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어떻게 기억될까?
- 칼럼 에세이
- 201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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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누군가를 기억할 때 그 사람의 잔상을 떠올린다. 예컨대, 아버지, 어머니, 친구, 애인, 남편과 부인을 떠올려보라. 그들에 대한 특정한 표정이나 몸짓 혹은 추상적이고 명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인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잔상을 통해 그 사람을 기억한다. 즉, 누군가에 대한 기억은 이미지화 되어 뇌 속에 각인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수 십 수 백 수 천번 가량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와 딱 한번만 마주칠 수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그 사람의 기억은 이미지처럼 기억된다. 그 사람의 가장 인상깊었던 이미지, 그 사람에게 가장 뚜렷하게 보였던 장면이 그 사람의 기억으로 자리잡는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표정, 어떤 몸짓,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까?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나를 기억할 때 내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까?
웃는 모습일까? 우는 모습? 찡그린 표정일까? 어쩌면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처럼 기억되진 않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배려를 해주고, 칭찬을 해주며, 항상 웃어주고, 친하게 지내면 된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은 실천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는 언제나 남과 다투고, 서로 사랑하기보다 욕을 하고, 시기와 질투를 하며 열등감에 휩싸여 삶의 대부분을 보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또한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만이 자신을 위로한다.
이런 삶에서 과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될까? 자랑스러운 삶? 후회하는 삶? 아무것도 해 본 것이 없는 씁쓸한 삶?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사진 - Sanna Stefan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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