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이사, 셀프 이사 준비했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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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이사, 셀프 이사 준비했던 경험담

일단 이사를 혼자 하는건 매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반포장이라도 하는걸 추천하고 싶다. 한번 해보니까 정말 너무 힘들어서 지금 허리가 내 허리가 아니다. 약국에서 파스랑 약사서 먹고 그렇게 했었다.

그래도 혼자 이사 또는 셀프 이사를 하려는분들을 위해 내가 준비했던 경험담을 풀어보려고한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하는게 목표였다. 한 곳에서 9년 정도 살다보니 그래도 거기도 사람 살았던 집이라서 무슨 짐이 이리도 많은지… 정말 많이 버렸다. 오래된 세탁기와 냉장고도 처분하고 선풍기, 오래된 청소기, 책장, 행거 등 좀 큰 물품들도 모두 버렸고 꼭 필요한 것들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도 이사박스 10개 이상의 분량이 나왔다!! 정말 일주일 내내 버리기만 했던 것 같다. 이불도 버려서 지금 이사온 집에서는 이불도 없다. 원래 이사갈 땐 싹~ 한 번 비우고 새로 장만하는거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새로운 집으로 이사가는만큼 기존의 것들을 최대한 정리하고 가고 싶었다.


일단 몇 개의 필수적인 준비물이 필요하다.

  • 필수 준비물
  • 이사박스
  • 포장용 노끈
  • 50L 쓰레기봉투 많이 + 대형폐기물 쓰레기용 스티커 등
  • 용달차

이사박스

이사박스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튼튼한걸로 사면 오래도록 쓸 수 있고 짐을 많이 넣을 수 있어서 유용하다. 일반 종이박스로는 감당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짐을 많이 넣으면 들고 이동할 때 찢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미리 찢어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사 당일 옮기다가 찢어지면 대책이 없을 것 같아서 플라스탁 이삿짐 벨크로 포장박스라는걸 미리 인터넷으로 사두었다. 크기별로 살 수 있어서 큰것과 작은 사이즈 여러개를 섞어서 사두었고 큰 거에는 책이나 옷같은 것들을, 작은 박스에는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을 넣는걸로 생각했다. 색깔도 여러개라서 나름 색깔만으로도 분류를 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예를들어 빨간색 이사박스에는 유리 등 주방용품을 넣어두면 취급주의라는걸 단박에 알 수 있다.

총 10개를 샀는데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짐을 싸다보니 거의 딱 들어맞게 사용했고 1~2개 정도는 종이 박스를 이용해야했다. 그래서 여유있게 1~2개 정도를 더 생각해서 구매하는걸 추천한다.

이사박스에는 벨크로로 된 자동형이 있는데 자동형으로 구매했다. 이게 상당히 편리한게 펼쳤을 때 자동으로 상자를 만들어주고 열리는 부분은 튼튼한 벨크로가 박혀있어서 짐을 싸는게 매우 편리하다. 다만 나중에 이 자동 박스를 접어서 보관할 땐 끈으로 묶어주어야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 혼자 이사할 땐 시간과 체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동이 나은 것 같다.


포장용 노끈

포장용 노끈도 필수적이고 여기저기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근처 철물점에서 1500원주고 하나를 샀는데 넉넉하게 사용했음에도 아직 조금 남아있어서 이사온 집에서 이런저런걸 정리할 때 또 사용하고 있다.

굉장히 튼튼하다. 이사할 때 버릴게 너무 많아서 이 끈이 없었다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책도 묶을 수 있고 박스 등을 묶는데도 유용하다. 거의 대부분 이 끈으로 묶어서 버리거나 짐을 쌌었다. 정말 강력추천! 그리고 이사 후 남은 이사박스를 한켠에 보관할 때에도 이 노끈으로 묶어서 보관하니 정리도 되고 공간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책상이나 서랍장 등에 서랍같은 경우 옮기는 도중에 서랍이 열려버릴 수 있는데, 그럴때 이 노끈으로 한 두 번 정도 묶어주면 그런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것도 장점이다. 가격이 저렴하니 꼭 준비해두면 좋다.

쓰레기 봉투

나처럼 버릴게 많은 분들이라면 쓰레기 봉투를 넉넉하게 준비하면 좋다. 나는 50L를 여러개 사서 준비했었는데 정말 유용하다. 일단 버릴게 너무 많았고 버릴 옷이나 이불 등도 쓰레기봉투에 넣을 수 있으므로 크기는 큰게 좋다. 그리고 이사짐을 정리하다보면 여기저기 좀 닦고 해야해서 물티슈를 많이 이용했었는데 그런 물티슈 등을 정리할 때도 분류없이 그냥 쓰레기봉투에 박아넣었다.

대형폐기물 스티커

대형폐기물은 무료수거를 신청하거나 스티커를 붙여서 버려야한다. 그런데 대형폐기물 무료수거 시스템은 내가 원하는 날짜는 지정할 수 있으되 시간을 정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기사분이 한 분이 오신다고한다. 세탁기를 버리려면 최소 2명은 필요할텐데… 이사를 준비하면서도 일은 계속해야했기에 사람이 집에 없었는데 시간이 너무 안맞길래 취소하고 그날 밤에 친구 두 명을 불러서 밥을 사주고 세탁기를 스티커 붙여서 버렸다.

그외에 선풍기나 청소기, 오래된 의자 등도 스티커 붙여서 버렸고 책상 몇 개도 버렸는데 스티커 값이 꽤 들었다.

용달차

이사 당일 짐을 옮겨줄 용달차를 미리 불러놔야한다. 언제 몇시부터 이사를 할거니까 그때까지 와달라고. 그리고 비용을 협의하고 해야한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는 사람 중에 에어컨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친구에게 문의하니 더블캡 용달차가 있다고하고 이사 당일날 오전에 도와줄 수 있다고하여 그 친구에게 부탁했다. 물론 비용을 지불했다.

원래는 아는 사람에게는 부탁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처리하기가 까다롭고, 돈도 웃돈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욕 먹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힘 좋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이사를 잘 했고 끝나고 나서는 너무 고생한 것 같고 고마워서 돈을 처음 협의했던 금액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주었다.


짐싸기

기존 집을 정리하면서 짐을 싸는 과정이 정말 너무 힘들었다. 일단 버릴것들이 너무 많았고 짐을 많아 너무 복잡해서 정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감도 안 잡히는 상황… 일단 나는 이사당일 전날까지는 이 곳에서 잠을 자고 일을 해야했기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들부터 우선 짐을 쌌다. 책을 가장 먼저 정리하고 책부터 쌌고 그 다음이 옷이었다.

주방용품과 이런저런것들은 하루전날까지 이용해야했기에 하루전날 밤에 급하게 싸야했다. 이거는 계획을 잘 세워야 안정적으로 이사날까지 모든 짐을 다 쌀 수 있다.

이사 당일에도 새벽 일찍 일어나서 짐을 정리했다. 버릴건 버리고. 그리고 이사박스에 짐을 싸면서 포스트잇과 테이프로 무엇이 들었는지 적어두었다. 이건 정말 좋은 포인트였는데 이사당일 용달차에 짐을 실을 때 물건의 무게나 종류를 알 수 있어야 안전하게 짐을 겹쳐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추천한다. 포스트잇만으로는 떨어질 것 같아서 포스트잇에 뭐가 들었는지 무게는 어떤지를 적어두고(예를들어 ‘옷, 가벼움’, ‘책, 매우 무거움!’, ‘주방용품들, 취급주의, 깨질 수 있음’) 포스트잇이 떨어질까봐 테이프로 단단하게 붙여두었다.


미리 준비해야할 것들

일단 주소이전신청을 일주일 전에 해야한다. 나중에 전입신고를 하려면 주소이전을 해두어야 우편물 등이 예전집으로 가지 않게 된다. 에어컨이 있다면 미리 에어컨도 이전 설치를 예약해두어야 하고 특히 인터넷의 경우 나에게는 매우 중요해서 이것도 미리 이전신청을 해두었다.

에어컨이나 인터넷 등 이전설치를 신청할 때 내가 한가지 놀랐던건 거의 대부분의 신청 시스템이(대형폐기물 무료수거도 그렇고) 하루전날 또는 당일날 시간을 정해준다는 점이다. 나에게 이건 꽤 큰 충격이었다. 나는 혼자 살기 때문에 사람이 항상 집에 있는게 아닌데 시간을 정할 수 없다는게 아이러니였다. 그래도 어찌저찌 바쁘게 움직여서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 이사갈 집이 도시가스를 사용한다면, 이전 세입자가 도시가스를 끊어두고 가게 되는데 그러면 당일날 가스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시가스도 미리 이사당일날로 미리 신청해두어야한다.

아파트도 들어간다면, 미리 집에 한 두 번 정도 방문해서 어떤 방을 어떤식으로 활용할지 미리 정해두면 아주 좋다. 그리고 미리 관리사무소에서 가서 입주민 명부를 작성하고 사다리차가 필요할 경우 이야기를 하면, 당일날 주차 등에 대해 도와준다고하니 참고하자. 그리고 관리소장님에게 집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꿀팁도 얻을 수 있어서 미리 방문하는걸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한가지. 이건 내가 미리 신청하지 못한 부분인데 바로 커튼이다. 지금 이사온 집에 커튼이 없다… 기존에 집을 보러왔을 때 블라인드가 달려있었는데 그게 세입자것인지 몰랐다. 그래서 지금 집에 이사를 와보니까 커튼이 하나도 없다. 커튼을 사서 달아야한다. 블라인드를 달거나. 남향 집이라서 해가 일찍 들어서 지금 너무 아침일찍 일어나야하는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방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러 갈 때에도 뭔가 조금 눈치가 보인다고해야하나? 아무튼 그렇다. 커튼 또는 블라인드는 제작 기간이 있어서 미리 해당 업체와 실측을 하고 주문해두면 이사당일 또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사하기전에 이사갈 집을 미리 청소해두면 좋다.

우리 집 어르신은 독실한 불교신자라서 손없는날 이사를 해야했고 가전제품도 손 없는날 사야한다고해서 지금 가전제품도 없이 손 없는 날만 기다리며 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사날 하루전에 무방이라는걸 해야한다. 집에 붙은 귀신을 쫓는 행위라고한다. 기존에 살던 집은 월세였기 때문에 무방은 이번에 처음 해보았다. 무가 필요하고 뭐 이것저것 필요하더라. 그리고 이사 당일날 아침에 전날 무방한 것들을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밥솥이 있으면, 이사갈 집에 밥솥부터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나는 기존에 쓰던 밥솥을 버리고 새로 살 예정이라서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짐을 옮겼다. 밥솥부터 들어가면 잘 살게 된다고 하고 어느정도 경력있는 용달차 기사님은 이런것도 알려준다고 들은바 있다. 무방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방식은 아닌건지 이름이 잘못된 것인지 검색을 해봐도 원하는 결과를 못찾았다.


써놓고 보니까 빠진게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저런것들 챙겨야할게 너무 많은 이사였다. 원래 이사가 이렇게 힘들었나? 일하면서 하느라 더 힘들었다. 기존에 살던 집이랑 이사온 집이랑 비교적 거리가 가까워서 망정이지 다른 지역이었거나 멀었다면, 정말 모든게 꼬일뻔 했다. 휴...


그래도 이사는 잘 마무리 되었고 이사온 집도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혼자 이사준비하고 실제 이사하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좋은 경험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새로 이사온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 (예전 집은 쳐다보기도 싫어진다. 저런데서 어떻게 살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하더라)

좋은 집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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