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가 된 <라이어게임>
- 문화콘텐츠/문화 TV콘텐츠
- 2014. 10. 21.
요즘 TvN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시청자 입장에선 한주가 즐겁게 느껴진다. 3년째 이어지고있는 <더 지니어스>와 얼마전 첫방송을 거치며 엄청난 이슈를 불러일으킨 웹툰 원작<미생>, 그리고 일본 만화원작 <라이어게임>까지.
일본 만화 원작 <라이어게임>이 한국드라마화되어 시청자들에게 공개되었다. <라이어게임>은 사실 매니아들 사이에선 엄청 유명한 만화 원작이며, 일본에선 드라마와 영화화되기까지 하면서 콘텐츠 업계에서 정설처럼 통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있다. 지금껏 해리포터같은 소설원작이 히트를 치는게 정석이었다면 근래에는 웹툰이나 만화를 원작으로한 멀티유즈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더 지니어스>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도 <라이어게임>이나 <도박묵시룩 카이지>같은 돈과 도박, 심리게임에 기초를 두고있는 만화원작에 서바이벌과 예능이라는 부분을 접목시킨 융합콘텐츠라 할 수 있겠다. 동시에 <더지니어스>의 한계는 예능과 서바이벌이라는 부분에 있다. 하지만 한국형 드라마로 바뀐 <라이어게임>은 예능보다 확실하게 플롯을 전개시킬 수 있는데다 시나리오 진행에 보다 많은 확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으므로 '극한심리추적극'이라는 부제목에 좀 더 걸맞는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스팅이나 연기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라이어게임>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는 원작을 고스란히 답습하지않고 필요에따라 일부를 감가하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부분이다.(미생도 마찬가지) 가령, 만화 원작에서는 리얼리티쇼라는 콘셉은 없는데 드라마에선 추가되었다. 또한 일본만화원작이기에 한국문화와 다소 이질감이 있는 부분이 없지않은데 그런 부분을 상쇄시킬만큼 플롯 진행이 유연하다. <라이어게임>은 만화원작을 읽어본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만족할만한 1화를 보여주었다.
총 12부작을 공표하고나선 <라이어게임>. 실제 원작의 라이어게임엔 많은 숫자의 게임들이 진행되고, 그 게임에 참여하는 수 많은 인원들이 있다. 또한 하나의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사람들의 심리싸움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있으며, 하나의 게임이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이 꽤 길지만 지루하지않고 속도감있다. 드라마에서 얼만큼의 게임들을 노출시킬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라이어게임>의 진정한 묘미는 '게임 그 자체'가 아니라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극한 심리'다. <더 지니어스>가 예능에서 한계를 보이는 것도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극한 심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으므로 충분히 극한 심리를 표출할 수 있다. 결국 게임을 얼만큼 진행할 것인가?보다는 게임이 마무리로 향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사람들의 심리변화를 잘 나타내는가?에 드라마의 승패가 갈릴 것이다.
첫번째 게임이었던 '5억 게임'은 실제 만화원작에서 스타트 게임이기도했다. 사재지간이라는 콘셉이 동일한걸로보아 원작과 비슷한 스토리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드라마화된 <라이어게임>에는 배경음악, 배우들의 연기 등 만화에서 만날 수 없던 긴장감이 한층 강화되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손쉽게 쓰여진 시나리오를 가진 가벼운 막장드라마보다 훨씬 짙은 농도의 <라이어게임>은 기존 매니아들로부터 증명된 스토리를 기반으로 흔들림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라이어게임>을 비롯해서 <도박묵시룩 카이지>나 <은과 금>같은 전통적 심리싸움 일본만화 역시 한국형 드라마화되어 보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