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좋은 시대, 돈 벌기 좋은 시대
- 칼럼 에세이
- 2020. 6. 30.
공부하기 좋은 시대, 돈 벌기 좋은 시대
뭔가를 배우고 호기심을 해결하는 일은 실제로 아주 재미있으며 흥미로운 경험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도 싫어해서 공부라는 것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 물론 나 역시 공부를 싫어한다. 공부란,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독서에 적응되지 않은 사람은 책의 제일 앞부분 10페이지를 읽게되면 바로 하품을 쏟아낸다.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 합격용 참고서를 산 뒤, 5개월동안 겉봉투도 뜯지 않은 내 친구는 나중에 공부 할거라고 이야기한다.
오늘날은 공부하기 가장 좋은 시대이자,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다. 공부하기 가장 쉬운 시대이자, 돈 버는게 가장 쉬운 시대다.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에는 양질의 콘텐츠가 가득하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문제일 지경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고도 유명 대학의 수업을 편한 책상 앞에서 들으며 공부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출장 갈 때 차에서 영어 공부와 관련된 오디오를 틀어놓는다. 공부가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지만, 어쨌든 마음만 먹으면 이동하면서도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 있다. 기술은 공부를 더욱 쉽게 만들어준다. 공부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공부에서 멀어지고 있다.
돈 벌기는 또 어떤가. 여러분이 아주 작은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면, 아주 큰 부자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밥먹을 정도의 수입은 얻을 수 있다. 최저임금의 직장 수준이라고해도 이름이 최저임금이라서 그렇지, 실제로는 꽤 좋은 수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값비싼 최신형 스마트폰에 무제한 요금제를 아무렇지 않게 쓰고, 스타벅스에 출근하듯 들락거려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것은 돈벌기 좋은 시대라는 뜻으로 나는 해석한다. 그러나 공부처럼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돈과 멀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미니카를 조립하라고 하면, 나는 1시간을 끙끙거려도 완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그런류에는 아주 젬병이다. 어릴때 미니카 조립하다가 때려친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초등학생들도 뚝딱 하는걸 나는 못한다. 바퀴 끼우다가 집어 던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반면에 10페이지짜리 에세이를 쓰라거나 잡지에 기고할 원고를 쓰라거나, 영상을 편집하라거나 콘텐츠를 기획하라고 하면 나는 남들보다 빨리 할 수 있고 더 재미있고 완성도 있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나는 사진 편집도 독학했고 영상 편집도 독학했다. 유튜브나 해외 블로그들을 보면서 연구했고 직접 따라해보면서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해보는게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사람들은 뭔가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꾸만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내가 잘하는 일일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자신에게 맞는 일은, 그걸 할 때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냥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보고 '작가님은 글 쓸 때 무슨 생각을 하세요?'라고 종종 묻는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좋아하는 사람, 미친 사람 다 필요없고 이유와 생각 없이 그냥 하는 사람 절대 못이긴다.
우리는 공부하기 좋은 시대, 돈 벌기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모두가 누릴 수 있는건 아니다. 그래서 시간은 더욱 소중하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