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사람과 사람
- 칼럼 에세이
- 201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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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 명예, 권력, 자유로움, 욕망, 자아실현 등 다양한 것들의 욕망에 휩싸여 살아간다. 최근에는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분위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사람들끼리 부딪힌다. 문명 발전을 위해 급박하게 달려온 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것일 뿐, 사람은 여전히 최고로 중요하다.
어느 정치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될만큼 우리들은 사람의 우선순위를 낮게 측정하고 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명예 또한 있다가도 없어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은 계속해서 주변에 남아 있고 언제나 존재한다고 생각되어지는 특성으로 인해 사람을 제외한 다른 것들보다 우선순위가 한참이나 밀려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개념이다.
하지만 모두들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다. '사람이 먼저'도 좋지만 '사람이 처음이자 끝'이어야한다는 것을. 모든 것을 사람이 하고 그런 것들을 이용하는 것 역시 사람인 까닭이다.
영화 <디스커넥트(Disconnect, 2012)>는 가족같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 단절,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 설정이 소흘해질 때 얼마나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들이 생활하는 가정, 학교, 군대, 직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양한 타입의 사람을 만날 수가 있는데, 잘 살펴보면 일을 잘하고 능력이 있고 실력이 있는 것과 '사람의 마음을 얻는'것은 별개라는 것을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너무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나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직장인이 얼마나 많은가? 오로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줘야할 관심까지 모두 일에 투자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지금껏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에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은 '진짜 성공'한 사람이 아닐지 모른다.
집이 10채 있으면 무얼할텐가? 함께 살 사람이 없다면.
최고가의 한정판 외제차를 운전한다고 해서 이득은 무엇인가? 그것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봐 줄 사람이 없다면.
세계 최고의 직장에서 사장 자리를 꿰찬다고 한들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그 사실을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파티를 열어 줄 사람이 없다면.
서로 사랑하고 생각하고 위하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것들에 정신과 시간을 집중하는 이러한 현상은 단지 우리들이 너무 바쁘게 사는 이유도 있지만, 누구나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팍팍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고 또 유용하다.
어떤 일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 단지 당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전폭적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단 1명이라도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확률적으로 볼 때,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들다. 반대로 그것이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의 친절함에서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 역시 그러한 사람을 만날만큼의 특징이 있다고 보는게 맞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당신은 엄청난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마음 깊숙히 믿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 마지막으로 그 사람이 원하는 것 중 당신이 해 줄 수 있는게 생각난다면 문자든 편지든 전화든 선물이든 오붓한 이야기든 당장 실천해보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그런식으로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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