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장기투자 스터디] 10편 - 수익률 측정 지표 연평균 성장률 (CAGR)
- 재테크 정보
- 2025. 12. 8.
금융시장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평균(Average)'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빈번하게 사용되는 평균이라는 개념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금융 상품 설명서나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과거 10년 연평균 수익률 10%"라는 문구가 등장하곤 하는데, 이때 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이 매년 10%씩 꾸준하게 성장하여 복리로 축적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생각 흐름이다. 하지만 실제 계좌의 최종 잔고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진짜 많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걸까? 운용보수나 세금, 거래비용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적으로 산술평균과 기하평균 개념에서 오는 구조적인 차이에 그 뿌리가 있다.
S&P500 장기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최소 15년, 많게는 30년 넘게 장기투자를 이어간다는 목표로 진행해야한다. 그리고 이정도로 오래도록 장기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투자 수익률 측정의 핵심 지표인 연평균 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을 이해하고 있어야한다.
산술평균
보통의 경우 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시계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게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동하는 자산의 가치를 요약하려고 할 때, 어떤 평균값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과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산술평균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평균 계산법이다. 이 방법은 여러 기간의 수익률을 모두 합산한 후, 그 기간의 수로 나누어 계산하는 단순한 방식을 사용한다.
산술평균은 단기간 기대 수익률을 추정할 때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한다. 예를 들어, 내년 1년 동안의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얼마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고싶다면 산술평균이 적절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방식은 복리 효과와 시간 연속성이 빠져있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투자자가 수익을 재투자하여 자산이 불어나는 과정과 손실을 보면서 오히려 자산이 줄어드는 과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들어 어떤 투자자가 1만원을 투자하여 2년 동안 운용했다고해보자. 수익률은 1년차에 50%이고 2년차에는 -50%였다고 해보자.
1년차에 50% 올랐다가 2년차에 50% 하락했으므로 산술평균으로는 수익률이 0%다. 따라서 이때 계좌에는 원금이 그대로 남아있어야 한다. 즉, 원금이 보전되었어야한다. 하지만 실제로 계좌에 있는 자산은 1만원에서 7,500원으로 25% 감소한 모습을 보게된다. 산술평균은 플러스(+) 수익과 마이너스(-) 수익을 똑같이 취급하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 과정에서는 손실이 발생하면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복구하기 위해서 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해진다. 자산이 50% 줄어들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50%가 아닌 100%의 수익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투자 초창기에 손실을 봐서 자산이 줄어들면 안된다. 차라리 초반에 수익을 얻고 나중에 조금 손실을 보는게 더 낫다. 투자 초기에 손실을 봐서 자산이 줄어들면 그 원금을 회복하는데에는 훨씬 더 많은 수익률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기하평균
투자 성과 측정에서는 기하 평균을 연평균 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이라는 용어로 표준화하여 사용한다. S&P500 장기투자자들처럼 오래도록 장기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산술평균이 아니라 연평균 수익률인 CAGR을 이해하고 살펴봐야한다.

위 그래프를 보자. 처음에 1만원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1년차에 수익률 50%, 2년차에 마이너스 50%, 다시 3년차에 수익 50%, 4년차에 마이너스 50%...를 반복해서 10년동안 자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여주는 그래프다. 1년차에 15000원이 되지만, 2년차에는 7500원으로 오히려 원금조차 손실보게 된다. 3년차에 다시 원금을 회복하지만 4년차부터는 계속해서 원금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걸 10년동안 모아서 계산해보면 매년 13.4%만큼 손실을 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즉 연평균 수익률이 -13.4%가 된다. 하지만 산술평균으로는 수익률이 0%로 찍힌다. 50%씩 변동성이 있어서 수익, 손실을 반복하는건 매년 -13.4%씩 복리로 손실을 본 것과 동일한 결과라는 뜻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실제 자산의 증감을 설명하고, 미래의 자산 가치를 예측하는 데 있어 유일하게 의미있는 방식은 기하평균, 즉 CAGR이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변동성이 큰 상품은 장기투자하게되면 수익률과 관계없이 변동성 자체만으로도 계좌가 녹아버린다. 내가 레버리지 ETF에 단돈 1원 한푼도 투자하지 않는 이유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관계
산술평균은 항상 기하평균보다 크거나 같다. (단, 매년 수익률이 완벽하게 동일한 경우는 제외해야하지만 이런 일인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수익률이 매년 일정하지 않고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산술평균은 항상 기하평균보다 크다. 따라서 제대로된 노후준비 및 성과 측정을 하려면 반드시 CAGR 방식으로 계산해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격차는 변동성의 크기에 비례하여 커진다. 수익률이 들쭉날쭉할수록, 투자자가 체감하는 실제 수익률이 평균 수익률보다 훨씬 낮아진다는 뜻이다. (내가 과거 데이터 그래프만 보고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다.)
어떤 상품들은 종종 변동성이 큰 자산임에도 산술평균을 사용하여 성과를 홍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매우 주의해야한다.
수익을 갉아먹는 변동성 드래그
장기 투자에서 변동성이 수익률을 갉아먹는 현상을 변동성 드래그라고 한다. 변동성 드래그는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손실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비대칭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 원금이 작아지기 때문에, 동일한 금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락폭보다 더 큰 수익률을 달성해야한다.
- -10% 하락: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11.1%
- -20% 하락: 25% 상승해야 원금 회복
- -50% 하락: 100% 상승해야 원금 회복
- -90% 하락: 900% 상승해야 원금 회복됨
등이다. 그래서 투자 초창기에 자산을 갉아먹고 장기수익률에 영향을 크게 주는 손실을 보면 안된다는게 나의 투자 지론이다. 주식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있고, 실제로 이러한 변동성이야말로 수익의 원천이지만 동시에 리스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투자 초기에 손실을 보면 볼수록 원금회복에만도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이 필요해진다. 위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손실폭이 커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것이 바로 변동성이 클수록 실제 수익률(CAGR)이 급격히 낮아지는 근본 원인이다.
여기에서 장기투자자들에게 특히 중요하게 이해해야하는 사항이 있다.(레버리지 ETF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
- 변동성 드래그의 크기는 제곱이다. 즉, 변동성이 2배가 되면 드래그 효과는 4배가 된다.
- 변동성이 존재하는 한, 기하평균은 항상 산술평균보다 작다.

위 그래프는 산술평균 수익률이 10%로 고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변동성을 5%에서 60%까지 증가시킬 때 실제 CAGR이 어떻게 하락하는지를 따져보는 그래프다.

변동성이 10%라고 할 때, 산술평균 수익률은 10%이고 CAGR 수익률은 9.5% 정도로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변동성 10% 레벨은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 정도에 준하는 변동성이며 이때에는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차이가 미미하여 단순 평균으로 성과를 예측해도 큰 오차가 없어보인다.

변동성을 20%라고 해보자. 20% 변동성은 일반적인 S&P500 수준의 변동성 정도다. 이때 드래그가 약 2% 정도 발생한다. 산술평균 수익률이 10%라고해도, CAGR에서는 수익률이 8%로 떨어진다. 2% 차이가 얼마 안될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초장기투자 입장에서는 소숫점(0.x%)인 비용조차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2%라고해도 장기 복리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큰 돈 차이가 될 수 있다.
레버리지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40% 이상의 변동성은 어떨까. 암호화폐나 2배 또는 3배 레버리지 ETF가 해당된다. 변동성이 50%일 때 드래그는 12.5%p다. 이 경우 산술평균이 10%라 해도 실제 CAGR은 -2.5%가 된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변동성이 큰 자산을 장기 보유 하게되면 자산은 필연적으로 0으로 수렴하게 된다.
노후자금(은퇴설계)에서 산술평균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
산술평균을 사용하여 미래 자산을 예측할 경우, 실제 결과보다 약 몇 배 정도 부풀려진 예상을 하게 될 수 있다. 은퇴 설계나 연금 투자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 예상 수익률이 높게 계산되어 원금을 너무 적게 적립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장기 투자에서는 반드시 CAGR을 기준으로 은퇴자금을 설계해야한다.
내가 레버리지 ETF 투자하지 않는 이유
다음으로 내가 장기우상향하는걸로 가정하고 S&P500에 장기투자하는 사람으로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보자. 변동성 드래그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영역이 바로 레버리지 ETF 시장이다. 2배(2x) 또는 3배(3x)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 지수의 일일 등락폭을 배수로 추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많은 투자자가 "지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면 레버리지 상품은 그 배수만큼 더 상승하여 막대한 부를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일별 재조정(데일리 리밸런싱)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은 증가하며, 변동성 드래그 또한 레버리지 비율의 '제곱'으로 증가하게 된다.
- 1배수(1x) 드래그 = 0배
- 2배수(2x) 드래그 = 4배
- 3배수(3x) 드래그 = 9배
즉, 3배 레버리지 상품(TQQQ, SOXL 등)은 일반 상품 대비 9배의 변동성 드래그를 갖고있다. 이는 기초 자산이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상승하는 경우에도 레버리지 상품이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수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횡보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가치는 계속 파괴된다. 지수가 하루는 +10% 오르고, 다음 날은 -9.09% 내려서 원점으로 돌아온다고 가정해보자.
- 기초지수 (1배)
- 1일차(110)
- 2일차(100)
- = 원금회복 (0% 손익)
- 2배 레버리지 (상승시 20%, 하락시 약 18.8%)
- 1일차(120)
- 2일차(98.184)
- = -1.82% 손실
- 3배 레버리지 (상승시 30%, 하락시 약 27.27%)
- 1일차(130)
- 2일차(94.549)
- = -5.45% 손실
기초 자산은 원금을 회복했음에도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을 입는다. 변동성에 의한 가치 잠식 현상이다. 시장이 변동성이 높고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을 때, 고배율 레버리지 ETF는 시간이 지날수록 0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CAGR을 극대화하는 장기투자 전략
장기투자자들은 CAGR을 극대화하는걸 최종 목표로 삼으면 된다.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을 최대화하고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장기투자자들은 반드시 과정이 아니라 최종 수익금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한다.
산술평균이 높더라도 변동성이 크면 기하평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위한 것도 있고 물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수익률 자체를 높이기 위한 수학적 전략에 기반한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결합하게 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춤으로써 변동성 드래그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이렇게하면 CAGR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단,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입력을 할 땐 산술평균으로 입력해야한다. 시뮬레이션 과정 자체에서 난수 생성에 의해 변동성이 반영된다. 결과값의 중앙값은 자연스럽게 기하평균으로 수렴하게 될 것이다. 만약 입력값으로 기하평균을 넣으면 변동성 드래그가 이중으로 적용되어서 되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 현실 세계의 실제 투자 수익률은 변동성 드래그로 인해서 산술평균보다 항상 낮다.
- 변동성은 심리적 불안요소일 뿐만 아니라 장기 수익률을 갉아먹는 실제 비용으로 취급해야한다.
- 산술평균과 CAGR의 차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커지므로 장기 투자를 계획할 때 산술평균을 기반으로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항상 변동성 드래그가 반영된 CAGR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