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조탑리 권정생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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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조탑리 권정생 생가

나는 그를 ‘비운의 천재 작가'라고 부르지만 세상은 그를 '아동문학가'로 부른다. 그의 이름은 권정생. 강아지똥, 몽실언니, 엄마까투리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다작한 동화작가이자 평생을 불우한 환경에서 지낸 한 노인이기도 하다. 그의 동화는 매우 차분하고 서정적이다. 그래서 좀 더 감동이 있고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그가 삶에서 겪었던 풍파와 생각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이 동화들은 엄마들에겐 눈물을,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은 2007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가장 유명한 책은 강아지똥과 몽실언니인데, 경상북도와 안동시, 그리고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그의 작품 '엄마까투리'를 모티브로 한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EBS를 통해 방영중이다.


그가 살았던 곳은 매우 한적한 동네다. 안동에서도 오지라 할 수 있는 조탑리. 도로명 주소는 조탑안길로 표기돼있다. 이 곳은 차량으로 가기에도 매우 위험한데, 도로가 딱 차 한대 지나갈만한 크기인데다가 비포장이고 정비가 되어있지 않으므로 사실상 찾아가는게 매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선생이 썼을 화장실. 푸세식으로 문을 열어 안을 볼 수 있다. 푸세식 치고도 매우 좁은 화장실이며 문도 좁다.


권정생 생가의 전체 풍경. 아담하고 작은 크기의 집이다. 그는 여기에서 동화를 쓰며 평생을 혼자 지냈다.


개를 한마리 키웠는데 그 개의 집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생의 유일한 친구이자 동료였을 그 강아지.


권정생 선생 생가의 입구. 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다. 입구에는 누군가가 꽃 한다발을 가져다 놓았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도 나중에는 꽃 한다발 사서 가져다 놓을 생각이다.


문 옆에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방명록도 있다. 선생에게 편지를 써보는 마음으로 방명록에 한 글자 남기고 왔다.


찢어진 창호지 안으로 방 안을 훔쳐본다. 선생의 사진이 정면에서 보인다. 그렇게 넓지 않은 방이다. 이 좁은 방에 온갖 책들과 책상, 가구들이 있었을 것이고 동화를 쓰기 위해 누울 공간도 있었을 것이다.


고무 대야. 다라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직접 쓰셨던 물건으로 보인다.


집 뒷편의 돌 언덕.


다시 전체 풍경. 동화계에서 엄청 유명한 작가의 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검소한 분위기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하는 곳이다. 그의 동화를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짭잘한 인세를 벌었지만 그 돈을 다시 어린이들에게 환원하기 위해 자신은 매우 검소한 삶을 살았다. 속세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그는 무슨 생각과 상상으로 동화를 썼을까. 다행스러운점은 그의 동화는 여전히 우리가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죽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동화에 그는 투영돼 있다.

이번에 샀던 책을 다 읽는 즉시 권정생 선생의 동화책을 모조리 구매해서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려고한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권정생 생가. 우리는 얼마나 편리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면서도 이토록 게으르고 불평불만을 일삼는가? 좀 더 열심히 살아야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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