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4) 소는 배불리먹고 사람은 굶는 현실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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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 한 남자가 서있다.
남자의 아들이 그의 발밑에 누워있다.
아들의 팔다리는 거미처럼 너무나도 앙상하다. 숨만 겨우 쉬듯...
바라보던 간호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순간, 아버지는 전신이 심하게 떨린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는 허리를굽혀 아들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흔히 제 3세계라 부르는 나라의 실태입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10세미만인 어린이들이
5초에 한명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지구상에는 전세계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굶주림의 현상이 있는것인지,
몇십년이 지나도 도대체 왜 해결되지 않는것인지,
저자인 장 지글러는 책을 통해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원인들 중 하나로 교육문제를 언급합니다.
학교에서는 환경파괴나 전쟁같은 세계적 문제는 배우지만
기근에 따른 배고픔과 그 존재이유에 대해 배우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단지 '먼나라' '딴사람' 이야기로 치부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여서
이전까지는 단순히 도와주는사람이 많아지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낭만적으로' 만 생각했습니다.

가끔식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나마 마주치게 되는 앙상한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왜 그렇게 되엇는지, 해결책은 없는지
같은 단순한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런 문제들을 생각하려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연한 일' 로 여긴건 아니었을지...

책을 읽는 내내 충격적인 내용들 때문에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을 .. 기아의 실태들....
어린 아이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서서히 생을 마감하고
흰개미나 썩은 물과의 접촉으로 기생충에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또한 한 해 700만명 이상이 비타민A 부족으로 시력을 잃고 맹인이 된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기아의 실태와 원인들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들과 대화하는 형태로 서술되어 있어 읽기도 편했습니다.
구호단체와 세계기구들의 노력과 딜레마,
옆 사람은 굶어죽는 현실에서 그것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
사막화와 환경파괴에 따른 거주지 붕괴 현상,
소수의 이득을 위해 끊이지않는 전쟁과 무질서 현상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장 기초가되는 먹을거리의 기본원리가
정치와 경제시장, 세계에 너무나도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을 덮은 후 수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습니다.
닿지도 않을 도움 가지고는 '진짜 해결' 이 안된다는 사실에
한심하면서도 분통이 터졌습니다.

또한,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하고 부유한 환경에 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먹을 물이 있고, 공기가 있고, 음식이 있더군요.

작열하는 태양아래 하루종일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면서도
겨우 하루 한끼 식사를 할 정도는 아니더군요..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되돌아 갈 때 천막으로 된 임시방편 거주지가
불도저에 의해 사라져버리진 않을까 라는 걱정을 안해도 되더군요..

생존 자체가 고통인 그들의 끔찍한 생활에 비하면
저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된다는걸 느꼇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행복한 불평을 늘어놓던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그렇다면 그들을 돕기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은이는 개개인은 결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보이지 않는 뒷세계의 손에 의해 좌우되는 그러한 현상들을
단편적인 문제들만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는 인간이라고 말하며
우리들의 인식과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가슴아픈 진실과 통찰이 모두 들어있는,
교훈과 반성을 함께 하게 해준 .. 잊지못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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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10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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