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국민 간식, 안동 호박고구마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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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국민 간식, 안동 호박고구마를 '알아보자'

이 글은 2015년, 약 1년동안 안동 농특산물에 대한 권역 조사와 농장 취재, 농장주 인터뷰, 농산물 연구조사를 거치면서 2015년 안동시청 유통특작과 안동농특산물 SNS 홍보 프로젝트 '안동농부이야기'에 기고한 글입니다.

요즘에는 고구마가 들어간 음료와 빵, 케이크 등이 많아 쉽게 찾을 수 있는 식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추운 겨울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군고구마와 찐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은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길거리에서 사먹던 군고구마는 예전만큼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아련한 추억과 따뜻함은 여전히 고구마에 깃들어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간식 고구마. 일반 고구마는 많이 먹으면 텁텁하고 목이 메여 곤란을 겪는다. 반면에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는 부드러운 특유의 맛과 식감을 가져 목이 쉽게 메이지 않는다. 밥맛과 호박맛이 적당히 섞인 호박고구마는 샛노란 색상으로 요리를 하면 아주 예쁜 것도 장점. 잘라보면 노르스름한 빛이 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일반 고구마보다 호박고구마가 인기다.

고구마는 탄수화물 식품이다. 감자와 함께 대표적인 구황작물로 감자보다 열량이 두 배 이상 높고 단 맛이 강한 반면 혈당지수는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이 오래가고 비만과 당뇨를 예방해준다.


고구마의 재배 연대는 기원전 3,000년 정도로 추정한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메꽃과에 속하는 일년생 덩굴초본이다. 비옥한 땅이 아니더라도 잘 자라는 작물이지만 안동의 좋은 공기와 기름진 땅에서 자란 고구마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흔히 마사토 고구마로 불리는 안동고구마는 안동찜닭 등 대표요리에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안동에선 약 1,500 가구가 고구마 농사를 짓는다. 이 중에서 500여 농가는 수매를 한다. 안동 고구마는 100톤을 홍콩으로 수출하는 등 특히 해외에서 반응도 뜨겁다. 안동은 양질의 고구마를 수확하기 좋은 고장으로 풍부한 황토자원에서 일교차를 이겨낸 고구마가 자라기 때문에 높은 품질과 맛을 가진다.


안동에서 호박고구마를 재배하는 머슴과 양반 농장. 12년 전부터 호박고구마 농사를 시작했다. 약 800평 정도되는 아담한 밭에는 고구마가 잔뜩 들어있었다. 안동에서 호박고구마 농사를 짓는 박주석씨의 별명은 머슴이다. 늘 겸허한 자세와 정성으로 주인을 모시듯 고객을 대한다는 자세라고. 그래서 농장 이름도 머슴과 양반이란다. 800평 그의 소박한 농장은 가을이 되면 고구마 수확으로 매우 바빠진다. 시내와 비교적 가까운 곳 도로변에 위치해 있지만 나무와 풀 등으로 가려서 멀리서 보이진 않는 장소다. 다른 고구마는 일체 쳐다보지 않고 오로지 호박고구마만 생산하는 그. 다른 고구마에 비해 당도가 높고 적당한 크기라서 상품가치가 좋다. 아울러 고객들의 반응이 일반고구마에 비해 더 좋기 때문에 호박고구마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가을은 고구마 수확시기다. 고구마는 저장성이 좋아 가을에 수확하여 겨울에 먹는게 가능하다. 올해 안동엔 튼튼하고 알 굵은 고구마들이 잡초더미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주었다. 안동 고구마는 10월 중순부터 수확한다. 뜨거운 여름을 땅 속에서 지낸 고구마는 땅의 기운을 받아 여물어 가는데, 안동 특유의 좋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고구마 역시 튼실하고 맛이 좋은게 특징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착한 가격에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다.


수확은 1차로 경운기로 땅을 퍼내면 부끄러운 듯 고구마가 얼굴을 드러낸다. 이때부터 화려한 손놀림으로 빠르게 수확하는게 노하우다. 작업 인원들의 임무도 각각 다른데, 땅에서 고구마를 캐는 임무가 있고 고구마를 크기별로 분류해서 작은건 작은 것 끼리, 큰건 큰 것끼리 따로 수확하여 바구니에 담는 임무가 있다. 정확한 업무분장으로 고구마 수확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따뜻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진행하는 고구마 수확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진행한다. 하루에 최대한 많은 양을 캐내야하는 까닭이다. 요즘 농가 어디나 일손이 부족하지만 고구마 농가는 사정이 특히 심하다. 고구마는 쌀과는 다르게 사람의 손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기계 자동화가 불가능해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필요한 탓에 농가 입장에서는 일당을 주고 인부를 부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마침 이 날, 이러한 농가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대한적십자사 명륜동 봉사단에서 6명의 어머니들이 봉사를 나오셨다. 벌써 3년째 이 곳 농가에서 고구마 수확 봉사를 하고 있다는 회장님. 봉사는 힘들고 고되지만 보람이 있어서 좋다고.

자연에 순응하며 키운 안동 고구마는 껍질째 먹어도 좋다. 고구마 껍질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어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가스 발생을 줄여준다. 또 혈관을 튼튼히 하고 암과 노화를 억제하는 플라보노이트 성분이 풍부해서 가급적이면 껍질과 함께 먹는게 좋다.


고구마는 큰 녀석보다는 적당한 크기가 특상품이다. 너무 크면 당도와 맛이 떨어지고, 너무 작으면 먹을게 없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호박고구마. 안동에서 자란 호박고구마는 금방 캐서 쪘는데도 분이 날만큼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고구마에는 변비와 비만예방을 돕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수용성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다.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해주는 칼륨도 있어서 고혈압 환자에게 특히 좋다. 하지만 고구마의 칼륨은 신장에 부담을 주므로 신장 질환이 있다면 섭취를 제한해야한다. 더불어 고구마를 가을이나 겨울에 먹으면 좋은 이유 역시 비타민 C가 있기 때문. 비타민은 보통 오렌지, 사과같은 과일이나 야채에 들어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고구마에도 100g당 25mg 정도의 비타민이 들어있어 면역력을 높이고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농장에서 수확한 고구마는 집 앞에 있는 고구마 저장소에 보관한다. 공판장에 일부를 판매하지만 대부분의 고구마는 택배 판매로 나가기 때문이다. 12년동안 고구마를 꾸준히 생산하면서 단골 고객들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다. 고구마는 수확 후 약 10일정도 숙성을 한 후에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어느정도 보관한 후 먹는게 포인트!


호박고구마, 특히 안동고구마로 군고구마를 만들면 단 맛이 많이나는데 고구마에 열이 가해지면서 녹말이 당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굽는 온도를 60도 정도로 유지하면 가장 맛 좋은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반대로 냉장보관하면 당분이 다시 녹말로 바뀌기 때문에 단 맛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하니 참고하자.

과거에는 호박고구마를 생산하는 농가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꽤 늘었다.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좀 더 좋은 품질의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농장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착한 가격에 영양까지 만점인 안동 고구마. 겨울 간식으로 준비해보는건 어떨까? 올 가을과 겨울 영양간식은 안동고구마, 속노란 호박고구마라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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