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벚꽃축제, 올해도 벚꽃으로 봄은 시작되다.
- 여행 정보/관광 여행지
- 2012. 4. 15.
얇아지고 짧아진 옷차림 만큼, 봄도 성큼 성큼 다가온게 느껴진다.
시민들의 즐거움이 들려오는 곳이다.
이번 안동 벚꽃 축제에는 다양한 구조물들이 자리했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꽃 보기가 전부였다면, 볼거리들이 꽤 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구조물은 좋지만 사람들이 외롭게 서 있는 모습은 좋지 않다.
아름드리 나무 그늘 밑에 발걸음을 쉬게 할 수 있는 의자를 더욱 배치하면 좋을것이다.
현재는 일부의 장소에만 벤치가 있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안동 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4월에는 열린초대전이다.
물론, 열린초대전에서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지는 모른다.
문화예술의전당은 홍보가 절실하다.
벚꽃이 정말 아름답게 피었다.
만개 직전.
안동 시민을 위해 안동 시민이 심은 이 나무들.
우리가 직접 심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그 혜택이 돌아온다.
후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사다리를 배치해서 어린이들이 나무위에 올라갈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쁨을 줄 것이다.
위험할 수 있으니 꼭 보호자 동반으로 가야만 하겠다.
튼튼한 나무는 한동안 꽤 무거운 노동을 해야되는듯해서 마음이 아프다.
눈길을 사로잡는 시 구절들이 있다.
하지만 찬찬히 읽어보기에는 가독성이 좋지 않다.
소문에 의하면 양은냄비로 만든 구조물이다.
멋지구나!
무엇을 표현한것인지, 재료는 무엇인지, 누가 제작한것인지에 대한 해설이 없어서 아쉽다.
말 없는 자연은, 한마디가 없어도 우리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벚꽃 축제와 함께하는 청소년 락 페스티벌이 한쪽에서 진행됬다.
팜플렛을 살펴보니 예선전이다.
참가자는 무려 50팀.
진행자가 너무 시간을 끌어서 원성이 터져나오던데... 깔끔하게 진행해주길!
간만에 예전에 함께 랩하던 동아리 후배를 만났다.
알고보니 랩으로 페스티벌 참가.ㅋㅋㅋㅋㅋㅋ
자그마하게 마련되어 있는 야시장 코너.
동전 던지기 라든가, 농구, 다트 등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예전 같았으면 여기에 몇 천원이나 쏟아부었을터다.
하지만 나이가 먹었는지... 이제는 눈길조차 안간다.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음료수들.
이런거 하나쯤은 꼭 사먹어줘야 한다.
각설이 군단도 이제는 전문화되고 있다.
각설이 코너에 천막과 의자가 왠말인가.
이런건 땅바닥에 둥그럽게 모여 앉아 보는게 제맛인데 말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옛날 느낌의 각설이 코너가 그립다.
그때는... 흙바닥에 앉아 하루종일 봐도 지루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음식점 코너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파이프들.
정리되지 못한 모습이 경관을 해친다.
잠깐 구경해보는 천냥마트 코너.
진짜 없는거 빼곤 다 있다.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면 좋을듯한 동화책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이런거에 관심이 없다.
필요한게 있어서 한개 샀다. 아니 3개 샀다 ;;
미니 바이킹!
탈 수만 있다면 나도 타보고 싶다.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모두를 즐겁게 한다.
나들이를 하다보면 금새 배가 고파진다.
또 향긋한 냄새들을 따라가면 결국엔 음식점 코너다.
축제라면 이런건 한개씩 사먹어야 뭔가 한것 같다.
좀 팔아준다는 의무감도 있었을까.
또 다른 구조물.
구멍이 송송 뚫린것이 시원해 보인다.
날씨가 아주 화창하다.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완연한 봄 날.
아이들은 세상모르고 즐거워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것이다.
축제에는 항상 가족들이 많은데, 신기하게도 모든 가족들이 아이를 1~2명씩 데리고 다닌다.
그런데도 출산저조라니...
아이를 가진 사람들만 축제에 오나보다.
이육사의 절정.
축제도 곧 절정으로 치닫을거다.
안동에서는 이육사의 생가(태화동에 위치해있음)가 그냥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있다.
그만큼 문화유산이 많은곳이지만, 제대로 활용하고 보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서히 나아질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번에는 다양한 길거리 공연들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맑은 하늘아래 아름다운 벚꽃들이 사람들을 반겨주는 곳이다.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이면, 아주 멋진 조명으로 꽃들을 밝혀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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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형상을 띤 철사 구조물.
누군가가 멋지게 만들어 두었다.
나무에 메달린 것들의 색을 보니 아마도 야광인가보다.
벚꽃의 인기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는 개나리가 안쓰럽다.
왜 하필 벚꽃과 비슷하게 피어나느뇨.
가을에는 실컷 볼 수 있는 밤과 은행.
봄에는 사먹기가 좀 애매하다.
역시 슬러시가 최고다.
맛은 그저 그렇다. 그냥 기분으로 사먹는거다.
이쯤에서 옛날 옛적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시민을 위한, 시민들에 의해 나무가 심어지고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를 만든것도 결국에는 시민들이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축제는 말 그대로 진짜 축제였다.
즉, 아무런 제약이나 규율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움직이고 구경할 수 있었다.
재래시장에서 생업으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축제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떤 절차 없이도 아침 일찍 일어나 목 좋은곳에 자리를 펴면, 그곳이 장사터가 되었다.
나는 축제장 바로 옆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에 이런 사실을 아주 잘 알고있다.
그때는 정말이지, 상인들의 목소리로 시끌벌적한... 말 그대로 축제였다.
스피커로 틀어대는 음악 따위가 있을리 없었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축제가 전문화되고, 모든 프로세스가 절차화되었다.
몇 안되는 축제 입점 상인들은, 입점을 위해 부담되는 계약금을 지불해야 될것이다.
재래시장에서 하루벌어 하루 먹는 '진짜 안동의 상인'들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왜 시민들이 만들고 시민들이 구축한 역사적인 축제가, 종국에는 소수의 사람들 배만 불리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불어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하다.
볼거리가 늘어나고, 즐길거리가 늘어났지만, 무언가 '정'을 느낄 수 없는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예전에는 축제장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무척 즐거웠지만, 요즘은 몇 시간만 돌아다녀도 금방 실증이 난다. '정'이 없다. 사람 냄새가 안난다.
현재 안동 벚꽃 축제는 서서히 관광상품화의 길을 걷고 있다.
중요한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안동에서 열리는 축제는 반드시 재래시장과 연계해야 한다.
재래시장 상인들을 축제장으로 우선 입점 해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재래시장을 살리는 길이고, 모든 시민들을 살리는 길이다.
그들이 우리네 아버지며 어머니기 때문이다.
날씨 좋은 날.
축제장은 시끌벅적 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역시 봄에는 벚꽃이 최고다.
페이스북에는 벌써부터 벚꽃 인증샷이 넘실거린다.
행간에서는 축제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글쎄다.
그 누가 자연을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벚꽃 축제의 정확한 기간은 '벚꽃이 필때부터 벚꽃이 질 때까지' 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