미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허리를 굽혀 주워야하는 특성상 고된 작업이기도 하다.


애기 얼굴이 통통하니 귀여운 것마냥 안동참외도 귀엽게 생긴게 특징이다. 만약 ‘좋아요’버튼이 있다면 무한정 누르고 싶어질만큼 귀여웠다. 갓 수확한 안동참외의 맛은 더욱 특별하다. 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과즙까지... 참외계의 끝판대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외의 수확시기는 겉껍질이 노랗게 변할 때다. 잘 익은 참외의 맛은 말이 필요가 없다. 참외는 덜 익으면 달지 않고 너무 익으면 아삭하지 않기에, 달면서도 아삭할 때 수확하는게 핵심!


수확이 끝난 참외는 작업장으로 이동하여 선별작업이 이뤄진다. 먼저 깨끗한 물에 한번 씻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과정을 안동말로 하면 한 번 ‘가새’는 것이다. ‘가새’진 참외는 무게별로 분류해주는 트레일러에 옮겨진다.

이렇게 수확된 참외는 작업장으로 옮겨져 선별 작업으로 이어진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트레일러에 올려져 무게별로 분류된다. 예쁜 참외들이 크기별로 분류되어 빠르게 정리된다.


분류가 끝나면 박스에 담긴다. 황금빛 군대가 도열해 있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실제론 안동참외였다. 생김새만으로도 아삭해보이는 참외는 덜컹, 덜컹, 흥겨운 박자에 맞춰 무게별로 이동하고 있었다.

안동참외, 그리고 풍천참외작목반의 참외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을 닮은 참외였다. 어린시절 부모님이 깎아 먹여주던 그 참외의 맛. 가볍게 깎아 어지럽게 놓았을 뿐인데 단 내가 진동을 한다. 색도 좋고 크기도 적당한 것이 심지어 맛까지 좋으니 더할나위가 없었다. 달았다. 중독성 있는 향과 맛 때문에 자꾸 집어먹다가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안동 참외의 아삭함과 단 맛은 단연 일품이다. 몸에도 참 좋은 안동참외지만 다른 지역 참외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않아 무척 아쉬웠다. 참외를 가로로 가르면 마치 꽃처럼 예쁜 속살을 보여준다. 속이 꽉 들어찬 단단한 참외다. 참외의 마음을 닮았는지, 인심으로 꽉 찬 풍천참외 권윤현 부부의 표정도 참외처럼 맑았다.

모든 과일이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맛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안동참외 대부분, 그리고 도양참외 역시 그 날 수확한 참외를 그 날 판매한다. 신선함을 위해 익지 않은 참외를 미리 수확하지 않으며, 딱 먹기 좋을 때 수확하여 바로 판매하고 있다.


나눠진 참외는 10kg 짜리 판매용 박스에 옮겨 담아져 예쁘게 정렬한다. 기본 10kg 박스로 출하된다. 이름 석 자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 품질까지 보증해주는 안동참외다. 조용한 곳에서 마음껏 자라난 덕분에 맛있고 몸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물량 대부분이 농협을 통해 고객들과 만난다. 10kg 박스지만 인심이 넉넉해 실제론 12kg 이상 들어가고 있었다.

참외 맛은 워낙 좋으니 두 할하면 입 아프고 농장주 부부에게 서로 참외를 먹어주면 어떠냐고 부탁해보았다. 수 십년 참외 농사를 지어도 먹여주는건 처음이란다. 무척이나 쑥쓰러워 하셨지만 이내 웃음 꽃이 피어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여주면 더욱 맛있는 안동참외다. 건강함과 좋은 추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과일이다.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는 6월의 어느 날. 안동 풍천면 도양리의 노란 참외 세상은 그렇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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