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안동 충혼탑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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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에 안동 충혼탑 방문

먹고 살기 바빴던 까닭으로 생각한다. 아니, 실제로 그랬을 것이다. 어린시절 나는 충혼탑에 가족들과 가 본 기억은 없다. 하루벌어 하루 겨우 먹고사는 집에서 현충일 뿐만 아니라 쉬는날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충혼탑은 고사하고 집 근처 어디에 오붓하고 놀러가는 것 조차 사치였던 시절이었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던가!

학교에서는 간단하게 현충일에 대해 배우고 태극기를 게양하는 방법에 알아보고 여러가지를 학습하지만 딱히 기억에 남아있진 않다. 왜냐하면, 실제로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호국보훈이 무엇인지, 현충일이 무엇인지 조차 모른채로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된 후 역사, 경제, 문화 등을 조금씩 공부해가면서 이런 분야들이 상당히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20대 때에는 주로 책으로 공부했었는데, 요즘에는 좋은 유튜브 영상같은것도 많아서 예전보다 더 공부하기 수월한 것 같다. 아무튼 여전히 공부하는 입장이지만 예전과 확연이 다른점이 있다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어린시절 가족들이 자유민주주의와 그 가치에 대해,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풍부한 식견을 갖추었을수도 있겠지만 자칫하면 또 선입견이 생길수도 있어서 나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달까.

목숨의 가치는 얼마인가! 국가를 위해, 가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마음가짐은 얼마나 숭고한가! 나는 이걸 생각할 때 마다 그 숭고함 앞에 자동으로 고개가 숙여진다.

몇 년전부터 현충일에 충혼탑을 찾고있다. 안동의 충혼탑은 매년 현충일에 관계자분들을 의전하는 행사도 하고 관리도 나름 잘 되는 곳이라서 좋다. 올해 찾은 충혼탑은 행사가 끝난 뒤 약간은 조용한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분들과 가족단위로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 가족들은 즐겁게 사진도 찍고 충혼탑을 둘러보고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좋은 잔디밭도 있어서 잠깐이나마 숭고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안동 충혼탑을 방문하면 내비게이션에서도 멋지네 충혼탑이 나타난다.

태극기 게양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내가 지금 살고있는 이 동네에는 태극기 게양률이 다른 동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편으로 보인다. 연세 있으신분들이 많아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뭐랄까…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은 선진국일수록 높아지기 마련이다.


현충일의 태극기는 평소와는 다르게 태극기 세로길이 만큼 내려서 게양하는게 원칙이다. 현충일에 동네를 돌아보면서 근처에 있는 태극기를 모두 살펴봤는데 단 한 곳도 잘못 단 곳 없이 원칙대로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모습에서 나는 소름끼치도록 놀랐다.

내년에도 충혼탑을 찾을 예정이다. 매년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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