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강한 안동 포도를 '알아보자'
- 여행 정보/경북 안동
- 2016. 2. 12.
중독성 강한 안동 포도를 '알아보자'
이 글은 2015년, 약 1년동안 안동 농특산물에 대한 권역 조사와 농장 취재, 농장주 인터뷰, 농산물 연구조사를 거치면서 2015년 안동시청 유통특작과 안동농특산물 SNS 홍보 프로젝트 '안동농부이야기'에 기고한 글입니다.
포도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남녀노소 나이불문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고 특유의 달콤함으로 사랑받는 포도. 그러한 포도가 맛있게 익어가는 마을이 있다. 이 곳은 안동시 와룡면 감애리다.
올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무더운 날씨에 고생은 심했지만 덕분에 포도는 유난히 달고 크게 열렸다. 도산서원으로 향할 때 지나치는 안동 와룡면 감애리. 근처 도로에서부터 포도의 달달한 향기가 진동을 하고, 단 내가 가시지 않는 곳.
무더운 여름이 물러가고 산뜻한 바람과 높은 하늘이 함께 다가올 때,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모두가 분주한 9월. 한국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으로 향하는 도로 양 옆은 포도로 가득해진다.
와룡면 감애리는 갓 수확한 포도를 구매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 포도 농장이 많은 까닭이다. 자신이 키운 포도를 직접 파는 농부들은 새벽부터 도로 인근에 매대를 차린다. 아직 수확 전이라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들과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포도들로 인해 9월의 감애리는 포도 향이 진동이다.
올해 안동와룡포도는 정말 멋지게 익었다. 무더웠던 여름 날씨와 농부의 땀방울이 합쳐져 태어난 포도라 더욱 맛이 깊고 달콤하기만하다. 안동 포도의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약 20여년 전부터 포도 재배가 시작되었고, 안동 특유의 큰 일교차와 와룡의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은 포도가 잘 자라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덕분에 안동 사람들도 포도하면 와룡을 떠올릴만큼 맛과 향이 우수하다. 하나에 1kg은 족히 나갈 것 같은 통통하고 예쁜 포도들이 잔뜩이다. 사투리를 조금 쓰자면 포도가 ‘천지삐까리’
이 곳엔 포도를 22년동안 고집한 농부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 포도의 아버지 안동와룡감애친환경포도작목반장 손진연씨다. 과거에는 안동에 포도가 없어서 다른 농사를 짓다가 22년 전부터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그. 안동포도 22년 고집은 전문적인 손길과 관리로 이어지고 있었다. 안동와룡감애친환경포도작목반장 손진연씨는,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와룡면 감애리에서 태어나 같은 곳에서 계속 농사를 지었다. 농사만 60년에 가까운 토박이 농부. 어느덧 그는 누구보다 이 땅에 대해 잘 알고 농작물과 대화가 가능할만큼의 전문가가 되었다. 손진연씨의 농장은 추석 전에 수확을 모두 마무리한다. 늦어지면 포도 판매량이 줄고 고객들도 포도를 많이 살 수 없다보니 대목을 앞두고 수확에 박차를 가해야만하는 9월이다.
근처 도로에서부터 포도 향이 진동을 하는 그의 밭 앞엔 이른 아침부터 매대가 차려진다. 갓 수확한 포도를 개인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다. 저농약친환경 인증을 받은 와룡포도. 믿고 먹을 수 있다보니 이날도 포도를 구매하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다녀가셨다.
포도 한 알 한 알에는 농부의 땀방울이 스민다. 농약을 사용하는 포도보다 몇 배나 더 힘든 관리와 정성이 필요하다. 포도들도 이러한 농부의 마음을 아는지 올해 역시 껍질이 두껍고 예쁘게 자랐다. 기본적으로 과일은 당도가 있어서 벌레의 피해가 많은데, 포도 같은 경우 다른 과일보다 물렁하고 껍질이 얇아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의 농장은 총 1,500평 가량. 과거에는 전체가 포도 밭이었지만 지금은 포도 밭 일부를 안동 마로 바꾸고 600평 정도의 밭에서 포도를 키운다. 포도 농사가 힘에 부쳐 일을 다소 줄이기 위해서라는게 그의 설명. 하지만 호탕한 웃음과 미소를 지닌 손진연씨는 여전히 포도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포도를 수확하고 있었다. 포도와 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약 600평 정도되는 그의 포도 밭에는 이미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이 포도 나무의 나이가 무려 22살이라고. 포도 나무는 사람 목숨과도 같아서 오래도록 키울 수 있다. 관리가 잘 되어야 하겠지만. 나무가 깨끗하고 근처가 지저분하지 않은 농장. 관리도 기술이 필요하다. 22년 노하우가 잘 드러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포도 품종은 캠벨은 육질이 질긴 편이지만 껍질이 잘 벗겨지고 과즙이 많은 특성이 있어 생으로 먹을 때 가장 맛있다. 새콤달콤한 특유의 맛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안동와룡포도는 안전하면서도 저렴하고, 심지어 맛까지 좋아서 추석 기간에는 줄을 서서 사야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과즙도 많고 오래도록 시들지 않는 특징 덕분이다.
맛있어서 자꾸 먹게되는 포도. 수입산 포도들은 끝 맛이 없어서 금방 질리지만, 안동 와룡포도는 끝 맛이 달아서 계속 먹게된다.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덧 포도 몇 송이가 사라진 기적을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중독성 강한 포도는 몸에도 좋다. 우선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주석산, 구연산, 포도산, 타닌, 칼륨, 철분,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레스베라트롤도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포도는 피로회복과 피부미용, 소화불량과 식욕부진에 좋다. 저항력을 키워주고 심장병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포도가 배고픔을 달래주고 기운을 나게해서 추위를 타지 않게 한다’고 나온다. 또한 ‘기력을 보충하고 몸을 든든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적혀있다.
와룡 감애리 포도 농장에서 신선한 포도의 절정을 볼 수 있었다.
포도는 포도알의 색이 선명하고 진하면서 특유의 향이 살아있어야 싱싱한 녀석이다. 또한 포도껍질에 하얀 분이 잘 배어있는게 좋다. 사람들은 이 하얀 분을 농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은 포도속의 당분이 껍질로 나와 굳은 것이다. 그래서 분이 잘 남아있는 포도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신선하고 깨끗한 포도라 볼 수 있다.
포도 나무의 관리는 우선 포도 나무를 살펴 전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디마디 중간에 하는데, 잘린 것은 1년 단위라 볼 수 있다. 포도는 새 순에서 열매가 자란다. 덕분에 부드럽고 달콤한 열매가 열린다.
저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은 와룡포도는 6월말경, 포도 열매가 아주 작을 때 봉지를 씌운다. 봉지를 씌우면 더 이상 농약을 칠 수가 없게 된다. 이 곳에선 봉지를 씌운 상태에서 포도를 키워나가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포도 열매가 많아 올해도 12,000봉이 넘는 봉지를 씌우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저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은 안동와룡감애 포도는 봉지에 씌어진 채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포도가 콩알만할 때 봉지를 씌우고 그 다음부터는 자연에 맡기는 것. 포도를 수확한 다음 봉지를 씌우는 곳도 많다. 이런 포도들은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못한데, 어릴 때 봉지에 씌워 키우는 것과 수확 후 봉지를 씌우는 포도는 천지차이! 다 키워서 봉지를 씌운 포도는 꼭지가 봉지에 말려있지 않다. 하지만 와룡감애포도는 애초에 봉지에 씌워 키우므로 꼭지가 봉지에 붙어있다. 봉지를 씌우면 더 이상 약을 칠 수 없으므로 포도를 구매할 때 참고해도 좋겠다.
포도를 키우는 것도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다. 척박한 땅에서 잘자라는 포도는 오히려 물을 주지 않아야한다. 포도 나무는 기본적으로 굶겨야한다. 건조하고 메마른 환경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당도 높은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물을 안먹이는 노하우가 필수다. 맛있는 포도가 달린 포도 나무를 보면 시들시들하고 마치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기 일쑤인데 이것이 정상이다. 포도 나무를 굶기기 위해 천장에는 비가림 지붕을, 바닥에는 부직포와 비닐을 쳐 놓는다. 비닐은 포도가 익을 무렵에 친다. 이제 포도 나무는 상하좌우 어디에서도 물을 못 먹게될 것이다. 바닥의 부직포는 잡초의 번식을 막아주어 잡초제거 농약의 필요성을 없앱다.
감애리에 퍼진 포도의 향기 때문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직접 먹어보았다. 전체가 달고 맛있었다.
포도 수확은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작업을 하지만, 포도의 양이 많아 오전/오후를 가리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밭으로 가야만 하는 실정이다. 포도 수확 작업 역시 쉽지만은 않다. 일단 포도 봉지를 하나하나 열어보고 익은 상태를 본 다음 수확해야하는 탓이다. 아직 덜 익었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유지해두고 나중에 다시 수확한다. 익은 녀석들을 우선적으로 수확하기 위함이다. 봉지를 열었다 씌웠다하는 이 고된 작업도 그의 몫이다.
수확한 포도는 작업장으로 가지고와서 포장 작업이 이루어진다. 다시 한 번 포도 봉지를 열어보고 익었는지의 여부를 점검한다. 이후 무게 정도에 맞게 박스에 쌓인다. kg수를 맞추기 위해 큰 녀석들과 작은 녀석들을 섞어 넣는다. 작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박스의 무게를 저울로 잰 다음 표기를 마치고 판매대에 오른다.
아침 시간이 되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가 크게 흘러나오는 손진연씨의 도로 매대에선 갓 수확한 포도들이 즐비한다. 5kg 박스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일부는 공판장을 통해 납품하고 일부는 직접 판매하고 있다. 공판장 보다는 직접 판매하는게 몇 천원 정도 더 받을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도 유통과정을 거친 포도보다는 직접 방문하여 구매할 경우 조금 더 저렴하고 신선한 포도 구매가 가능하다.
안동시에서는 박스 제작 비용을 농가에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동와룡감애 포도는 5kg짜리 박스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데, 실제론 6kg 이상으로 무게와 가격에 비해 양이 많은 편에 속한다.
농사는 돈이 되어야하는데 유감스럽게도 포도의 가격은 계속 하락 중이다. 과거에는 한 박스에 30,000원도 하고 20,000원도 나갔었는데 올해 시세론 박스당 15,000원 선. 반면에 추석이 다가오면 시세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구매 계획이 있으시다면 미리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동와룡감애 포도는 주소 검색으로 찾아가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길도 좋고 도로변에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좋은 포도를 저렴하게 구매할 의향이 있다면, 경북 안동시 와룡면 감애리 53(감애구송로 85)를 찾아가보자! (물론 수확철에 가야한다)
가족들과 단란한 후식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영양 간식으로,
술 안주로도 손색없는 안동와룡포도. 지금 바로 한 입 맛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