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여행] 안동여행코스 - 안동 병산서원 : 산과 낙동강을 병풍으로 삼다
- 여행 정보/관광 여행지
- 2012. 6. 16.
안동에서도 상당히 변두리에 위치해 있어서 자주 찾아가기 힘든 곳.
하지만 볼거리가 풍성하고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이 공존하는 곳.
병산서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원 앞 쪽에 있는 산이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로 병풍을 두른 듯 뻥~ 뚫린 정면 앞에 떡 하니 산이 배경을 연출합니다.
제 눈으로 보건대, 단순히 산 뿐만 아니라, 산과 낙동강 그리고 하늘이라는 3가지 요소가 함께 배경을 연출해주더군요.
문화지 관광에는 명칭의 의미를 살펴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여행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의하면, 병산서원은 자연건축으로서의 가치가 높습니다.
산과 낙동강과 백사장은 자연 그대로 있는것인데 반해,
그 근처에 무조건 건물을 세운다고 그것이 병풍이 되거나 배경이 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산서원을 건축할 때의 지혜를 엿 볼 수가 있지요.
낙동강보다는 한층 높은 지형위에 서원이 위치해 있다보니,
낙동강을 굽어본다는 표현이 정말 적절한 곳입니다.
제가 병산서원을 찾아간 날은 하늘이 무척이나 맑은 날이었습니다.
바람이 미친듯이 불더군요 ㅠ
서원의 규모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면 한 10분 정도면 모든곳을 훑어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규모에 비해 정갈한 건물배치와 마당이 아름다움,
그리고 병산서원 입구에 있는 대강당으로 쓰이던 2층의 만대루를 보면, 오늘날의 학교 건물이 얼마나 답답한지 이해가 갑니다.
외형보다는 내형.
그러니까 제사와 학문 그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는 가치가 건물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한국의 옛 서원이나 건축물을 관광해보면,
특이한점이 대부분 마당에 나무가 있다는 점인데요.
병산서원에도 아름드리 나무가 마당 한켠에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당에 있는 나무를 보면서 계절과 시간을 깨닫고, 자연과 동화되는 감정을 계속해서 느끼고자 마당에 배치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상으로 보면 날씨가 무척 좋아보입니다만...
이날은 무척이나 춥고 바람이 태풍처럼 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맑은 덕분에 사진은 잘나와서 좋군요!
살아 숨쉬는 듯한 목조건물은 현대인을 자연스럽게 침묵하게 만듭니다.
자연속에서 배우고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그래서 자연을 전혀 거스르지도 방해하지도 않는 교육.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이 제자들을 양성했던 곳으로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서원인 만큼 오늘날의 학교를 연상케하는 건물 배치와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저도 어릴적부터 여기에서 학문을 갈고 닦았다면, 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달았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아쉽게도 오늘날에는 병산서원에서 학문을 갈고 닦을 순 없습니다. 의무교육이 있으니까요.
추운 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을 만들어 줬을...
그러나 지금은 돌맹이와 흙들로 채워지고 있는 아궁이.
아마도 여기에 불을 떼었던 사람은, 병산서원에서도 막내들이 하지 않았을지.
첫번째 사진 옷차림을 보시고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병산서원은 한겨울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나무들도 모두 빼빼 말라 있지요.
나무가 건물의 시선을 가리고 있는 저 모습은 마치 커튼의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겨울에는 당연히 문을 닫을테니 문제 없고,
여름에는 나무가 잎을 잉태하니 커튼으로 활용하는 것.
이건 어디서 보거나 들은건 아니고 그냥 제 추측입니다 ㅎㅎ
병산서원 입구에 펼쳐져있는 배롱나무는 보호수입니다.
400년 가까이 된 아주 큰 할아버지 나무들이므로 공경해야겠죠?
목조 건물임에도 외형이 수려합니다.
색감이나 생김새들이 딱딱하지 않고 유연한 모습입니다.
담벼락엔 넝쿨들이.
병산서원 근처에서 뛰어놀던 꼬마들이 매달리기 좋았을 것 같네요~
하늘을 봅니다.
그리고 가슴을 엽니다.
병산서원의 지붕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모습때문에
마치 누군가가 복사해서 붙여넣다가 실수로 약간 달라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만큼 건축의 미형적으로 우수한 것 같습니다.
추워서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손이 시렵고 얼굴이 시렵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6월입니다;;;
기둥에서 나타나는 그림자가 멋지군요.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이었을까요?
가마?
세월의 흔적.
그리고 변하지 않는 느낌.
이제 병산서원 밖으로 나갑니다.
이곳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 이기도 합니다.
정면에 엄청나게 큰 병산. 그리고 낙동강 물줄기와 백사장의 조합.
수평선은 없지만 웅장한 놀이터에 온 듯한 패기가 있는 곳입니다.
여름에 방문하면 여느 해수욕장 부럽지 않습니다.
해수욕장은 성냥갑 건물들과 도로와 차들로 시끄럽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거든요^^
겨울에 가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물은 꽤 맑은 편입니다.
잠깐 손을 담궈봤다가 기겁해서 다시 뺐습니다.
무척 차갑더라구요~
하늘과 산과 강과 땅.
그리고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이끌려 마음도 시원해 집니다.
병산서원에서 학문을 닦던 선비들도
무더운 여름에는 여기에서 체육대회도 하고 그랬을까요?
엄청난 병산 절벽.
세계최고의 조각가가 평생을 공들여 깍아 놓은듯한 절경입니다.
겨울이므로 백사장은 휑~합니다.
사실 이렇게 추운날 물에 간다는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병산서원 근처에 저렴하고 안락한 민박집들이 많습니다.
또한 이 백사장을 배경으로 바베큐를 즐길 수 있는 그릴과 장소가 있는곳도 많으니 참고하세요.
병산서원 근처에 주차 공간이 넉넉히 있습니다.
연중무휴 이므로 언제나 방문 가능하구요.
운영시간대가 있으므로 꼭 참고하세요.
동절기 09:00 ~ 17:00
자가용으로 가시는 분들이라면 안전운전을 하셔야 합니다.
병산서원으로 향하는 도로는 비포장 도로이며 1차선이기 때문에 저속운행 하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햇살 가득한 정원에서 자연을 병풍삼아 거닐어 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