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의 무명생활 3 - 노력으로 안되는 것도 있다 백수라면 백수고 프리랜서라면 프리랜서, 이도저도 아니라거나 아직 명칭이 없는 직업군을 가진 이런 생활에선 일감이 몰릴때 확 몰리고 없을땐 아예 없기 마련이다. 욕심을 좀 부려 모든 일거리에 대해 승낙하고 싶었지만 그러지않기로 했다.회사를 그만두고 블로그를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블로그 제목에 이름을 넣은 것이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개인브랜드화에 이보다 더 좋은 상품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어린시절엔 특이한 이름 때문에 곤혹을 치르곤 했었는데(병원 같은데서 차트를 적을 때 이름을 말하면, 항상 두 세번은 반복해서 말해야만 제대로 적혔다) 지금은 독특한 이름 덕분에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고 차별화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검색 포털에 '남시언'..
수 년의 무명생활 2수 년은 참 긴 시간이었다. 나는 극심한 외로움을 겪으면서 공포영화도 못보는 주제에 귀신이라도 만나고 싶어질만큼 쓸쓸했다. 서른줄 친구들의 대화 주제는 항상 월급, 직장생활, 결혼, 연애, 정치, 자동차, 부동산, 적금 따위였다. 그런 것들은 나와 전혀 관계가 없었고, 내 귀에는 배부른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고개를 몇 번 끄덕이는 것 밖에 없었다. 내 무명생활은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대지였다. 이 대지가 현실에 존재하는 내 땅이었다면 난 재벌이었겠지. 대한민국에서 20대 끝물 남자가 적금하나 없다는 사실을 떠들고 다니면 인간쓰레기를 증명하는 짓밖에 안되는 까닭에 돈과 관련된 얘기가 나올때면 침묵으로 일관했다. 꿈, 세계관, 창조적인 지식근..
수 년의 무명생활 1지옥 같았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글 따위를 쓰는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내가 썼던 글이란건 내 안에서만 살아 숨쉬는 심장이었다. 인정해주는 사람 없는 지리멸렬한 시간들을 보냈다. 점점 더 사회로부터 격리된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가는 듯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었거나 정신병자, 사회부적응자, Mr.거짓말쟁이였다. 나는 작가의 꿈을 꿨지만 작가가 아니었고 내가 쓴 글로는 한 푼도 벌 수 없었다. 내 일과의 마지막은 불꺼진 창가에 서서 초라한 눈으로 달을 바라보며 신세한탄을 하는 것이었다. 수 년의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세상은 왜 나를 알아주지 않는가? 왜 나는 인기와 명성을 얻지 못하는가? 기회란건 어쩜 이렇게 나를 피해가는가? 내가 원했던건 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