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인지부조화
- 칼럼 에세이
- 201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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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의 기록 - 인지부조화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인간이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감정을 느낄 때, 그것을 인지하는 부분에 있어서 주변환경에 의해 필터링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고 그것을 이론화하였다. 그것이 바로 인지부조화 이론이다. <동조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지부조화 또는 동조효과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닌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행동에 따라 동조시키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들어, 10명의 학생이 있는데 검은색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것의 색상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려면 '이것은 틀림없이 검은색이다!'라고 생각하게되는데, 나머지 9명이 모두 '흰색이다'라고 대답해버릴 때, 자신의 생각과 주변환경과의 <부조화>가 발생하게된다. 한마디로 자신과 주변환경과의 인지적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검은색으로 보이는데 다른 사람 모두가 흰색으로 보인다니.... 개인의 관점에서 이런 현상은 모르는 사이에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는데, 이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본능적 또는 의도적으로 부조화 현상을 조화롭게 만들고싶어한다. 따라서 결국 나머지 1명의 학생도 검은색 그림을 흰색이라고 말해버릴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
이 동조효과 또는 인지부조화 현상은 인간이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는 모든 사회에서 볼 수 있다. 또 그만큼 악용되기에도 쉽다. 바람잡이가 괜히 있는게 아니고, 영업실적이 우수한 '판매왕'의 단골멘트는 "다른 사람들 역시 구매했다"가 된다. 길거리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뜻 나서서 도움을 주기란 쉽지 않은데, 만약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 나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길거리에서는 나 역시도 <동조>하고싶은 심리적 욕구가 있기 때문에 도움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인지부조화와 동조현상은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집단의 목표를 우선하는 사회에서 동조현상은 더욱 높은 확률로 나타는데, 그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조직에서 제명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두려움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인지부조화나 동조효과를 이겨내는 방법은 없는걸까? 다행스럽게도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주변환경보다 자신의 <인지>를 신뢰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검은색 그림 실험에서는 주변환경의 요소보다 자신의 생각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게되면 불합리한 인지부조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가장 먼저 대답해버리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가장 먼저 대답해버린다는 것은 자신이 선두에서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고 의견을 내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 행동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 자신의 의지와 목표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마치 튼튼한 갑옷을 입은것처럼 정신력이 굳건한 사람이라면 자칫 사기를 당하거나 별 필요도 없는 보험 및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큰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 자신의 인지를 신뢰하는 것만으로도, 설령 그것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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