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2030 청년들로 구성된 스냅사진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을 거쳐 어느정도 구상을 정리한 후에 핵심 멤버들에게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여러명이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도움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눌 땐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서, 멤버들을 1:1로 한 명씩 직접 만나가면서 기본적인 구상들을 설명하고 아이디어를 요청했다.
일단 우리 스냅사진 동아리의 이름을 짓는게 급선무라서 이름부터 고민해보기 시작했었는데,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있었어서 참고가 되었다. 감성을 담은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마음에 들어서 감성 충만한 네이밍으로 고민을 하다가 뭔가 달과 관련된 이름이면 예쁠 것 같아서 며칠 정도 고민을 해보았다.
목표는, 안동이라는 인식을 주면서 안동이라는 단어를 빼는 것이었다. 문득 '월영'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 스냅사진 동아리의 이름은 '월영필름'으로 결정되었다.
아직 완벽하게 계획이나 활동 방법이 정해진게 아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금씩 만들어가야하는 입장이다. 어쨌거나 해야할 일이 있고 그걸 누군가가 해야한다면, 우리 멤버들이 각자 조금 임무를 맡으면서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안동은 이게 문제야, 안동은 저게 문제야'라고 떠들면서 방구석 여포 + 집구석 철학자들은 많아도, 그 문제를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패배의식에 찌들어서 썩어빠진 낡은 사고방식과 문화를 바꾸는게 나의 최종 목표다.
요즘 낙동강변에는 피크닉도 즐기고 텐트치고 가볍게 캠핑도 하고 배달음식도 시켜먹고 하는 시민분들이 많다. 불과 5년전만해도 안동 양반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문화였다. 이제 안동의 젊은이들은 음악분수에서도 치킨 피자를 시켜먹는데 거리낌이 없다. 뒷정리를 깨끗하게 하는 문화까지 정립된다면, 이런 개방된 문화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잘맞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만든 스냅사진 동아리는 안동맛집지도랑은 다르게 사업성을 배제하고 오로지 재미만을 목적으로 구성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래도 돈이 엮이지 않았고, 오히려 돈을 쓰면서 활동을 해야하다보니 사람들을 강제로 참석시키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마케팅 이론에서는 돈을 주기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게 훨씬 더 나은 전략으로 여겨진다.
'우리 동네에 쓰레기 매립장이 반드시 필요해요' 라는 거랑, '10만원 줄테니 쓰레기 매립장에 동의해주세요'는 아예 다른 느낌을 주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전자의 방법으로 한동안 운영하려고 계획 중이다.
아무래도 돈을 써야하는 취미이니 좀 더 자유롭고 재미 요소는 있을 것 같지만, 처음 기획을 했던 사람으로서 사업성 없이 운영한다는건, 팀원들에게 손해를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들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지역에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사진 작가분들이나 모델분들, 혹은 여행이나 콘텐츠 관련된 재능있는 친구들을 한 곳에 모은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체적으로 수익 사업을 하기보다는 기업이나 지자체로부터 공익 목적으로 지원을 받거나 사업 아이템을 팔아서 인수 합병되는 방향이라면, 지역 스타트업으로서 재미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하려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뭔가를 찾고, 그 뭔가를 꾸준히 키워나가야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계속 고민해야할 숙제다.
월영필름 첫 출사를 가진 뒤 인스타그램이랑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많은 지인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 지금 당장 빨리 성장시키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 1~2년 정도 운영하면 어느정도 체계가 잡히겠지. 일단 계속 우리 활동을 알리면서,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활동이 있다는걸 인식시키고 이런게 실제로 가능하다는걸 알게 해주는게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