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자유시간
- 칼럼 에세이
- 2013. 12. 22.
인터넷 검색창에 자살을 검색해본다. 으악! 자살에 대한 콘텐츠가 아니라 포털에서 디자인해놓은 이상하고 매우 진부하고 별로 마음에 위안도 되지 않는 이상한 데이터만 눈에 보인다.
나는 자살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살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검색한게 아닌데.... 한마디로 이놈의 인터넷 검색결과는 모든 사람을 멍청이로 보거나 모든 사람을 1인화하여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마약을 검색해본다. 나는 마약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 검색할 권리가 있다. 물론 마약 구입 및 판매는 불법이다. 하지만 마약의 종류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는지를 꼭 느와르 영화에서만 봐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정보는 점점 나의 자유시간을 뺏고있다. 내 생각은 매우 자유롭고 어디든지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인터넷 첫 화면에서 보여지는 정보들이라곤 매우 자극적인 기사들과 날아가기 직전인 내 아이디어의 발목을 잡는 거품같은 내용들 뿐이다.
결정적인 아이러니는 인터넷이 아니라면 나는 아무런 자유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장에 내 친구의 야식이 무엇인지 페이스북이 아니라면 듣도 보도, 심지어 궁금하지도 않을 것이다. 궁금한게 없다는 건 자유로운걸까, 그렇지 않은걸까?
내 자유시간은 어디에 있는가. 나의 몸은 매우 자유롭다.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 있고, 화장실이 급할 때 화장실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원하지 않는 정보들로 인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압사당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내 생각은 자유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들만 생각하는게 과연 자유란 말인가!
만일 <자유시간>이란 인터넷 첫화면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