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청비이공 선비열전 12강 후기

반응형

한국국학진흥원 청비이공 선비열전 12강 후기

지난 9월 25일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청비이공 선비열전> 12강이 있었습니다. <청비이공 선비열전>은 각 주제당 20분간 간략하게 진행되는 강연 프로그램인데요. 처음 들어봤는데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국학진흥원 아래층에 있는 시청각실에서 아늑한 분위기 속에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그리고 송강 정철의 일화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배워볼 수 있었던 숙명여대 정병헌 교수님의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선비> 강의와 우리나라 시험제도에 대한 역사에서부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시험의 정당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경북대 이경숙 교수님의 <선비의 과거시험> 강연 2개의 프로그램이 열렸습니다. 인문학과 정신문화가 더욱 강조되는 시대에 역사와 문화를 압축하여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선비의 우정> 강의에서는 퇴계의 나이를 초월한 진지한 자세를 배웠습니다. 선비들의 우정이 갖는 현대적 의미를 고민해볼 수 있었고 친구의 충고를 깊이 새겨 소중한 교훈으로 삼았던 선비들의 마음가짐도 귀감이 됐습니다. 35살 차이가 나는 우정이라니…

제일 기억에 남는 내용은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논어)의 깨우침입니다. 소인이 경제적으로 눈썰미가 있다 볼 수도 있겠으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군자라고해서 이익을 모르는건 아니겠죠. 중요도가 다르다는 해석으로 저는 받아들였는데요. 소인은 이익이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으므로 소탐대실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선비의 과거시험> 강의에서는 시험제도와 그에 따른 역사와 현대적 의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시험제도가 과연 객관적으로 옳은가?에 대해서는 논쟁거리가 많겠지만, 자유주의에서는 가장 공평한 방식을 시험이라고 보는편이 옳겠죠. 조선시대의 과거제도는 오늘날 공무원 시험보다 훨씬 더 바늘구멍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에겐 신분계급을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합격률은 낮습니다. 바늘구멍이기 때문에 더 도전하고 더 유익한 자리였던셈이죠. 조선 500년동안 과거급제자가 1만 5천명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더불어 시험이 가진 한계와 시험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시험의 역사가 천년이 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세바시 또는 TED와 흡사한 형태의 강연으로 인상깊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좋은 강연 프로그램이 열린다는 사실이 기쁘군요. 하지만 강의가 평일 오후에 진행되다보니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참석하기 다소 까다로운 시간대라는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청비이공 선비열전> 강연 당일 오후 1시 안동역 앞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므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강의는 오후 2시 부터입니다. 다음 강연은 10월 30일 월요일이며 올해 마지막 선비열전이라고해요. 고려대 심경호 교수님과 명지대 이태호 교수님이 스피커로 참석할 예정이네요.

청비이공 선비열전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도 관련 내용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