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42)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 책 도서/독서 기록
- 2013. 5. 8.
직업이 신문기자도 아니거니와 신문기사를 쓸 계획도 없고 더군다나 신문을 거의 안보다시피하는 내가 왜 신문기사 쓰기 책을 찾게 되었을까? 힘 있는 글쓰기, 팩트 전달 방법, 짧지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위해서다.
이번 책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는 20년 경력을 가진 배테랑 현직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그러다보니 책 내용 곳곳에서 실제 기사를 쓰는 상황에서부터 편집이나 신문부의 상황까지 다양하게 정리되어 재미있었다.
좋은 기자가 바른 기사를 쓸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매우 찾기 힘든 경우는 아닐지. 우리 주변에는 언론인 혹은 언론 관계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지저분한 생활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보도자료를 홍보해주는 댓가로 촌지를 요구하고 접대를 요구하고 제대로된 취재나 기사를 쓰지도 못하면서 '나는 기자'라는 명패 하나만으로 여기저기에 간섭하려드는 경우... 우리 주변엔 어쩌면 '나쁜'기자가 더 많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정말로 '좋은'기자들도 많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할테고.
이 책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가 좋은점 중 한가지는 기사를 쓰는 방법론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가짐을 먼저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기사 작성의 실전 노하우를 알려준다.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구성이 왠지 살갑게 다가오고 신뢰성을 심어주었다.
기자의 생활 수칙에서부터 좋은 기자의 조건과 기자들에게 요구되는 덕목까지.
꼭 기자가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글로 초반부가 시작된다. 이 부분은 어떻게보면 '글쟁이의 자기계발'정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 기사와 블로그 포스트는 많이 다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점이 있다면 기본 골격이나 글로써 상대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야 한다는 점, 그 외에 제목 작명에서부터 내용 구성 및 리드 작성 등등....
사실 위의 내용은 대부분의 글 자체에 적용된다. 즉, 대부분의 글쓰기에는 어떤 공통분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뉴스기사, 블로그 포스트, 보고서, 숙제, 자기소개서 등과 같은 실용문이라면 더 많은 공통분모가 있을터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결코 아니지만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포스트를 작성한 결과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자부할 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실력이겠지만 말이다.
여러번의 인사채용 기업 특별 면접관 및 친구, 후배들이 요청해오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검토를 하다보면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글 작성을 못하는지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스펙은 되는데 그것을 표현하는것에 매우 서툰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가 많은 젊은이들의 창의력을 몰살시켰거나 그들이 매우 바쁘기 때문에 혹은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에 또는 평소에 글쓰기를 연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편없고 그저그런... 결국 거기서 거기인 자기소개서가 너무나도 많다. 도입부가 '자상하신 아버지와 인자하신 어머니....' 이 문장만 보면 곧장 쓰레기통이다. 하지만 막상 그 글을 쓴 사람은 그것을 모르겠지만...
사람이 달 나라에 가는 세상이고, 로봇 청소기가 보급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우리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그리고 진짜 학문적인 어떤 문법을 따지는 건 아니다. 잘 읽히는 글, 힘 있는 글, 뭔가 감동적이고 스토리텔링적이며 호기심을 유발하는 글을 원할 뿐.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 결국 독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뉴스 기사든, 블로그 글이든, 보고서든, 자기소개서든간에 지피지기가 되어야 할 터.
그리고 지피지기를 가장 오랫동안 연구하여 최적화된 글이 바로 뉴스 기사가 아닐까 싶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이 책을 '블로그에 좀 더 좋은 글을 쓸 순 없을까?'라는 물음을 통해 구매했고 읽게 되었다.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중요하디 중요한 간결한 문장에서부터 인칭, 글 작성 요령, 접근법, 기타 등등....
읽고나서 바로 서평을 쓰고 있는게 아니라서 많은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확실히 깔끔하면서도 좋은 내용이 가득했다.
끝으로 틀리기 쉬운 단어와 문장을 알려주기도 한다.
점검해보니 나 또한 모르고 쓰는 단어 및 흔히 헷갈리는 단어와 문장이 많았다.
기계가 점검하는 맞춤법이나 문장은 아직까지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글에는 단순히 단어와 문장만 있는게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사람만이 맥락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주 틀리는 말과 문장을 익혀두면 좋은 글을 쓰고, 메시지를 전달하는게 더욱 효과적이라 하겠다.
올바른 기사를 쓰기 위한 목적을 가진 책이지만, 글쓰기를 표방하는 블로거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얇지만 내용이 알찬 책.
책 뒷면의 소개 글처럼 '기자 지망생, 기사쓰기에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 보도글을 써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라 할 수 있겠다. 끝에 추가로 나처럼 글쓰기에 관심있는 '블로거' 혹은 더 좋은 쓰고자하는 '블로그 운영자'도 있으면 어떨까.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 김성희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