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안동 간고등어 축제(6회) 후기
- 여행 정보/관광 여행지
- 2016. 9. 26.
2016 안동 간고등어 축제(6회) 후기
매년 가을께 서부시장에서 열리는 안동 간고등어 축제에 올해도 다녀왔다. 매년 다녀오는 연례행사같은 것인데, 올해 6회째를 맞은 안동 간고등어 축제는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바꾸어말하면 6년동안 아무런 발전도, 개선도 하지 못한 정체된 행사란 뜻이다.
안동 간고등어 축제는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무런 볼거리와 놀거리가 없다. 오로지 먹거리 뿐인데, 이 먹거리도 탄탄한 구성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사실상 축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따름이다. 간고등어 가격은 한 마리 10,000원으로 비싼축에 속하는 데다가 이것도 통일된게 아니라서 어떤 곳은 15,000원이고 어떤 곳은 12,000원인등 장사꾼 마음대로다. 메뉴판을 아예 공개하지 않고 말로만 설명하는 곳도 다수라서 정가표시제도 지키지 않으니 이 축제장에선 여기가 2016년인지 1996년인지 헷갈린다.
그나마 있는거라곤 시민노래자랑 무대가 전부. 올해엔 깜부포차 옆에 각설이를 불러다놓고 공연을 하는데, 시끄럽기만 죽어라 시끄럽고 재미도 없고 신선하지도 않았다.
젊은층보다는 어르신들 위주의 고객이 많은 축제다. 그만큼 정적이고 진부한 내용물로 채워져있다. 별 인기도 없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시민노래자랑을 왜 6년동안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어르신들이 노래자랑을 좋아해서 한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워낙 볼거리가 없으니까 그거라도 보는거지 그게 재미있어서 보는건 아니다. 아니면 무대가 끝난 후 선물타임의 당첨을 위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 뿐이다. 버스에서 홍삼액 파는 장사꾼이랑 다를바가 없다. 진짜 재미있고 흥미로운 놀거리와 볼거리를 만들어봐라. 노래자랑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표정의 축제관람객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언론이나 행간에서는 지역 시장 활성화에 한 몫한다고 자신있게 선전하는데 고작 3일 열리는 축제로 서부시장이 활성화 될 것 같았으면 돼도 벌써 됐을 것이다. 간고등어 축제 기간을 빼고 서부시장에서 간고등어를 먹는 사람이 있나? 맛집 찾으러 서부시장에 자주 가는 편이지만 한 번도 못봤다.
이런 축제장과 술취한 꼰대들 천지인 장소에 매년 가는 이유는 음식이 맛있어서도 아니고, 가격이 저렴해서도 아니다. 그냥 지역민, 그리고 안동시민으로서 축제에 참여하고 음식도 좀 팔아줄려는 목적이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좋아서 가는게 아니고 그냥 어떤 사명감 때문에 가는거다. 당장 내년부터 안간다고 하더라도 일말의 아쉬움도 없는데 애정이 생길리 만무하다.
처음 2회차때나 3회차때 정도만 하더라도 '아직 축제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으니까 시행착오를 겪겠지...'라는 배려 정도는 할 수 있었는데, 6년째 행사를 하는데도 아무 발전 없는 축제를 보면서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축제장에는 수 많은 식당 부스가 있지만, 다들 똑같고 아무 경쟁도 없는 마치 전체주의같은 가게들 틈에서 어디를 갈지 고르는 것도 관람객에겐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어딜가나 다 똑같으니 결국엔 아무데도 못갈 지경이다.
이번에는 서부시장 맛집인 둥이네 앞 부스에 자리를 잡았다. 맛집 앞 식당에 자리를 잡으면 간고등어 구이 뿐만 아니라 해당 맛집의 메뉴까지 주문할 수 있으니 그나마 이득이다.
간고등어 한마리와 둥이네의 필수 안주 계란후라이, 그리고 떡갈비를 주문했다. 둥이네는 차돌박이도 참 맛있는데 이 날엔 너무 바빠서 안된다고 하길래 주문을 못했다. 소주 한 잔 거하게 들이켜고 바로 서부시장을 빠져나왔다. 술 먹는거 외에는 할 것도, 볼 것도 없었으니까.
안동 간고등어를 재조명하고 관심을 유발시키는 축제의 의도는 좋지만 축제 진행이 이대로 가서는 곤란하다는 의견이다. 안동간고등어는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으로 지금보다 더 유명해져도 좋다. 아니 꼭 그래야한다. 하지만 축제장엔 뭔가 색다른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들어가야한다. 뭔 내용물이 있고 즐길거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몰리지, 아무것도 없이 그냥 지역민심에 호소하면서 무작정 오라고하면... 금세 인기가 식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