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 잡은 농구공
- 일기
- 201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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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중학교 때는 아닌 것 같고 고등학교 때엔 거의 매일 농구를 했었다.
당시에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이 농구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농구에 관심이 있어 그 친구들과 친해졌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고등학교 3학년은 제외하고, 1학년 때와 2학년 땐 농구했던 기억 밖에 없을 정도로 농구를 자주, 많이 했었다.
당시 점심시간이 50분 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40분 동안 농구를 하고 10분만에 밥을 먹고 다시 교실로 향했던 그 날들이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나는 곧 서른이 될 나이에 접어들었다.
참 이상하게도 그 10년동안 어떻게 된 일인지 단 한번도 농구공을 잡을 일이 없었다. 그토록 즐겨하던 농구였는데도 말이다.
그 사이에 나는 군대를 다녀오고 직장을 다녔고 여러가지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에, 10년만에, 다시 농구공을 잡게 되었다. 물론 취미로서.
고등학교 당시 내 포지션은 가드였다. 주로 슈팅 가드, 슈터 역할을 많이 했었다.
키가 큰 편이 아니었고 몸집도 큰 편이 아닌 까닭이었다. 심장으로 하는 농구지만 신장 역시 어느정도는 장점이 되기에 센터나 포워드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몸싸움도 힘들었기에 가드 역할이 잘 맞았다. 드리블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탓에 돌파 플레이도 힘들어서 포인트 가드는 어려움이 있었고 주로 패싱 플레이나 3점 슛 또는 비거리가 꽤 되는 중거리 미들슛 위주 플레이를 많이 맡았다. 그리고 난 그런 포지션이 마음에 들었고 또 잘 맞았다. 슬램덩크 멤버로 치자면 정대만과 송태섭을 반반 정도 합친 그런 포지션이었다.
당시엔 주로 속공 플레이에 이은 레이업 득점, 외곽 3점, 미들슛으로 흔들기, 어시스트 플레이 등을 했었다. 뭐, 고등학생들이 하는 농구가 대체로 그렇듯 동네 농구 혹은 프리스타일 길거리 농구에 딱 들어맞는 포지션이 있을리 만무했지만 말이다. 그땐 다른 과 학생들(정말 농구를 잘하고 몸집도 좋은, 센터인 빅맨까지 있는 그런 팀)과 시합도 많이 했었는데 때론 이기고 때론 지고 그랬지만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근 10년만에 농구공을 다시 잡아 본 느낌은.... 완전 농구 초보, 한마디로 농구공을 아예 처음 만져보는 사람과 별반 다를바 없는 그런 실력으로 퇴화해 있었다. 원래 실력이 좋지 못했지만 지금은 뭐... 완전 초짜 실력이다. 슛은 물론이고 드리블은 아예 안된다고 보면 될 정도였다. 더 문제는 체력. 10분만 뛰어도 헉헉... 5분만 움직여도 헉헉...이니 말 다했다. 매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일을 많이 했었고 걷기 보단 차를 타고 다니니 체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생활이 아니던가!
농구가 하고싶어서 충동구매로 농구공을 구매한 다음, 2주 동안 농구를 해봤다.
한창 재미있어 질 시즌인데다가 요즘 무척 날씨가 좋은 탓에 농구하기에 더 없이 좋았다. 미세먼지나 송진 가루만 좀 덜날리면 좋으련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엔돌핀이 돈다. 예전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잊고 지내던 열정이랄까, 패기랄까, 노력이랄까 그런것들이 한꺼번에 전해진다.
인간의 습성이 활동하는 것 아닌가?
이 좋은걸 왜 그동안 안 했는지!!!
앞으로는 꾸준히 취미로서, 재미있게 즐겨야겠다. 실력은 초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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