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열등감은 나쁜게 아니야
- 칼럼 에세이
- 2021. 1. 16.
며칠전, 배고파서 김밥 포장해서 집에서 먹다가 생각난 글이다.
태화동 김모씨는 생긴건 안그래보여도 곱게 자라서 집에서 사랑받고 자랐던 것 같지만, 나는 흙수저 물고 태어나서 부모님은 매우 바빴기 때문에 어릴때 소풍가거나 운동회 할 때 한번도 집에서 김밥 싸준적 없었다.
내 생일은 음력이라서 매년 날짜가 바뀌었기 때문에 가족들도 내 생일을 곧잘 잊어버리곤 했다. 나는 딱히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어릴때부터 생일이라고 해봤자 케잌 하나 자르는 날 정도였다. 케이크는 나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뭔가 대단한 날도 아닌데 그렇게 축하한다는게 썩 어울린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심지어 나조차도 내 생일이 언제인지 잘 모르고 지냈다.
나는 부모님에게 뭔가를 딱히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원망도 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으면 원망도 없는 법이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소풍날 김밥도, 생일날 케이크도 바라지 않았다. 내가 부모님 생일 때 선물을 하지 않는데, 부모라고해서 꼭 자식에게 무조건적으로 생일을 챙겨준다는거 자체가 내 머리로는 이상했다. 다른 가정에서 친구들이 어떻게 보내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시절이라서 천만 다행이었다. 그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이 있었다면, 쉽게 비교가 되었을 것 같다.
완전 꼬맹이때는 집에서 김밥 싸주는 친구들이 부러웠던적이 아주 잠깐은 있었던 것 같고, 그런게 부끄러워서 숨고 싶었던적도 있었겠지만 기억은 흐릿하다. 조금 지나면, 그런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린다. 시간 지나면 별거 아니다. 지금 잘먹고 잘살면 장땡 ^^
왜 예전에 대학생들 개강하면 친구 없어서 화장실 대변칸에서 밥먹는다하고 막 그런 우스개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고 그랬던거 있잖아? 나는 그런 친구들 마음 이해한다. 그들은 친구가 없는것도 있겠지만, 밥 값도 아끼고 싶어서도 있고 여러가지 복합적인게 작용하거든. 소심해서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것도 있고.
학생 때 공부 열심히 하고 사회 나와서 열심히 살면 그딴거 다 필요없다. 다른 사람은, 심지어 부모님이라고해도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진 않는다.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부모 탓, 세상 탓 백날 해봤자 바뀌는거 없고 무엇보다 그걸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열등감이 무조건 나쁜게 아니야. 이걸 생산적인 방향으로 잘 활용하면 인생에 큰 도움된다. 왜냐하면 본인을 더 열심히 살도록 채찍질 해주거든. 문제는 그 열등감을 통제할 수 있느냐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스스로 통제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그들은 그 누구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한다. 그 성과가 자신의 것이 아닌것을 참지 못하는 친구들이니까. 그러면 본인의 성취에도 다른 사람이 축하해주지 않는 법이다. 다른 사람을, 친구를 부러워하는 것과 질투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정말로 다른 문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찾아보길 바란다.