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무한경쟁시대
- 칼럼 에세이
- 201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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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한경쟁시대에 살고있다고 한다. 정말 이 말이 맞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언젠가는 마무리가 된다. 그것이 길든 짧든 어쨋든 그렇다. 반대로 경쟁은 무한하다.
이 가정이 맞다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동안 경쟁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초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을 다니면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졸업 후엔 중학교에 진학한다. 그 중학교에는(특히 자신들과 어울리는 대부분의 친구들은)초등학교 1등 출신들이 있다. 여기에선 초등학교 1등끼리 경쟁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과하면 중학교에서도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시 졸업후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1등을 한 학생은 당연히 그에 걸맞는 괜찮은 학교에 진학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 가보면 중학생때 1등을 했던 수 많은 친구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 다시 뜨거운 용암같은 경쟁이 시작된다. 몇 년간을 화염속에서 지내야한다. 머릿속 전두엽과 뉴런들은 잠잘 때 빼고는 절대로 쉴 수 없다. 그 이전보다 3배 이상, 아니 그 이상에 이상을 해야만이 다시금 1등을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무한경쟁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1등을 했거나 목표로 하는, 그리고 너무나도 순박한 착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아래와 같은 생각은 아닐런지?
‘친구는 경쟁자다. 친구를 죽여야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내가 친구를 죽이지 못한다면 내가 죽는다. 이것은 전쟁이다. 총칼보다 날카로운 연필만이 나를 살릴 것이다. 이곳은 정화조보다 지저분한 곳이 틀림없다. 나는 진심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축구도 좋아하고 농구도 좋아하며 게임도 물론 좋아한다. 나는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친구들과 나눌 이야기 소재가 없다. 자칫하면 경쟁자에게 힌트를 줄 수도 있으니까. 나는 세상을 모른다. 세상을 좀 더 살아본 부모님의 말로는 공부만 잘하면 모든것이 다 해결된다고 했다. 그 말을 믿어봐도 되는걸까…. 나는 1등을 놓치는 순간 심한 좌절감을 맛볼 것이며 세상이 끝난 것처럼 절망할 것이 확실하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쟁을 피하는 방법이 있을까?
궤도를 벗어나는건 어떨까? 아예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 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제발 좀 ‘자신이 원할 때에만’경쟁을 할 순 없을까.
원하지 않음에도 타인에 의해 무한경쟁 시스템에 참여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원하는 것,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 학교에서도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공부나 학교나 스펙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는 하는 걸까.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경쟁만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너무 슬프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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