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25) 사장으로 산다는 것
- 책 도서/독서 기록
- 2012. 8. 5.
사장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상당히 외롭고 쓸쓸하며 고독한 싸움의 길로 접어든다는것을 뜻한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당신 상사로 있는 사장을 뒷담화하고, 그를 욕하는것으로 많은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상황은 하루이틀 있던게 아니니 잘잘못을 따지거나 그러고 싶진 않다.
가장 중요한것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리더들은 스스로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듯한 행동양식을 지켜야 할 때가 있다.
슬퍼도 슬퍼하면 안되고, 의욕이 없을 때에도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워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그 어디에도 하소연하거나 풀어놓을 때가 없으니, 그야말로 고독한 존재라 할 수 있을것이다.
이번 책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리더들의 숨겨진 면모를 진정성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2005년 12월에 나온 책을 이번에 개정판으로 바뀌면서 양장본으로 나왔다.
양장본이라 그런지 가격은 개정판으로 넘어 오면서 약간 상승했다.
리더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리더들의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리더라는 이름의 왕관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것일까?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책 소개의 말마따나 CEO들의 마음을 탐색한 보고서와 비슷하다.
쉽게 말해서, 요즘 서점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있는 마음치유 에세이, 혹은 위로형식의 자기계발서적의 독자를 CEO로 한정시킨 책이다.
비슷한 책으로 <사장의 본심>이 있다.
조직을 이끌고 리더쉽을 발휘해야하는 오늘날의 CEO들은 상당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사장이 된 사람이 아니라면, 그들도 예전에는 직원으로서 능률을 발휘하고 현재의 우리들처럼 살아온 사람이다. 그러나 사장이라는 직함은 그런것들을 훨씬 더 앞지르도록 압박을 가하고, 어깨를 짓누른다.
조직의 리더들은 항상 바쁘고, 항상 외로우며 고독하다.
누가 그들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텐가?
<사장으로 산다는 것>을 통해, 그들의 속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독자라면 가능할 수 있다.
사실 사장은 그렇게 어려운 사람이 아니지만, 우리들은 어렵게만 생각한다.
마치 영웅을 바라보듯 하거나, 아니면 우리를 옥죄어오는 어떤 호랑이 선생님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사장은 우리를 먹여살려주는 은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여러가지것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반대로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익힐 수 없을때도 있다.
사장이라고 해서 모두 천재거나 사업수완이 뛰어난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것은 그들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우리와 똑같은것이다.
만약 회사가 아닌 사적인 자리에서 따로 만나게된다면, 아마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어제 밤에 본 축구에 관한 이야기,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 사랑, 추억, 여행, 취미 등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처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10년동안의 취재, 사장으로서의 경험 6년, 그리고 오랜 집필기간을 거쳐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 사장의 애환을 풀어놨다.
우리가 사장을 어려워한다면, 사장도 우리를 어려워한다.
사실 그들은 사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많은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외로움은 리더들이 꼭 겪어야할 필수단계처럼 느껴진다.
아주 개념적으로 생각해볼 때, CEO가 된다는것은 모든것을 뒤로하고 혼자가 됨을 뜻한다.
사장들의 공통점은 친한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직원들에게 치어 살면서 많은것들을 감내해야 했다.
어느날, 간단하게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을때에도 그들은 연락할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들은 사실 바쁘지만 여유있다.
사장으로 살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보다 사람이 그리워지는데, 그리워지면 그리워질수록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은 줄어드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그렇다면 사장이라는 자리는 왜 이렇게 힘들고 고독한것인가?
그리고 대한민국 사장 직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왜 이리도 무겁게 다가오는가?
개인적인 견해로, 그것은 산업 프로세스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사장들은 마치 영웅 리더십을 발휘해서 전천후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활약해야만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야한다. 이것은 사업에서 업무분담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 예를들어, 회사에서 A업무는 담당자가 하고 있지만, 실제 거기에서 발생되는 비용이라든지 계획이라든지 여러가지것들은 사장의 결제를 득해야만 통과되는 경우가 많다. 담당자보다 해당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장들이 결제를 하지 않으면 진행되지 못하고, 사장의 결제를 득하면 진행되는것은 아이러니다. 이것이야말로 사장을 더욱 고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만약, 담당 업무 결정권 중 대부분을 담당자에게 맡겨둔다면, 사장은 사장 직함에 어울리는 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사장들이 모든 업무를 다 이해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사장의 애환과 진심들이 가득 담겨있다.
오늘날 사장들의 속 마음에 그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다.
그들의 고민거리에 공감하고, 그들의 스트레스를 이해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책은 사장들의 문제점들을 위로형식으로 전하고 있지만 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그것들의 해결책 제시가 부족한 면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CEO를 꿈꾸거나 CEO거나, CEO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일독해볼만하다.
직장인이라면 CEO들의 속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부터, 좀 더 높은 능률을 올린다든지 좀 더 유연한 직장 인간관계를 구축할 힌트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 - 서광원 지음/흐름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