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외씨버선길 춘양목 군락지 코스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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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외씨버선길 춘양목 군락지 코스 트레킹

블로거로서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무거운 카메라와 가방을 짊어지고 트레킹 코스를 완주해야한다는 부담감과 사진을 찍으면서 가야하는 어려움이 따르는 블로거의 트레킹은 일반적인 트레킹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나는 지금껏 국내 트레킹 코스를 두루 여행했었는데 지금까지 제일 힘들었던건 역시나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 코스(http://namsieon.com/2601)였다. 이 코스를 완주해낸 뒤엔 엄청난 자신감이 생기는데 외씨버선길도 예외는 아니라서 트레킹 코스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그저 아직 완주해보지못한 코스를 향한 설레임과 약간의 두려움 정도가 봉화 외씨버선길 춘양목 군락지 코스를 걷기 전 내 상태였다.

외씨버선길은 상당히 긴 지역을 관통하는 트레킹 코스이고 봉화의 외씨버선길은 9길과 10길이 있다. 9길은 춘양목솔향기길로 이번에 내가 경험한 코스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후문쪽에서 시작하여 춘양목군락지를 통과해 역방향으로 걸어가는 코스였고 종점은 도심3리 마을회관 아래쪽이었다. 주의할점은 봉화 외씨버선길 9길의 경우 갈래길이 많고 이정표 갯수가 많지않아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외길(one way)가 아니라 여러갈래의 길이 있는데다가 산 속을 통과해서 가는 코스다보니 시간이 늦어지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개인여행으로는 추천하기 어렵고 단체로 움직이는걸 권한다.


약 5시간 정도되는 코스가 시작되는 곳.


외씨버선길의 반가운 이정표를 만났다. 영양에서도 본 적이 있는 녀석들이다.


첫 시작은 산 길이었다. 여기서부터 춘양목군락지 향해 간다.


봉화는 춘양목으로 유명한데다가 산 속을 통과하는 코스라서 충분한 피톤치드를 맛볼 수 있었다. 공기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


독특하게 10길과 9길의 연결부위를 통과해야한다.


이정표, 그리고 앞 사람들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걸어간다. 늦가을이라 날씨가 선선했지만 계속해서 걷다보니 땀이 삐질삐질난다. 길 자체는 대체로 평탄하고 급격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길이가 길어 체력 안배 및 수분섭취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계속 걷다보니 점심시간쯤하여 어느 공간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미리 준비된 도시락을 먹었다. 봉도락이라는 곳에서 단체로 주문한 것 같다.


두둥


무척 배가 고팠던터라 밥의 양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도시락 자체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았다. 가격이 얼만지 궁금하다. 이정도면 가격이 괜찮다면, 개인적으로 시켜먹어도 좋을듯. 반찬도 가짓수가 많고 새우튀김에 장조림에.. 과일까지.


밥을 먹고 잠시 휴식을하고 다시금 길을 떠난다. 제시간에 맞춰 도착하려면 서둘러야한다. 여전히 우리는 산 속에 있다.


이때부턴 숲 속을 직접 관통해야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야하는터라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야한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친절하고 전문적인 설명을 해주면서 앞을 이끌어주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직접 공부하는걸 좋아한다. 이정표만으로도 큰 공부가 되는 곳이다.


초록빛 영롱한 봉화의 어느 산 속을 걸어가고 있다. 베어그릴스 형님이었다면 여기에서도 단백질원을 찾았겠지만 나는 그저 걷기만 할 뿐이다. 자연은 위대하고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산벗나무도 구경하고


물푸레나무도 감상해본다. 전문 지식이 없어서 다 그 나무가 그 나무 같다.


숲길안내소 방향에서 문수산쪽으로 가고있다.


겨우내 숲길을 통과하면 이제부터는 평탄한 길이 나와 한 숨 돌릴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보다는 주로 내리막이다.


어느 날씨 좋은 가을, 봉화의 외씨버선길을 걸으며 트레킹하는 중이다. 멋진 하늘이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다.


정상을 통과해 내려가는 길목에서는 약간의 농장과 작은 마을이 나온다. 도심 1리라 불리는 곳 근처인 것 같다. 트레킹객들이 농장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길 바란다. 무엇보다 사과를 서리해서 먹으면 곤란하다. 농장에게도 피해겠지만, 자칫 잘못 먹었다가는 병이 날 수도 있다. 사과는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작물인 까닭이다. 그러니 하지말라는건 안하는게 제일 좋다.


계속 먹다가 어느 농장의 어르신들이 포터를 끌고 농장으로 가는걸 히치하이킹해서 겨우 얻어타고 조금 더 내려왔다. 일부 인원들만 타고 내려왔는데 다른 일행들은 사과를 직접 구매할 목적으로 온 듯 하다. 나는 사과 구매에 별 관심이 없고 안동에서 온 놈이다보니 매번 보던 풍경이라 큰 감흥은 없었다. 히치하이킹으로 태워준 어르신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구매는 하지 않았다. 다른 일행들은 사과 구매를 위해 포터를 타고 내려왔던 길을 다시 포터를 타고 농장으로 올라갔고, 나는 내리막으로 종점을 향해 가기로했다.


운 좋게 말끔한 사과 하나를 얻어먹었다. 이게 농촌에서 트레킹을 하며 얻는 재미 중 백미라 하겠다. 히치하이킹과 뭐 이상한거 좀 얻어먹기. 다들 인심이 좋으시다.


원래 나는 일행들의 최후미에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가고 있었는데 히치하이킹으로 차를 얻어타고 약간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선두에 있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길도 모르는데… 그래서 무작정 앞에 보이는대로 내려가보았다.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잘 몰라도 계속 그냥 갔다. 나는 혼자 걸어가고 있었고 씩씩했다. 일단은 가보는 것이다. 길은 어디나 연결돼 있을테니까. 그러다 갈림길도 나오고 여기저기 좀 헤매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한 눈 팔지않고 그냥 계속 직진으로만 내려갔다.


운 좋게도 크게 빙 돌진 않았고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다. 멀리서 저 버스가 보일 때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이제 드디어 끝이다! 울진 금강송숲길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길다보니 나름대로 꽤 힘들었다. 운동 부족인가…


도심 3리 입구에서 버스에 탑승! 5시간 가량의 대장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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